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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화학 공정에 쓸 플랜트 대규모 발주 예상
자원순환 산업 등 부가산업도 기대
국내 건설사, 해외 석유화학 프로젝트 수주로 경험 갖춰

정부가 포항 영일만 앞바다에 최대 140억 배럴(1배럴은 원유 159L)에 달하는 석유·가스가 매장돼 있다는 물리탐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건설업계 내에서는 석유화학 플랜트 등 관련 산업 수주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DL이앤씨 텍사스 석유화학 플랜트 현장에 설치될 총 18개, 무게 4264t 규모의 플랜트 모듈이 베트남 중꾸엇(Dung Quat)에서 출항하고 있다. /DL이앤씨

4일 건설업계 등에 따르면 한국이 산유국이 될 경우 국내 건설사들이 육상 원유·가스 처리시설의 설계·조달·시공(EPC)을 주문받을 가능성이 크다. 기존 중동 산유국의 프로젝트를 수주한 경험이 있는 건설사들은 이미 어느 정도 경쟁력을 갖췄다는 평가가 나오기 때문이다.

현재 국내 건설사의 석유화학 플랜트 사업은 해외 프로젝트를 수주하거나, 국내에서 해외 석유를 수입해서 처리해 석유화학제품을 만드는 플랜트 사업으로 이뤄진다. 이번 영일만에서 발견된 석유·가스가 사업성이 있는 것으로 결정될 경우 이를 시추하고 정제할 대규모 플랜트가 필요하다.

DL이앤씨 관계자는 “산유국이 되면 석유화학 공정에 필요한 플랜트의 수주가 기대되는 상황”이라며 “원유를 끌어 올려 가공해 수출하는 시설들은 규모가 크고, 다양한 플랜트가 필요해 국내 건설사들의 파이가 늘어날 수 있다”고 했다.

최근 환경규제가 강화되고, 친환경 소비 트렌드가 확산하면서 자원순환 산업 등 석유화학 산업 과정에서 필요한 부가 산업들도 국내 건설사가 맡을 수 있다. 대표적으로 정유, 석유화학 발전소 등에서 배출하는 이산화탄소를 모아 저장하거나 다른 산업재로 활용하는 탄소포집활용저장(CCUS), 원유 정제 과정에서 발생하는 나프타와 부생가스 등 다양한 원료를 활용해 에틸렌, 프로필렌 등 기초유분을 생산하는 스팀크래커 등이 있다.

2021년 자원 고갈로 작동이 중단된 동해 가스전의 전경. /한국석유공사 제공

국내 건설사들은 각종 해외 프로젝트 수주에 적극 나서면서 경험을 쌓은 상황이다. 현대건설, 현대엔지니어링은 지난 2월 국내 석유화학업계 사상 최대 규모의 석유화학 설비를 건설하는 ‘샤힌 프로젝트’를 수주했다. 샤힌 프로젝트는 사우디 국영 석유회사 아람코(Aramco)의 국내 투자 중 가장 큰 규모로, TC2C, 아람코가 개발한 정유공장 내 저부가가치 원유를 스팀 크래커 원료로 전환하는 설비를 건설한다.

삼성E&A(舊 삼성엔지니어링)와 GS건설은 지난 4월 각각 ‘파딜리 가스 증설 프로그램 패키지’ 1·4번과 2번 공사를 수주했다. 사우디아라비아 수도 리야드 북동쪽 350km 거리에 있는 기존 파딜리 가스 플랜트를 증설하는 사업이다.

GS건설 관계자는 “일정 매장량 이상의 손익분기점을 넘길 수 있는 에너지원이 있다면 울산, 포항 등의 공장을 증설하게 될 텐데 이때 국내 건설사들이 참여할 것”이라며 “그전에 이미 중동에서 실적을 쌓은 건설사들은 경쟁하는 데 있어 확실한 호재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다만 실제 매장 규모, 시추 가능한 영역, 한 해 생산 규모 등 여러 변수가 있어 국내 건설사가 이 사업에 직접적인 수혜를 보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이란 전망이다. 또 시추 단계에서 자체적인 기술이 부족해 해외 기업의 도움이 필요하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현재까지 한국이 산유국이 아니었기 때문에 시추 가능성을 검토하는 현 단계에서는 자체적인 기술을 가지고 있지 않다”며 “해저 원유의 질을 확인하고 시추하기 위해 암반을 뚫는 작업 등은 미국, 유럽 등 선진국 회사들의 도움을 받아야 하는 상황”이라고 했다.

수혜가 일부 대형건설사들에 집중될 가능성도 있다. 고준석 연세대 상남경영원 주임교수는 “수익성이 있는 것으로 연구 결과가 나와도 국내 건설사 중에서 플랜트 시공 능력을 갖춘 건설사는 많지 않다”며 “사업에 투자할 자금을 갖추고 해외 수주 경험을 갖춘 건설사로 수혜 범위가 좁혀질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조선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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