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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해 탐사시추 승인···'140억 배럴' 연말 탐사 시작
"심층분석 결과 성공률 높게 나와
세계적 개발기업 참여 의향 밝혀"
현실화땐 에너지 수급·가격안정
제2 동해가스전 성공 기대감 높여
윤석열 대통령이 3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동해 석유·가스 매장 지역에 대한 설명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경제]

정부가 석유와 가스 발견 가능성을 공식화한 동해 심해 가스전은 경북 포항 영일만에서 38~100㎞ 떨어진 넓은 범위의 해역에 걸쳐 있다. 동해 가스전보다는 북쪽 해역에 위치해 있지만 모두 한국의 독자 배타적경제수역(EEZ)에 포함돼 주변국과 분쟁 가능성은 거의 없는 편이다. 해수면 1㎞ 이상 아래 깊은 바닷속에 있어 탐사 및 개발 난도가 높다. 자원 업계의 한 고위 관계자는 “그동안 탐사가 많이 이뤄지지 않았던 심해”라며 “상당한 기대감이 있다”고 전했다.

동해 심해 탐사 자원량은 최대 140억 배럴이다. 매장 예상 자원은 가스(75%)와 석유(25%)로 추정됐다.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석유공사는 “가스가 3억 2000만~12억 9000만 톤, 석유는 7억 8000만~42억 2000만 배럴 수준”이라고 예상했다. 국내 사용량 기준으로 천연가스 29년 치, 석유는 4년 치에 달한다. 탐사 자원량은 물리탐사 자료 해석을 통해 산출된 유망 구조의 추정 매장량일 뿐 아직 시추로 확인되지는 않았다. 산업부에 따르면 매장 가치가 삼성전자 시가총액(약 452조 원)의 5배에 달한다. 2022년 우리나라의 명목 국내총생산(GDP)인 2162조 원과 맞먹는 규모다.



단일 광구 기준 최대 심해 유전으로 평가되는 남미 가이아나 스타브록 광구(발견 자원량 110억 배럴)와 직접 비교는 어렵지만 이를 웃도는 규모다. 발견 자원량은 탐사 자원량 중 시추를 통해 확인된 부존량과 이 가운데 개발 투자 계획이 승인된 자원량이 혼재돼 있다.

정부는 기존 동해 가스전 주변, 특히 심해 지역에서 석유·가스 부존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지난해 2월 축적된 동해 탐사 자료를 심해 기술 평가 전문 기업인 미국의 액트지오사에 넘겼다. 액트지오는 엑손모빌 지질그룹장을 지낸 탐사 전문가 비토르 아브레우가 미국 휴스턴에 세웠다. 지난해 12월 수령한 액트지오의 분석 결과에는 총 7개의 유망 구조가 도출됐다. 정부는 약 5개월간 국내외 전문가들로 구성된 자문단으로부터 신뢰성을 추가 검증받았다. 유망 구조별로 성공률의 차이가 있지만 낮게는 16%, 높게는 21% 수준이다.

안덕근 산업부 장관은 “윤석열 대통령이 큰 예산이 드는 사업이기는 하지만 충분한 가치가 있다며 탐사 계획을 승인했다”며 “상당한 경험과 노하우를 가진 세계적 에너지 개발 기업들이 이번 개발에 참여할 의향을 밝힐 정도로 가능성이 상당히 높은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산업부의 또다른 고위 관계자도 “과거보다 탐사 기술이 많이 올라온 상태다. 8광구와 6-1광구 주변에 대해 자료를 축적했지만 비교적 최근 작업이 이뤄졌다. 자료를 충분히 확보했다고 판단한 시점이 재작년 말, 지난해 초였고 이를 심층 분석에 맡긴 결과 성공률이 생각보다 높게 나왔다”고 설명했다.



대규모 석유·가스 매장 가능성이 점쳐지면서 에너지 안보 위기 속에 수급·가격 안정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한국의 석유 가스 자원 개발률은 동해 가스전이 생산을 종료하면서 더 하락하는 추세다. 2019년만 해도 13.3%였으나 2023년 11.3%로 4년 만에 2%포인트가량 떨어진 상태다. 자원 개발률은 수입 자원 총량 대비 국내외 자원 개발을 통해 확보한 자원량의 비율이다. 산업부는 동해 심해 가스전의 가치에 대해 “140억 배럴 기준으로 원유와 가스를 수입하는 평균 가격 환산 1조 4000억 달러(약 1930조 원)”라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박정희 전 대통령이 1976년 신년 기자회견에서 포항 석유 발견을 직접 발표했다가 곧 원유가 아닌 정제된 경유로 밝혀진 해프닝이 다시 발생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하기도 한다. 하지만 지금은 그때와 기술력이 천지 차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정부 안팎에서는 동해 가스전 성공의 재연을 바라는 분위기다. 울산 동남쪽 60㎞ 지점에 위치한 동해 가스전은 석유공사가 1998년 7월 탐사 시추에 성공해 2004년 7월 국내 최초로 가스와 초경질유를 생산하며 대한민국을 세계 95번째 산유국 반열에 올려놓았다. 2021년 12월 생산을 종료할 때까지 17년간 총 2조 5000억 원의 수입 대체효과를 냈다. 동해 가스전은 이 밖에 약 3만 명의 직간접 고용 창출, 해양 플랜트 산업 국산화 계기 마련, 회수율 213%(투자비 11억 달러 대비 회수액 24억 달러)라는 성과를 냈다. 장일식 조선대 교수는 “우리나라가 천해(얕은 바다) 시추에서 심해(깊은 바다) 시추로 넘어가는 변곡점에 서 있는 듯하다”면서 “침체했던 자원 개발 업계에 주어진 귀중한 기회인 만큼 잘 살렸으면 하는 마음”이라고 전했다.

한국은 1966년 포항 앞바다를 시작으로 국내 해저 자원에 대한 석유 가스 탐사를 꾸준히 진행하고 있다. 1972년 셸사의 돌고래-1구조 탐사 시추를 시작으로 현재까지 국내 대륙붕에서 총 48공을 시추했다. 이 가운데 1998년 울릉 분지 고래-5(B5층)구조에서 약 131bcf(billion cubic feet·10억 세제곱피트)의 가스를 발견했고 2003년 고래-5구조에서 추가적으로 52bcf의 가스를 발견해 이듬해 상업 생산에 돌입했다. 바로 동해-1가스전이다. 2005년 동해-1가스전 인근 약 5㎞ 거리의 고래-8구조에서 약 33bcf의 가스를 추가 발견했고 2016년 7월 동해-2 가스전에서 가스와 초경질유 생산을 시작했다.

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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