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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상공회의소 회장직을 맡고 있는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3일 대한상공회의소 주최 제22대 국회의원 환영 리셉션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최태원(63) SK그룹 회장이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과의 이혼소송 항소심에서 패한 이후 처음으로 그룹 임직원들에게 직접 사과 입장을 전했다.

3일 재계 등에 따르면 최 회장은 이날 SK그룹 사내 포털망에 ‘구성원에 전하는 편지’를 올려 “지금, 이 순간에도 국내외 사업 현장에서 촌음을 아껴가며 업무에 매진하는 구성원 여러분들을 생각하면 마음이 아프고 무겁다”라며 “개인사에서 빚어진 일로 의도치 않게 걱정을 안겨드려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그는 “가사소송은 최태원 개인의 일이지만 이번 판결은 우리 그룹의 역사와 근간을 부정하고 뒤흔들었다”며 “지난 71년간 쌓아온 SK 브랜드가치, 그 가치를 만들어온 구성원의 명예와 자부심은 큰 상처를 입었다”고 말했다.

이어 “민주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사법부 판단을 존중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이번 판결은 아무리 생각해도 수긍하기 어렵다”며 “우리 국가 경제 발전에 기여하고 글로벌 시장에서 주목받는 기업으로 성장해 온 역사가 정면으로 부정당한 것에는 유감을 표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덧붙였다.

최태원 SK그룹 회장. 뉴시스

최 회장은 특히 이동통신사업 진출과 관련해 “(노태우 전 대통령) 당시 청와대 고위 관계자가 ‘사돈기업 특혜 논란’을 이유로 사업권 포기를 요구했음을 증명하는 자료가 남아 있다”며 “우리는 특혜를 받은 것이 아니라 오히려 ‘역차별’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이어 “김영삼정부 시절인 1994년 한국이동통신을 인수하며 어렵게 이동통신사업에 진출했다”며 “정경유착이 아니라 철저한 준비와 실력으로 이뤄낸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그룹과 구성원의 명예를 위해 진실 규명을 위한 노력을 계속하고 상고심에서 반드시 곡해된 진실이 바로 잡힐 수 있도록 하겠다”며 “그동은 거쳐간 수십만 선배 구성원이 힘겹게 일궈온 성장의 역사가 곡해되지 않도록 결연한 자세로 대응하겠다”고 다짐했다.

최 회장은 끝으로 구성원들을 향해 “이번 판결의 파장으로 많이 힘드실 줄 알지만 저와 경영진을 믿고 흔들림 없이 업무와 일상에 전념해 주시길 부탁한다”며 “저부터 맨 앞에 서서 솔선수범하겠다. 흔들림 없이 묵묵하게 소임을 다하며 더욱 판판한 SK를 만들겠다”고 했다.

최 회장은 이날 서울 종로구 SK서린사옥에서 열린 임시 SK수펙스추구협의회에 직접 참석해서도 이혼소송 항소심 판결 관련 입장을 표명했다. 그는 “개인적인 일로 SK 구성원과 이해관계자 모두에게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며 “SK와 국가 경제 모두에 부정적인 영향이 없도록 묵묵하게 소임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최태원(왼쪽 사진) SK그룹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 뉴시스

앞서 서울고법 가사2부(부장판사 김시철 김옥곤 이동현)는 역대 최대인 1조3808억원의 재산을 최 회장이 노 관장에게 현금으로 분할하는 동시에 정신적 손해를 배상하기 위한 위자료로 20억원을 지급하라고 지난달 30일 판결하면서 최 회장의 유책 행위를 조목조목 지적했다.

재판부는 최 회장과 동거인인 김희영 티앤씨재단 이사장의 관계가 시작된 시점은 김 이사장이 이혼한 2008년 11월 이전일 수 있다고 봤다. 최 회장이 2013년 노 관장에게 보낸 편지에서 ‘내가 김희영에게 (당시 남편과) 이혼하라고 했고, 아이도 낳으라고 했다. 모든 것이 내가 계획하고 시킨 것’이라고 적힌 점이 근거가 됐다.

재판부는 “이 기재 내용은 혼인관계의 유지·존속을 좌우할 정도로 중요하고 결정적”이라며 “만약 최 회장이 노 관장과의 혼인 관계를 존중했다면 도저히 이럴 수가 없다”고 했다. 또 “노 관장과 혼인 관계가 해소되지 않았는데도 김 이사장과의 공개적 활동을 지속해 마치 유사 배우자 지위에 있는 태도를 보였다”며 “헌법이 보호하는 일부일처제를 전혀 존중하지 않았다”고 질타했다.

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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