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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4일 뉴스뷰리핑]
윤석열 대통령이 3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브리핑실에서 동해 영일만 유전 가능성에 대한 국정 브리핑을 하기 위해 마이크 앞으로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정치, 경제, 사회, 국제 분야를 두루 취재하고 워싱턴 특파원을 지낸 권태호 논설실장이 6개 종합일간지의 주요 기사를 비교하며, 오늘의 뉴스와 뷰스(관점·views)를 전합니다. 월~금요일 평일 아침 8시30분, 한겨레 홈페이지(www.hani.co.kr)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오늘(6.4) 아침 가장 큰 뉴스는 △동해 석유·가스 매장 가능성(6곳)입니다. 또 △9·19 남북군사합의 효력정지(6곳)도 모든 신문이 1면에 실을만큼 심각한 뉴스입니다. 또 △이원석 검찰총장, 김건희 여사 소환 가능성 시사(2곳)도 1면에 주요 기사로 실렸습니다.

① 차이의 발견 : 동해 영일만 유전

② 시선, 클릭!

- 60년대생 고독사 걱정

- MZ, 소개팅 전 알고리즘 체크

- 무한리필 줄고, 식당에서 무알콜 술 판다

③ Now and Then : 제7광구(정난이, 1980)

① 차이의 발견

# 동해 유전?

- 윤석열 대통령이 어제(3일) 용산 대통령실 브리핑룸을 찾아 첫 국정브리핑을 열었습니다.

- “포항 영일만 앞바다에서 막대한 양의 석유와 가스가 매장돼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물리탐사 결과가 나왔다”는 소식을 밝혔습니다.

- “오늘 산업통상자원부에 국내 심해석유가스전에 대한 탐사시추 계획을 승인했다”

- “우리 정부에 들어와 지난해 2월 동해 가스전 주변에 더 많은 석유 가스전이 존재할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 하에 세계 최고 수준의 심해기술평가 전문기업에 물리탐사 심층 분석을 맡겼다”

- “1990년대 후반 발견된 동해 가스전의 300배가 넘는 규모이고 우리나라 전체가 천연가스는 최대 29년, 석유는 최대 4년을 넘게 쓸 수 있는 양”이라고 말했습니다.

1. 우리도 산유국 되나?

-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석유공사는 2005년부터 동해 심해에서 물리 탐사와 시추를 계속 진행해 왔습니다.

- 석유 시추는 여러 단계로 나눠집니다. △지표 지질조사 △탄성파 탐사 △탐사 시추 △경제성 평가 △원유 생산 등 크게 5단계로 나눠집니다. 현재 영일만 앞바다는 탐사파 등을 쏘아 바다속 땅밑에 석유나 가스 등 자원이 있는지를 찾는 ‘물리 탐사’ 단계에까지 이른 상태입니다. 1차적으로 ‘자원 존재’가 체크되자, 지난해 2월 심해 기술평가 전문기업인 미국 액트지오사에 심층분석을 의뢰했고, 지난해 말께 ‘부존 가능성이 있다’는 검토 결과를 통보받았습니다. 이후 정부는 검토 결과를 국내외 전문가들로부터 5개월 동안 확인하는 절차를 거쳤다고 합니다. 현재 상태가 여기까지입니다.

- 자료 해석을 통해 산출한 추정 매장량은 가스가 최대 12억9천만톤, 석유가 최대 42억2천만배럴입니다. 우리나라에서 가스는 최대 29년, 석유는 최대 4년을 쓸 수 있는 규모입니다.

- 그 다음 단계는 실제로 그곳에 석유가 있는지를 직접 확인해 보는 ‘시추 작업’입니다. 실제 부존 여부를 확인하는 과정입니다. 심해에 구멍을 뚫는 시추 작업에는 1공에 1천억원 이상의 비용이 듭니다. 우선 최소 5개의 시추공을 뚫을 계획입니다. 이 시추 작업은 올해 연말께 시작할 예정입니다.

- 시추 작업을 통해 실제로 매장이 확인되면, 경제성 평가를 실시합니다. 해저 유전의 경우, 채굴 비용이 높습니다.

- 경제성이 확인되면, 2027~2028년쯤 채굴을 위한 공사가 진행됩니다.

- 최종적으로 상업적 개발은 2035년께 가능해집니다.

동아일보 그래픽

2. 석유가 날 가능성은 어느 정도인가?

- 용산 국정브리핑에 배석한 안덕근 산업부장관은 “잠재적 가능성만 놓고 보면 막대한 규모다. 석유는 우리나라가 4년 사용하는 분량이고, 가스는 29~30년 가까이 사용하는 양이다. 최대 매장 가능성 140억 배럴은 현재 가치로 따져보면 삼성전자 시총의 5배 정도”라고 말했습니다.

- 그러나 전문가들의 반응은 정부 쪽과 온도차가 꽤 있습니다.

- “시추 이전까지는 결과를 예단하기 어렵다. (정부가 발표한 탐사자원량과) 실제 매장량은 구별할 필요도 있다”(메리츠증권 보고서)

- “유망구조라 하더라도 세계적으로 석유 탐사 성공률은 20% 내외다. 낮은 지역은 10%가 안 되는 경우도 있다”(신현돈 인하대 에너지자원공학과 교수, 동아일보)

- “물리 탐사 단계에서 추정 자원량을 대대적으로 발표하면 자칫 실제 매장량이 그 정도라는 오해를 할 수 있다. 자원개발 선진국인 미국 등에서는 추정 자원량 발표에 따라 자원 관련 기업 주가가 요동치는 걸 방지하기 위해 물리탐사 단계의 자원량과 실제 시추 이후 확인한 추정량을 엄격하게 구분해 용어 사용을 하도록 규제하고 있다”(한 에너지 전문가, 동아일보)

한겨레 그래픽

3. 대통령은 왜 국정브리핑 나섰을까?

