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한 아파트에서 학생들이 단지 내 자전거 통행을 제지한 경비원에게 따지고 있다. 인스타그램 캡처

서울의 한 아파트에서 단지 내 자전거 통행을 제지당한 학생들이 경비원을 조롱했다는 목격담과 관련 영상이 올라와 논란이 일고 있다.

목격자 A씨는 지난달 30일 인스타그램에 '요즘 애들 심각상태'라는 글과 함께 수 초 분량의 짧은 영상을 올렸다. 이 영상은 온라인 커뮤니티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뒤늦게 확산하고 있다.

영상을 촬영한 A씨는 "경비 아저씨가 아파트 단지는 위험하고, 보도블록은 자전거를 못 타는 공간이라 주의를 줬는데 아저씨한테 따지고 드는 현장"이라며 "그냥 '네' 하면 될 것을, 영상을 끈 뒤 (학생이) ○○아파트 후졌다. XX"이라고 할 때 지나가려다 끼어들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영상에선 경비원 주변으로 몰려든 학생들이 키득키득 웃음을 보이고, 누군가를 가리키며 "에에에 봐봐요. 저기 쟤네"라며 불만을 드러내고 있다. 정황상 자신들처럼 자전거를 타는 또 다른 학생들을 가리킨 것으로 추정된다.

그는 "경비 아저씨도 '요즘 애들은' 이러시며 넘어갔는데 분노가 치민다. 할아버지뻘한테 웃으면서 조롱하고 제대로 덤빈다"며 "이거 보게 되면 너희들 행동을 영상으로 다시 보고 너희 부모님한테 자녀 교육 똑바로 하라는 말을 전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해당 글에 "바르게 자란 친구들이라면 부당대우 받아도 저런 식으로 항의 안 할 거다", "부모를 안 봐도 뻔하다. 보통 이런 건 부모한테 먼저 배운다", "어른 무서운 줄을 모른다", "이런 애들은 학교와 학부모에 알려야 한다", "집에 할머니, 할아버지 계실 텐데 이건 아니다" 등 분노 섞인 반응이 이어졌다.

지난 1월 경기 남양주시 다산동의 한 주상복합아파트 상가에서는 일탈행위를 하는 10대들에게 훈계를 하다 60대 경비원이 무차별 폭행당하는 일이 있었다. 당시 경비원은 수 초간 의식을 잃고 쓰러졌다. 학생들은 경비원을 폭행하는 모습을 영상으로 찍어 SNS에 올렸다. 학생들은 상해와 정보통신망 이용에 관한 법률상 명예훼손 혐의 등으로 입건됐다.

한국일보

윤한슬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