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유엔 여성차별철폐위원회(CEDAW)가 지난달 14일(현지시간) 유엔 제네바사무소에서 한국 여성 인권에 관한 심의를 진행했다. 연합뉴스


유엔(UN) 여성차별철폐위원회(CEDAW)가 한국 정부에 여성가족부 폐지안을 철회하고 100일 넘게 공석인 여가부 장관을 바로 임명하라고 권고했다.

위원회는 지난 3일(현지시각) 이 같은 내용이 담긴 제9차 한국 국가보고서 심의 최종 견해를 발표했다. 지난달 14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심의한 결과를 반영했다. 위원회는 여성차별철폐협약에 가입한 국가를 대상으로 협약 이행 상황을 심의한다. 한국은 1984년 12월 가입해 4년마다 관련 분야의 정책 성과를 국가보고서 형태로 유엔에 제출해왔다.

위원회는 윤석열 정부의 여가부 폐지안과 장관 임명 실패, 예산 축소, 여성 정책 퇴행에 우려를 표하며 “여성가족부 폐지 조항을 철회하라”고 밝혔다. 2022년 국민의힘이 당론으로 발의한 정부조직법 개정안에 여가부 폐지 조항이 담겼는데 이 법안은 21대 국회 임기 만료로 폐기됐다.

위원회는 “더 이상 지체 없이 장관을 임명하고 어떠한 조직 개편에서도 여가부의 기능을 유지하라”고 했다. “여가부가 모든 정부 부처에서 성 주류화 노력을 효과적으로 조정할 수 있도록 인적·기술적·재정적 지원을 대폭 확충”할 것도 권고했다. 성 주류화란 성평등 관점에서 모든 정부·공공부문 정책을 수립·집행하는 것을 말한다. 위원회는 “통합적인 성인지 예산 프로세스를 채택하고 여성 권리 증진을 위해 예산을 충분히 할당하라”고 했다.

위원회는 비동의 강간죄 도입도 권고했다. 위원회는 “국제인권기준에 따라 부부 강간 등 합의되지 않은 모든 성적행위를 포괄하는, 적극적이고 자유롭고 자발적인 동의가 없는 성적행위를 강간으로 정의하도록 형법을 개정하라”고 권고했다. 여가부는 지난해 강간죄의 구성 요건을 ‘폭행·협박 유무’가 아니라 ‘동의 여부’로 판단하도록 법 개정을 검토하겠다고 발표했다가 법무부 반대로 9시간 만에 철회했다. 위원회는 가정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도 “가해자가 상담을 받는 조건으로 가정보호 사건에서 기소를 유예하는 관행을 폐지”하는 방향으로 개정하라고 밝혔다.

위원회는 차별금지법을 두고 “구체적인 입법 일정을 정하라”고 했다. 차별금지법은 2007년 17대 국회에서 처음 발의된 이후 18·19·21대 국회에서 발의됐으나 국회 문턱을 넘지 못했다.

위원회는 형법 낙태죄 조항이 2021년 1월1일부터 효력을 잃은 뒤에도 임신중지가 국민건강보험 미적용 대상이라는 점을 지적했다. 비혼 여성도 시험관 시술을 받을 수 있도록 보장하라고 했다. 위원회는 안전한 임신중지 보장, 비혼모에 대한 사회적 낙인 등을 해결하지 않고는 보호출생제가 미등록 출생을 근본적으로 해결하지 못한다고 밝혔다. 보호출생제는 원치 않는 임신을 한 경우에 병원 밖에서 출산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익명 출산이 가능하도록 한 제도로 오는 7월19일 시행을 앞두고 있다.

위원회는 한국에서 반페미니즘 문화가 확산되는 분위기에도 우려를 표했다. 위원회는 “스스로를 페미니즘 역차별 피해자로 규정하는 젊은 남성들 사이에서 반페미니즘 문화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며 “이는 온·오프라인에서 반페미니즘 혐오표현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했다. 위원회는 여성을 표적으로 하는 혐오표현 관련 포괄적인 대책을 수립하라고 권고했다.

“성평등 퇴행해도 여가부 폐지?” UN 물었지만···정부는 형식적 답변만“여성가족부가 폐지되면 실질적인 성평등 정책을 추진하고 여성 권리를 강화하는 데 많은 제약이 따를 것이다. 여가부 폐지 계획을 철회할 의향이 있나?” “대통령이 한국 사회에 ...https://www.khan.co.kr/national/national-general/article/202405151658001

경향신문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31352 강력해진 새 ‘채 상병 특검법’, 수사 칼끝 ‘윗선’ 겨눴다 랭크뉴스 2024.06.18
31351 황보라 “파업으로 의사 없어 제왕절개 ‘국소마취’ 못해” 랭크뉴스 2024.06.18
31350 푸틴 "북한과 서방통제 받지않는 상호 결제체계 발전" 랭크뉴스 2024.06.18
31349 [스페이스K]⑭ 스페이스린텍, 지구 저궤도서 폐암 치료제 개발 꿈꾼다 랭크뉴스 2024.06.18
31348 [속보] 푸틴 "北과 서방통제 없는 무역·상호결제구조 개발…제재 저항" 랭크뉴스 2024.06.18
31347 ‘밀양 가해자’ 폭로에 “주주들 부끄럽다”… 결국 해고 랭크뉴스 2024.06.18
31346 오늘 의사협회 전면 휴진…이 시각 서울대병원 랭크뉴스 2024.06.18
31345 자주 바꾸고 수익성 좋고… 타이어 3사 “전기차용 확대” 랭크뉴스 2024.06.18
31344 동네병원마저 ‘휴진’…“동참 의원 불매해야” 여론 폭발 랭크뉴스 2024.06.18
31343 '불량국가' 최악의 의기투합… 푸틴 방북 왜 위험한가 랭크뉴스 2024.06.18
31342 15층 계단 오르다 기절할 뻔…그 아파트는 '노인 감옥' 됐다, 왜 랭크뉴스 2024.06.18
31341 푸틴 오늘 방북…북러 관계 ‘군사 동맹’ 수준으로 격상? 랭크뉴스 2024.06.18
31340 野, 운영·과방위 전체회의…與 '李 사법파괴 저지' 특위 가동 랭크뉴스 2024.06.18
31339 "모르는 남자에게 납치"…1시간 동안 떨게 한 공포의 '주차장 강도' 랭크뉴스 2024.06.18
31338 의대 증원 '집단휴진' 앞두고 의정 간 '전운'… 종합병원·개원가 참여 높진 않을 듯 랭크뉴스 2024.06.18
31337 [영상]스타벅스 이긴 중국 커피 브랜드 '루이싱커피'… 영업이익률 0.1%밖에 못 내는 이유 랭크뉴스 2024.06.18
31336 법사위원장까지 판사 공격 가세…'이재명 로펌' 된 법사위 랭크뉴스 2024.06.18
31335 '숫자'만 고치고 '결론' 유지한 최태원 재판부... "노소영 기여 35% 바뀌지 않아" 랭크뉴스 2024.06.18
31334 "원전과 재생에너지, 적으로 두지 말라" 프랑스·스웨덴서 찾은 교훈 [창간기획: 초당적 '30년 전략' 짜자] 랭크뉴스 2024.06.18
31333 [2보] 뉴욕증시 3대 지수 강세 마감…S&P500 올해 들어 30번째 최고가 랭크뉴스 2024.06.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