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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댄조 한마당 포스터


덕수궁 인근서 ‘댄스체조’

“아무 데나 저출생 붙이나”

비판 쏟아지자 “장소 변경”


시, 관련 예산 낭비 지적에

“저출생 아닌 체육행사 지원”


서울시의원이 주도한 행사에서 출생률을 높인다며 골반 근육 강화 운동인 ‘케겔운동’ 동작을 넣어 만든 댄스 체조를 선보여 논란이 되고 있다. 최근 저출생 대책이 각광받으면서 아무 정책에나 ‘출생장려’를 붙이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비판이 이어지자 주관사 측은 행사를 잠시 중지하고 장소를 변경하기로 했다.

3일 서울 덕수궁 돌담길 앞에 노란색 상의를 맞춰 입은 사람들이 모였다. ‘서울시 출생장려 국민댄조 한마당’에 참여한 이들이다. ‘댄조’란 댄스와 체조를 합친 말이다. 행사를 주관하는 하이컨디션국민운동본부 홈페이지를 보면 ‘현대인의 우울증을 예방하고, 여성과 시니어를 행복하게 하여 저출산, 고령화 극복에 효과적’이라 한다. 지난해엔 특히 치매 예방에 효과가 있다며 홍보했다.

문제가 된 것은 올해 활동의 ‘출생장려’ 문구 때문이다.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된 저출생과 ‘댄조’를 단순 결합한 것을 두고 ‘저출생 정책이 너무 쉽게 만들어진다’는 비판이 나온 것이다.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저출산 예산 타 먹는(기획)”이라는 말부터 “(출산이) 더 하기 싫어졌다”는 글들이 올라왔다.

여성의 몸을 건강하게 해 출생률을 올리자는 것도 여성들에게는 거부감을 줬다. 최근 몇 년 사이 출생률 하락이 심각해지자, 국책연구기관인 한국조세재정연구원의 ‘여성 1년 조기입학’ 제안을 비롯해 대구시의 정자분석기 무료 나눔, 지난해 서울시가 추진한 ‘서울팅’ 등 원인을 제대로 짚지 못한 정책 제안이 늘어난 것도 시민들의 스트레스를 높였다. 광화문 인근 30대 직장인 김모씨는 “저출생 해법이 여성 골반 건강에 있다는 것이냐”며 “아무 곳에 저출생을 갖다붙이는 것 같다”고 말했다. 아이 넷을 키우는 30대 여성 이모씨는 “출생장려를 하려면 교육비나 아동 안전 지원을 해주면 좋겠다”며 “이미 낳은 아이들이 안전하게 살아야 사람들이 아이를 낳고 싶어 하지 않겠냐”고 말했다.

주말 사이 비판이 확산된 탓인지 이날 오전 11시50분 시작 예정이었던 행사는 참석자들이 이야기를 나눈 뒤 종료됐다. 현장엔 이번 행사의 홍보를 주도한 김용호 국민의힘 시의원도 있었다. 김 시의원은 “구체적인 것이 없는 출생장려 정책이 계속된다고 생각해 (젊은층이) 스트레스 받는 상황에서, ‘출생장려’ 문구가 조금 과장되게 받아들여졌을 수 있을 것 같다”며 “장소도 사람 많이 다니는 곳이라 비판이 더 많아 당분간 행사를 쉬고 다른 장소를 찾아볼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시민을 위한 건강 운동이라 생각해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저출생 예산 낭비라는 지적에 대해 서울시는 체육 행사에 지원한 것일 뿐이라는 입장이다. 시 관계자는 “댄스 교실의 시민 행사에 운영비를 후원한 것”이라며 저출생 예산을 집행한 것은 아니라고 했다.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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