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제주 ‘환상자전거길’ 실태
제주시의 한 자전거 전용도로에 지난달 27일 차량들이 주정차돼 자전거 이용이 어려운 상황이다.


섬 일주용 길이지만 불법 주정차·불량 노면 등에 몸살

전용 도로 비율 2%도 안 돼…도 “12%까지 확대할 것”


지난달 27일 제주시의 한 자전거 전용도로. 이 도로는 자전거로 제주를 한 바퀴 일주할 수 있도록 조성된 ‘환상자전거길’ 1구간이다. 하지만 하늘색 차선으로 구분 지어진 자전거도로에는 트럭과 승용차 등 각종 차량 10여대가 수십m에 걸쳐 버젓이 세워져 있었다.

제주도가 ‘15분 도시’와 ‘탄소 없는 도시’ 실현을 위해 자전거 이용 활성화 정책을 추진 중이지만 전용도로 부족과 불법 주정차, 상태가 불량한 노면 등으로 자전거 이용객의 불만은 커지고 있다.

3일 제주도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지역 자전거도로 중 전용도로 비율은 2%가 채 되지 않는다. 자전거·보행자가 함께 쓰는 겸용도로가 98.3%에 달한다. 전국 평균 자전거·보행자 겸용도로 비율 74.8%와 비교해도 제주지역 자전거도로 환경은 열악하다.

이 같은 전용도로 부족과 불량한 노면은 경사가 많은 제주의 지형과 맞물려 자전거 이용률을 떨어뜨리는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실제 제주지역 자전거 수송 분담률은 0.43%로, 전국 평균 1.6%에 비해 크게 낮다.

제주도청 홈페이지 신문고에도 자전거 이용의 불편함을 호소하는 글이 끊이지 않는다. 지난달 27일 A씨는 “자동차 10여대가 자전거도로를 점유해 2차선 차로를 역주행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지난달 21일에는 B씨가 “3박4일 일정으로 제주 환상자전거길 라이딩을 다녀왔는데 환상길이 아니라 환장길이었다”고 불만을 드러냈다.

자전거 국토 종주 중이라는 C씨는 지난달 4일 올린 글을 통해 “한강 자전거도로와 비교해 너무 떨어지는 제주 자전거길 상태에 너무 아쉽다”고 밝혔다. 그는 “달리다가 이정표가 없어 많은 구간을 이탈할 수밖에 없었고 폭이 50㎝도 되지 않는 구간, 버스정거장에 올라가 있는 구간이 있는 등 형식적으로 자전거길을 만든 것 같았다”면서 “상당부분의 도로 노면이 부실했고 타이어 펑크가 우려되는 각종 장애물이 있어 위험했다”고 밝혔다.

설문조사에서는 이 같은 불만이 더욱 구체적으로 드러났다.

지난해 12월 완료된 ‘제주도 자전거 이용 활성화 계획’을 보면 도민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자전거 이용에 따른 불편사항으로 자전거도로 부족(16.5%), 안전한 자전거도로 부족(14.3%), 노면상태 불량(11.2%), 자전거도로 불법 주정차·노상적치물(8.6%), 폭 협소(8.1%), 표지판·노면표시 미흡(4.2%) 등이 꼽혔다.

관광객 200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도 노면상태 불량(16.8%), 안전한 자전거도로 부족(16.4%), 자전거도로 불법 주정차·노상적치물(13.9%), 표지판·노면표시 미흡(12.0%), 자전거도로 부족(11.3%), 폭 협소(10.9%) 등이 불편사항으로 꼽혔다.

제주의 공공자전거가 호응을 얻지 못하는 것 역시 같은 맥락에서 해석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제주도 관계자는 “자전거 전담조직을 지난해 신설한 데 이어 경사가 있어 자전거 이용이 쉽지 않은 점을 고려해 전기자전거 보급을 확대하고 있다”면서 “‘제주도 자전거 이용 활성화 계획’에 따라 2027년까지 자전거 전용도로를 12%까지 끌어올리고, 자전거 분담률도 3%까지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

경향신문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29630 진동 멈췄지만, 공포 그대로…“큰 여진 가능성” 랭크뉴스 2024.06.13
29629 금요일도 불볕 더위 계속…서울 낮 최고 33도 랭크뉴스 2024.06.13
29628 쿠팡, 1400억 과징금 맞자 “로켓배송 막히면 소비자 피해” 랭크뉴스 2024.06.13
29627 대통령실 “푸틴 방북 며칠 안으로 다가와” 랭크뉴스 2024.06.13
29626 밀양 피해자 "반짝 상처만 주고 끝나지 않길…분노·걱정 감사" 랭크뉴스 2024.06.13
29625 3호선서 돈 뜯은 남성 검거…‘여장남자’와 동일 인물? 랭크뉴스 2024.06.13
29624 크렘린궁 "러북 관계 잠재력 매우 심대…우려 대상 아냐" 랭크뉴스 2024.06.13
29623 “부 대물림 않겠다” 515억 쾌척…정문술 전 미래산업 회장 별세 랭크뉴스 2024.06.13
29622 [단독] ‘영감 필요해?’ 수상했던 대학가 전단…배후엔 마약 랭크뉴스 2024.06.13
29621 "노후 건물에 금이 쩍쩍"‥피해신고 300건 육박 랭크뉴스 2024.06.13
29620 저커버그 집에 홀로 찾아간 이재용…메타·아마존·퀄컴 CEO와 연쇄 회동 “AI 협력 확대” 랭크뉴스 2024.06.13
29619 "황당하네"…아파트 외벽에 뜬금없는 '김대중' 세 글자, 무슨 일 랭크뉴스 2024.06.13
29618 "중학생이 복도서 비틀비틀…술 아니었다" 교사 충격 증언 랭크뉴스 2024.06.13
29617 "알고리즘 조작" 1천4백억 최대 과징금, 쿠팡은 '맹비난' 랭크뉴스 2024.06.13
29616 [단독] "대학병원 10곳 중 최소 4곳 집단 휴진"‥우리 동네 병·의원들은? 랭크뉴스 2024.06.13
29615 대법관 후보 9명 압축…조한창·박영재·노경필 등 랭크뉴스 2024.06.13
29614 아동병원 휴진 불참에…의협회장 또 막말 "폐렴끼 병 만든 이들" 랭크뉴스 2024.06.13
29613 검찰, 113억원 빼돌린 ‘전세 사기’ 조직 무더기 기소 랭크뉴스 2024.06.13
29612 병원 노조들 “교수 집단휴진은 최악의 오판, 진료 예약 변경 직접 하시라” 랭크뉴스 2024.06.13
29611 [날씨] 금요일도 때 이른 더위 계속…서울 낮 최고 33도 랭크뉴스 2024.06.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