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뉴스데스크]
◀ 앵커 ▶

지난해 확산된 대규모 전세 사고 피해가 지금도 해결되지 않고 있는데요.

이번에 또다시 경기 남부 지역을 중심으로 대규모 전세 사고가 일어났습니다.

특히 현직 변호사가 빌라 수십 채를 사들인 뒤 보증금을 돌려주지 않고 있어 더 충격을 주고 있는데요.

남효정 기자가 단독 보도합니다.

◀ 리포트 ▶

20세대가 있는 경기도 오산의 5층 다세대주택.

공동현관을 들어가자 복도에 청소도구며 가전제품 등이 버려진 채 먼지가 뿌옇게 쌓여 있습니다.

엘리베이터는 고장난 채 멈춰 있고, 초인종도 작동을 하지 않습니다.

"벨이 안 되나?"

벽에는 곧 수돗물 공급을 중단한다는 안내문까지 나붙었습니다.

[서 모 씨/오산 빌라 피해자]
"청소 방문 일지 같은 게 있어요. 작년 9월부터는 안 적혀 있어요. 엘리베이터 고장이 한 3달 정도 방치가 돼 있어요."

이 빌라의 소유주는 현직 변호사인 조 모 씨.

자신이 설립한 부동산 법인 명의로 세입자들과 전세계약을 맺었습니다.

세입자 가운데 6명은 전세계약이 끝난 상황.

하지만 아무도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김 모 씨/오산 빌라 피해자]
"세입자라는 단어만 듣고 '아 알겠어요'라고 화를 내면서 일방적으로 통화를 종료하시더라고요."

조 씨가 법인을 통해 실제로 소유하고 있는 빌라는 경기도 오산과 평택, 수원, 화성, 용인, 광주, 인천 등에서 확인된 것만 50여 세대.

이 가운데 계약기간이 끝나고도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한 세입자는 지금까지 17명.

계약기간이 끝나가는 나머지 세입자들도 조 씨와 연락이 두절된 채 불안한 나날을 보내고 있습니다.

[동 모 씨/평택 빌라 피해자]
"짜증 섞인 말투라든지 '왜 자꾸 전화하냐 바쁜데'‥ 지금은 차단을 했습니다 그 사람이."

세대별로 돌려받지 못하고 있는 보증금은 5천여만 원에서 1억 원대.

세입자들은 대부분 2,30대 청년들입니다.

[이 모 씨/오산 빌라 피해자]
"'투잡' 이런 거 해서 제 몸으로 다 뛰어서 목표를 채우기 위해서 열심히 살아왔는데‥ 한순간에 이렇게 무너진 느낌을 받아서."

[김 모 씨/오산 빌라 피해자]
"여기서 전세로 한 번 더 살고, 이제 결혼해서 이 보증금 밑천삼아 결혼을 할 계획이 있었는데.."

대규모 전세 사고를 일으킨 조 씨는 MBC와의 인터뷰에서 오히려 세입자에게 책임을 돌렸습니다.

[조 변호사 (음성변조)]
"나중에 문제가 생길 때 이것만 갖고도 해결이 되냐. 자기들이 다 그걸 예측을 하고 들어온 거잖아요. 경매로 이걸 넘겨서 자기들이 해소하는 방법이 있을 거 아니에요."

구체적인 보증금 반환 계획도 밝히지 않았습니다.

[조 변호사 (음성변조)]
"<보증금 어떻게 돌려주실 거예요?> 정리해서 돌려준다고 하잖아요. 이거 팔거나 이렇게 해서. <지금 그럼 팔고 계세요?> 지금은 안 팔려요. <변호사님 개인 재산에서 보증금 돌려주실 의향은 없으세요?> 개인 재산도 없어요."

경찰은 조 씨와 빌라 계약을 맺은 세입자가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사기 여부를 수사 중입니다.

MBC뉴스 남효정입니다.

영상취재: 이준하 이준혁 / 영상편집: 조민우

◀ 앵커 ▶

이번 대규모 전세 사고를 일으킨 사람, 누구보다 법을 잘 아는 '부동산 전문 변호사'였습니다.

빌라를 사들일 때는 경매를 이용했고, 전세 계약을 맺을 때는 차명으로 법인을 내세우는 등 온갖 법 지식을 활용했습니다.

이어서 김태윤 기자가 단독 보도합니다.

◀ 리포트 ▶

경기도 용인의 한 부동산 투자법인 사무실.

굳게 잠긴 문 위로 법원의 특별 송달 안내장이 빼곡하게 붙어 있습니다.

건물 관리인이 문을 열자 마구잡이로 쌓여있는 집기들이 보입니다.

[건물 관리인(음성변조)]
"사람은 거주를 한 적은 없습니다. 저희도 그 방 때문에 골치가 아파요. 바퀴벌레도 생기고.."

사무실 관리비는 장기간 밀려 있는 상황.

[건물 관리인(음성변조)]
"관리비도 지금 150만 원 정도 밀려 있습니다. 이 정도면 한 2년 치 정도 되겠어요."

건설, 경매 등 부동산 전문 변호사인 조 씨는 이 사무실을 주소지로 법인 두 개를 설립한 뒤 3년 전부터 빌라들을 대거 사들였습니다.

