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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경찰청 형사기동대가 검거한 이른바 ‘엠지(MZ) 조폭’의 조직원 단합대회 사진. 서울경찰청 제공

마약류에 취해 롤스로이스 차량을 몰다 20대 여성을 치어 숨지게 한 20대 남성이 불법 도박 사이트로 유흥비를 벌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주차 시비가 붙은 상대방을 흉기로 위협하고 람보르기니 차를 타고 달아난 30대 남성도 이에 관여돼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서울경찰청 형사기동대는 불법 도박 사이트를 운영한 61명을 도박공간개설과 도박 등 혐의로, 불법 리딩방을 운영하며 금융범죄를 저지른 40명을 자본시장법 위반과 사기 등 혐의로 검거했다고 4일 밝혔다. 이른바 ‘엠지(MZ) 조폭’으로 중복된 인원을 제외하면 총 99명이다. 이 중 2명은 구속됐다.

불법 도박 사이트를 운영한 61명은 캄보디아에 사무실을 마련하고 수십개의 대포계좌를 모집한 뒤, 다단계 구조로 회원들을 관리한 혐의를 받는다. 이들의 사이트에서는 8천여명이 총 8600억원 규모의 돈으로 도박 행위를 일삼았던 것으로 경찰 조사 결과 확인됐다. 캄보디아에 체류 중인 미검거 2명은 국제공조를 통해 검거할 예정이다.

지난해 9월 람보르기니 흉기위협 사건 당시 운전자인 30대 남성 ㄱ씨는 이 사이트에서 도박을 한 혐의, 롤스로이스 약물운전 사건의 운전자 신아무개(29)씨는 도박 사이트를 개설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은 ㄱ씨의 통장 내역을 살펴보다가, 일정한 직업이 없는데도 수백만원의 소득을 얻고 있다는 것을 확인하고 수사를 시작했다. 앞서 두 사건의 운전자가 지인이며 조직폭력배와 관련이 있다는 의혹이 불거진 바 있다.

지난해 8월 벌어진 롤스로이스 약물운전 사건 당시, 신씨와 지인들이 ‘엠티(MT)5’라는 불법조직을 만들고 범죄수익 세탁·마약 투약 등 범죄를 저지르고 있다는 의혹도 제기된 바 있다. 이와 관련해 경찰은 “해당 불법조직은 존재하지 않는 것으로 확인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엠지 조폭들을 수사하다 불법 리딩방 운영 조직도 적발했다. 불법 리딩방 운영 일당은 해외선물업체와 투자자 유치 마케팅 계약을 맺고, 해외선물투자를 대행해주겠다며 투자자 101명을 유치한 뒤 투자금·수수료 명목으로 21억원을 받은 혐의를 받는다. 코인 위탁판매 사기 등 혐의도 적용됐다. 이들 역시 대부분 20·30대로, 투자 경험이 없는 고령의 피해자들을 오픈채팅방으로 유도해 범행을 저질렀다. 이들은 피해금 대부분을 유흥비나 슈퍼카 렌트비로 쓴 것으로 확인됐다.

불법 도박사이트 일당과 불법 리딩방 일당은 모두 학교 선·후배이거나 사회생활을 하다가 만난 지인들로 파악됐다. 이승하 서울경찰청 형사기동1팀장은 “주식 투자 리딩방, 도박사이트는 실제 범죄조직의 주요 수익원으로 활용되고 있다”며 “에스엔에스 등을 통한 리딩방, 도박사이트 광고에 현혹되지 않도록 주의해 주실 것을 당부드린다”고 밝혔다.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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