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이탈리아 총리와 야당 소속 주지사 신경전
주지사, 면담 거부하며 핀잔 준 총리 비난
총리, 3개월 후 다시 만나자 막말 되돌려줘
조르자 멜로니(오른쪽) 이탈리아 총리가 5월 28일 카이바노에서 열린 행사에서 빈센초 데 루카 캄파니아 주지사를 노려보고 있다. 안사(ANSA) 통신 캡처

[서울경제]

"데 루카 주지사님, (제가) 그 암캐 멜로니입니다. 잘 지내셨나요?"

최근 외신 보도에 따르면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는 지난 달 28일(현지시간) 남부 도시 카이바노에서 열린 스포츠 센터 개관식에서 빈첸초 데 루카 캄파니아주지사에게 악수를 청하며 이 같이 말했다. 당황한 데 루카 주지사는 굳은 표정으로 "어서 오세요. 저는 건강합니다"라고 답했다. 두 사람의 만남은 지방 자치권 확대를 둘러싼 갈등 속에 지난 2월 16일 데 루카 주지사가 멜로니 총리를 "암캐(stronza)"라고 비난한 후 처음이다.

이탈리아의 제1야당인 민주당(PD) 출신인 데 루카 주지사는 당시 지방정부에 더 많은 재정 운용 권한을 부여하는 지방자치법에 반대한다는 뜻을 정부에 전달하고 지방 교부금 확대를 요청하기 위해 캄파니아주의 여러 시장과 함께 로마를 방문 중이었다. 이탈리아에서 부유한 북부 지역은 자신들이 피땀 흘려 번 돈이 '게으른 남부'의 복지 예산으로 사용된다며 자치권 확대를 끊임없이 요구해왔다. 반면 캄파니아주를 포함해 재정 자립도가 낮은 남부 지역은 주민들이 더 열악한 공공 서비스를 제공 받게 될 것이라며 반발했다.

멜로니 총리는 바쁜 일정을 이유로 면담 요청을 거부한 뒤 "시위할 시간에 일하는 데 더 많은 시간을 쓰라"고 핀잔을 줬다. 이에 데 루카 주지사는 기자들과 대화하던 중 "돈이 있어야 일을 하지. 너나 일해라. 이 암캐야"라고 응수했다.

멜로니 총리는 이날 카이바노를 찾아 자신을 기다리던 데 루카 주지사에게 그 말을 고스란히 되돌려줬다. 현지 언론은 "멜로니 총리가 데 루카 주지사를 얼어붙게 했다"며 "멜로니 총리에게 '올해의 뒤끝상'을 줘야 한다"고 비꼬았다. 멜로니가 총리가 이끄는 집권당인 이탈리아형제들(FdI)은 공식 소셜미디어(SNS) 계정에 ‘조르자가 우리에게 인생을 가르쳐주네요’라는 제목으로 두 사람이 만나는 영상을 올렸다.

카이바노는 지난해 7월 11, 13세 소녀가 6명의 남자 청소년에게 집단 성폭행을 당한 곳이다. 멜로니 총리는 같은 해 8월 카이바노를 방문해 유사 사건 재발을 막기 위해 정부가 모든 역량을 쏟아붓겠다고 주민들에게 약속했다. 그는 사건 현장인 방치된 스포츠 센터가 새 단장을 마치자 이날 마테오 피안테도시 내무부 장관, 안드레아 아보디 스포츠·청년정책 담당 장관 등과 함께 개관식에 참석했다. 개관식에서 멜로니 총리는 "우리는 국가가 조직범죄, 타락, 체념을 이기고 승리하도록 만들 것"이라며 "물론 쉽지 않은 명령이지만 그것이 이탈리아 국민이 우리에게 기대하는 바이고 우리가 할 일"이라고 말했다.

서울경제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28808 [사설] 온갖 수단 동원해 사법체계 흔드는 巨野, 민주정당이라 할 수 있나 랭크뉴스 2024.06.12
28807 출산 고통 참으라는 건가…무통주사·페인버스터 병용 금지에 뿔난 산모들 랭크뉴스 2024.06.12
28806 세계은행, 올해 세계성장률 2.6%로 상향···미국 성장률 0.9%포인트↑ 랭크뉴스 2024.06.12
28805 박민 KBS 감사실 '물갈이 인사'‥법원 "독립성 해쳐" 제동 랭크뉴스 2024.06.12
28804 2년마다 바뀌는 상임위…전문성 키워 일하는 국회 만들자 [김한규가 소리내다] 랭크뉴스 2024.06.12
28803 [단독] "한국 재생에너지 없어도 너무 없다"‥아마존 8조 투자 흔들 랭크뉴스 2024.06.12
28802 마스터카드 "유럽서 온라인 결제시 카드번호 입력 없앨 것" 랭크뉴스 2024.06.12
28801 "영일만 가스전 상당히 유망…시추 결과 인내심 가져달라" 랭크뉴스 2024.06.12
28800 7~8월 여름 휴가 항공권, 언제가 가장 저렴할까 랭크뉴스 2024.06.12
28799 기재위는 딱 3명만 연임했다…상임위, 전문성 키우는 방법 [김한규가 소리내다] 랭크뉴스 2024.06.12
28798 블링컨 “네타냐후, 휴전안 확약… 하마스 휴전결의 수용도 희망적” 랭크뉴스 2024.06.12
28797 손흥민 '중국 야유'에 씨익 웃더니 손가락 3개…공한증 선물 랭크뉴스 2024.06.11
28796 "후지산 전망 가린다"고 완공 아파트 철거‥건설사는 100억 원 손해 랭크뉴스 2024.06.11
28795 '13만 인플루언서' DL그룹 4세 이주영, 美 명문 로스쿨 합격 랭크뉴스 2024.06.11
28794 "푸바오, 귀국 7∼10일만에 고향 환경 적응…건강 전반적 양호" 랭크뉴스 2024.06.11
28793 美 GM, 7개월만에 8조원대 자사주 매입계획 추가발표 랭크뉴스 2024.06.11
28792 ‘폭염의 습격’에 첫 열대야…이미 한여름 랭크뉴스 2024.06.11
28791 [제보는 MBC] "여기는 섬 같아요"‥길 없이 입주부터 서두른 LH 랭크뉴스 2024.06.11
28790 ‘이강인 결승골’ 한국 축구대표팀, 중국 1-0 제압 랭크뉴스 2024.06.11
28789 일주일 전 한국 왔던 말라위 부통령, 군용기 추락으로 숨져 랭크뉴스 2024.06.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