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①군사적 대응 폭 넓혀 놓고 
②북한과의 관계 개선 여지도
③극단적 결정 시 책임 소재 우려도
경기 연천군 육군 5사단에서 경계작전을 수행하는 장병들. 육군 제공


정부가 3일 꺼내 든 '9·19 군사합의 효력 정지' 카드는 "북한과의 관계 개선 여지는 남겨야 한다"는 취지의 선택으로 일단 받아들여진다. 향후 적극적인 군사적 대응을 위한 멍석을 깔기는 하지만, 극단적 대응으로 자칫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너지는 않겠다는 것이다. 합의가 이미 사문화된 상황에서, 폐기보다는 효력 정지에 더 실익이 있다는 계산도 했을 것으로 보인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3일 한국일보 통화에서 "9·19 군사합의 전면 폐기를 선언했을 경우 다시 주워 담기가 어렵다"고 지적했다. 반면 효력을 정지했을 경우 "사실상 폐기 효과를 보면서도 폐기 선언에 비해 북한을 덜 자극하고 정치적 부담도 줄일 수 있다"는 게 양 교수의 분석이다. 이에 더해 군사합의 무효를 사실상 공식화한 북한과 달리 '정상 국가로서의' 합리적 판단을 내린다는 점을 대외적으로 부각하겠다는 전략이라는 해석도 덧붙였다.

다른 북한 전문가들도 '군사적 운신의 폭을 넓힌 행보'라는 분석을 내놓는다. 이번 군사합의 효력 정지 선언이 비(非)군사적 대응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의 대응인 동시에 앞으로 북한의 도발이 지속될 경우 즉각적인 대응을 할 수 있도록 길을 터 놓은 결정이라는 것이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이번 효력 정지로 우리 군도 서해상 위성항법장치(GPS) 전파 교란에 적극적으로 맞대응하거나, 어선 보호 조치 등을 더 적극적으로 펼칠 수 있는 명분이 생겼다"며 "효력 정지된 9·19 군사합의를 원상복구하는 과정 또한 향후 북한과의 협상 카드로 활용 가능한 부분도 있다"고 했다.

폐기를 선언했을 때 따를 정치적 부담도 피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홍 실장은 "곧장 폐기를 선언할 경우 남북 간 긴장감을 더 키우고, 대통령의 정치적 책임 또한 커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우리 정부 입장에서는 북한의 도발이 당장은 불쾌할 수 있지만 냉철함이 필요하다"며 "굳이 극단적 강수를 둬 상황을 더 악화시킬 필요는 없다"고 조언했다.

한국일보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26036 "범죄 조회 깨끗" '밀양 성폭행' 가담 부정에... "판결문에 이름 있는데?" 진실공방 랭크뉴스 2024.06.26
26035 "1억5000만원 위약금 물더라도 취소"…집값 치솟는 1기 신도시 무슨일 랭크뉴스 2024.06.26
26034 경찰·노동부, '31명 사상' 화성 화재 아리셀 압수수색(종합) 랭크뉴스 2024.06.26
26033 모처럼 '아기울음' 커졌다…4월 출생아 19개월 만에 증가 랭크뉴스 2024.06.26
26032 '젊은 공무원 잡으려면 31만원 올려야···' 공무원 노조 임금 인상 요구 랭크뉴스 2024.06.26
26031 "계약금 2배 주고 취소"…치솟는 1기 신도시 아파트 가격 랭크뉴스 2024.06.26
26030 [현장] "신원 확인 대체 언제" 애타는 유족… 영정 없이 국화만 놓인 분향소 랭크뉴스 2024.06.26
26029 황정음 고소한 상간녀 누명 여성…"돈 목적 아냐" 1390자 호소 랭크뉴스 2024.06.26
26028 심경 밝힌 강형욱, “길에서 마주치면 어떤 말씀이든…” [이런뉴스] 랭크뉴스 2024.06.26
26027 [속보] 경찰, ‘31명 사상’ 화성 화재 관련 아리셀 압수수색 랭크뉴스 2024.06.26
26026 "금두꺼비도 하늘은 못이겨"…부산 해수욕장 비명 터졌다, 무슨 일 랭크뉴스 2024.06.26
26025 [지평선] 누가 그나마 더 멀쩡한가 랭크뉴스 2024.06.26
26024 [속보] 경찰, ‘화성 일차전지 화재’ 공장 압수수색 랭크뉴스 2024.06.26
26023 “이주노동자 ‘안전제일’ 구호 외치는 게 교육 전부”…재해 무방비 랭크뉴스 2024.06.26
26022 청문회도 ‘의새’ 공방… 복지차관 “의협 간부도 같은 실수” 랭크뉴스 2024.06.26
26021 ‘롯데 3세’ 신유열 시대 본격화… 日 지주사 이사로 랭크뉴스 2024.06.26
26020 유부남에 자녀도 있는데‥제자에게 연애편지? '발칵' 랭크뉴스 2024.06.26
26019 [단독]보증금 떼먹은 악성임대인 ‘일벌백계’한다더니···형사조치 6% 뿐 랭크뉴스 2024.06.26
26018 “책의 매력 온 나라에”…정부 지원 끊긴 서울국제도서전 ‘북적’ 랭크뉴스 2024.06.26
26017 [2보] 경찰·노동부, 화성 화재 관련 아리셀 압수수색 랭크뉴스 2024.06.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