대부분 경매로 나와 시세보다 싸게 살 수 있는 건물들이었습니다.

일부 리모델링을 거친 빌라들은 매입가와 비슷하거나 더 비싼 가격으로 전세 계약이 체결됐습니다.

지난해 대규모 전세 사고를 일으킨 전형적인 '깡통전세'입니다.

[조 변호사(음성변조)]
"깡통전세는 이렇게 문제가 터질 거라는 예측을 그 당시에 할 때는 했으면 안 했겠죠. 그리고 금리가 이렇게 갑자기 오를 거라고 누가 예측을 했겠어요? 안 그래요?"

변호사가 부동산 법인을 세우려면 지방변호사회의 겸직 허가를 받아야 하지만 조 씨는 지인을 가짜 대표로 세워 심사를 피해갔습니다.

[조 변호사(음성변조)]
"바지사장이라고 할 수 있죠. 제가 전체적으로 다 관리를 했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제가 돈도 다 투자했고 주식은 제가 다 100% 갖고.."

세입자들은 실소유주인 조 씨가 변호사라는 사실을 믿고 계약을 진행했습니다.

하지만 정작 사고가 나자, 조 씨를 상대로는 법적으로 소송을 진행하기 어렵다는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김 모 씨/오산 빌라 피해자]
"(손해 배상은) 부동산 투자개발이라는 임대 법인에 청구할 권리가 있는 거지, 조 대표한테 청구 손해배상을 청구할 자격은 안 된다라고 설명을 들었어요."

조 씨는 세입자가 빌라 경매를 통해 보증금을 찾는 길도 있으니 피해자가 없는 거라는 황당한 입장.

[조 변호사(음성변조)]
"<세입자들 중에 피해자는 몇 명이에요? 없으면 없다고..> 네. 없다고 생각을 해요."

조 씨는 과거 폭행과 손괴, 명의대여 금지, 수임료 반환 위반 등으로 세 차례에 걸쳐 대한변호사협회로부터 징계를 받았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MBC뉴스 김태윤입니다.

영상취재 : 한지은, 강종수 / 영상편집 : 이화영

MBC 뉴스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 전화 02-784-4000
▷ 이메일 [email protected]
▷ 카카오톡 @mbc제보

MBC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30969 '현충일인데' 부산 한 아파트 욱일기 게양 ...시민들 공분 랭크뉴스 2024.06.06
30968 경복궁 밑 350m 걸어가니 조선왕실 보물창고 ‘활짝’ 랭크뉴스 2024.06.06
30967 사교육비 또 늘었다 31.7만→OOO만원으로…아동 비만율도 ‘경악’ 랭크뉴스 2024.06.06
30966 성심당 월세 4억 내라는 코레일…“공기업이 백화점인가” 랭크뉴스 2024.06.06
30965 국세청, 불법 리딩방·갑질 외식업체 등 세무조사 착수 랭크뉴스 2024.06.06
30964 오은영 아버지 별세…"난 부친 위암 선고에 의사 결심했었다" 랭크뉴스 2024.06.06
30963 국세청, 폭리 취한 유명 외식 프랜차이즈 세무조사···“민생침해 탈세혐의” 랭크뉴스 2024.06.06
30962 청도 댐 공사중 물 틈으로 빨려들어갔다…잠수부 2명 심정지 랭크뉴스 2024.06.06
30961 “다음 달부터 ‘4세대 실손보험’ 비급여 이용량에 따라 보험료 변동” 랭크뉴스 2024.06.06
30960 “북한, 비이성적 도발로 우리 삶 위협…좌시하지 않을 것” 랭크뉴스 2024.06.06
30959 이재명 “평화야말로 호국보훈” 조국 “매국노 호의호식 없어야” 랭크뉴스 2024.06.06
30958 “가치 없다” 16년 동해 탐사 기업도 떠났는데, 액트지오는 왜? 랭크뉴스 2024.06.06
30957 용산에 100층 '국제업무지구' 생긴다…도시개발구역 지정 랭크뉴스 2024.06.06
30956 고래 고기 대신 인육 건네고 들키자 집단 학살···‘밀리환초 사건’ 제대로 알린다 랭크뉴스 2024.06.06
30955 [단독] 준공 임박했는데 23개 단지 하자 1000건 적발···벌점·영업정지 대상은 없어 랭크뉴스 2024.06.06
30954 "44명 공개 동의? 전혀 사실 아냐"‥"피해자, 영상 내려달라" '반전' 랭크뉴스 2024.06.06
30953 WHO “조류인플루엔자 H5N2 첫 인체감염 사례, 사망해” 랭크뉴스 2024.06.06
30952 푸틴 "韓 우크라에 무기공급 안해 대단히 감사…관계회복 기대"(종합2보) 랭크뉴스 2024.06.06
30951 '국방부 현충원' 마지막 현충일…'각잡힌' 의장대 못 보게 되나 랭크뉴스 2024.06.06
30950 윤 대통령 만난 조국, “민심을 받들라” 쓴소리 랭크뉴스 2024.06.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