- 이날 대통령은 오전 9시부터 15~30분 단위로 한국-아르리카 정상회의에 참석한 10개국 아프리카 정상들과 연쇄 정상회담이 예정돼 있었습니다. 브리핑 시간인 이날 오전 10시에도 애초에는 모리셔스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이 예정돼 있었습니다. 그런데 정상회담 시간을 조정했습니다.

- 그리고 오전 10시에 용산 브리핑룸을 찾아, 4분간 브리핑을 하며, 동해 석유가스전 내용을 밝혔습니다. 첫 국정브리핑이며, 앞으로 주요한 사안에 대해 종종 국민 앞에 브리핑하겠다고 했습니다.

- 그러나 발표 뒤, ‘아프리카 정상과의 회담’ 때문에 질문은 받지 않고 자리를 떴습니다. 그리고 질문은 배석한 산자부 장관이 대신 받았습니다.

- 주무부처인 산업부는 국정브리핑에 장관이 배석한 사실을 브리핑 1시간 전인 9시께에 알았습니다. 발표와 산자부 배석은 대통령실이 정해, 장관에게 직접 통보한 것으로 보입니다. 산자부 장관은 일요일(2일) 대통령에게 직접 보고했으니, 그날 브리핑을 열기로 하고, 이를 장관에게도 ‘보안’을 유지하라고 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발표 전 주식시장 요동 가능성 때문입니다. 실제로 이날 발표 직후, 한국가스공사 등 자원개발 관련 주식이 가격제한 폭까지 올랐습니다.

- 야당 대변인의 논평입니다. “이번 발표가 하락세의 지지율을 전환하기 위한 국면 전환용 발표는 아닌지 매우 의심스럽다”(이해식 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 “뜬금없는 대통령. 돋보일만한 대목에는 대통령이 나서고, 책임지고 반성해야 할 대목에는 철저히 숨어 있는, 참으로 비겁한 대통령이다”(허은아 개혁신당 대표, 페이스북)


② 시선, 클릭!

# 60년대생 고독사 걱정




## MZ, 소개팅 전 알고리즘 체크


### 무한리필 줄고, 식당 무알콜 술 판다



③ Now and Then

윤석열 대통령이 어제 영일만 앞바다에 “막대한 양의 석유와 가스가 매장돼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발표를 하면서 “국민 여러분께서 차분하게 시추 결과를 지켜봐달라”고 말했습니다. 그런데 지금 가장 안 차분한 사람이 대통령처럼 보입니다.

첫 국정브리핑에 나섰는데, 아무 질문도 받지 않고, 이 발표만 하고 자리를 떠났습니다. 질문을 받으면, ‘채 상병’ 등 불리한 질문이 나올 게 뻔하기 때문입니다. 질문을 받지 않는 브리핑이 어떤 의미가 있을까요. ‘대통령이 직접 발표한다’는 의미 밖엔 없습니다. 지금 단계가 불확실성이 많은 초기 단계인데다, 여러 궁금증이 많으니 애초 산업부 장관이 ‘차분하게’ 설명하는 것이 맞았을 듯합니다.

어제 대통령실에서 2가지 발표가 있었습니다. 오전엔 ‘영일만 석유 시추 승인’, 오후엔 ‘9·19 군사합의 효력 정지’. 그런데 둘 다 튑니다. ‘영일만 석유 시추’는 설익은 상태에서 과잉포장인 듯하고, ‘남북 군사합의 효력 정지’는 ‘오물 풍선’에 대한 과잉대응처럼 비춰집니다. ‘채 상병 수사 외압’ 사건으로 점점 궁지에 몰리자, 이것저것 마구 터뜨려 관심을 분산시키려는 것처럼 보입니다. 그래서 더 위험해 보입니다. 국정이 방패막이로 사용된다면, 더욱이 외교안보 사안까지 이에 동원한다면 너무나 위험한 일이기 때문입니다.

박정희 대통령 시절에도 영일만에서 석유가 난다고 한 적이 있습니다. 1975년 12월3일 시추 현장에서 드럼통 한 개 분량의 석유가 나왔고, 박 대통령이 크게 기뻐했습니다. ‘보안사항’인데 박 대통령이 여기저기 얘기를 해 인터넷도 없는 시대였지만, 시중에 널리 소문이 퍼졌습니다. 그러다 1976년 1월 연두 기자회견에서 박 대통령이 직접 “포항에서 석유가 발견되었다”고 발표했습니다. 그때도 대통령이 “국민들은 들뜨지 말고, 차분히 기다려달라”고 했습니다. 그때도 가장 들떴던 이는 대통령이었던 것 같습니다.

오늘 영상은 ‘제7광구’(정난이)입니다. 제7광구는 영일만이 아닌 제주도에서 꽤 떨어진 남쪽 바다입니다. 석유 매장 가능성이 높다며, 1980년부터 탐사와 시추가 시작됐습니다. 그래서 1980년에 이런 노래까지 나오게 됐던 것입니다. 10·26 이후 어수선하던 이 무렵, 당국의 후원도 있었겠지만, 기댈 곳 없는 국민들이 ‘우리도 산유국’이라는 꿈을 꿀 수 있는 노래였기에 자생적으로 인기가 많았던 듯합니다. 그러나 7광구에서는 아직도 기쁜 소식이 들리진 않고 있습니다.

(*일부 포털에서는 유튜브 영상이 열리지 않을 수 있습니다. 유튜브 영상을 보시려면, 한겨레 홈페이지로 오시기를 권합니다. 기사 제목 아래 ‘기사 원문’을 클릭하시면 됩니다.) (끝)

권태호 기자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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