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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3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브리핑실에서 포항 영일만 앞바다에 막대한 석유와 가스 매장 가능성이 있다는 브리핑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윤석열 대통령이 ‘포항 석유 매장 가능성’을 깜짝 발표한 것을 두고 4일 야당에선 “천공의 그림자가 보인다”, “특검과 탄핵이 두려워 국민의 눈을 돌리기 위한 꼼수가 아니냐”는 비판이 쏟아졌다.

김용민 더불어민주당 원내정책수석부대표는 이날 당 원내대책회의에서 “(어제) 예정에도 없는 일정으로 윤석열 대통령이 갑자기 브리핑을 했다. 그러나 정부는 마냥 장밋빛 발표만 하고 있는 것 아닌지, 그것도 성급한 발표를 한 것 아닌지 의구심을 지울 수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앞서 3일 윤 대통령이 “포항 영일만 앞바다에서 140억배럴에 달하는 석유와 가스가 매장돼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물리 탐사 결과가 나왔다”고 발표한 것을 두고 “140억배럴은 ‘그릇’의 크기고, 실제 그릇에 무엇이 얼마나 담겨있는지는 나중에 확인해 봐야 안다”고 주장했다.

이어 김 부대표는 “이러한 중대한 발표에 또 천공의 그림자가 보인다고 여기저기서 말들이 많이 나오고 있다. 우연의 일치이기를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전날 발표 뒤 누리꾼들 사이에선 윤 대통령 부부와 가까운 것으로 알려진 역술인 천공이 “우리도 산유국이 된다”고 주장한 유튜브 영상이 입길에 오르내리고 있다.

역술인 ‘천공’이 지난달 16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올린 강의 영상. 유튜브 정법시대 갈무리

김 부대표는 이날 한국방송(KBS) 라디오 인터뷰에서도 “대통령께서 직접 나서서 발표할 정도의 상황은 아니지 않느냐라는 전문가들의 지적들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며 “지지율이 21% 정도까지 정말 바닥을 치고 있는데 이것을 어떻게든 반전하기 위해서 이런 메시지를 낸 것이 아닌지, 정치적으로 악용한 것 아니냐는 비판에서는 자유로울 수 없는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조국혁신당 외교전략특별위원장을 맡고 있는 김준형 의원은 이날 당 의원총회에서 “정말 그런 엄청난 석유가 실제로 있고, 채굴 경제성이 있다면 너무도 좋은 일이지만, 강한 의문이 든다”며 “특검과 탄핵이 두려워 국민의 눈을 돌리기 위한 꼼수는 아닌지 의심스럽다”고 말했다. 그는 “시추 확인도 아닌 물리탐사 결과를 대통령의 국정브리핑으로 발표할 사안이냐. 이런 발표는 100년 후 한국이 세계 1위의 경제 대국이 될 수 있다는 말과 별반 다르지 않다”고 꼬집었다. 김 의원은 “1976년 독재자 박정희 대통령의 영일만 석유 발표의 판박이”라며 “혹시라도 윤석열 정부의 특기인 주가조작의 의도라도 있다면 정말 큰일”이라고 말했다.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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