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국방부 조사본부,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영장청구서에 "VIP 격노는 망상" 표현
항명수사 또 다른 외압 의혹으로 갈 수도
해병대 채모 상병 사망사건을 수사하다가 보직 해임된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대령)이 지난달 17일 서울 용산구 중앙군사법원에서 열린 항명 등 혐의에 관한 4차 공판에 출석하며 마중 나온 전 해병대 동료와 경례하고 있다. 뉴시스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대령)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한 군검사가 영장청구서에 허위 사실을 기재한 혐의로 군사경찰에 소환 조사를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3일 한국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국군 최고위 수사기관인 국방부 조사본부는 지난달 29일 군검사 A소령을 허위공문서작성 및 동 행사 사건 피의자 자격으로 불러 조사했다. 조사본부는 A소령을 상대로 △박 대령을 항명 혐의로 입건해 수사한 경위 △박 대령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한 경위 △영장청구서 작성 과정 등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A소령은 박 대령을 항명 및 상관명예훼손 혐의로 수사하고 기소했다. A소령이 속한 국방부 검찰단은 △박 대령의 집단항명수괴 혐의 입건(지난해 8월 2일) △사건기록 회수(8월 2일) △구속영장 청구(8월 30일) △불구속 기소(10월 6일) 모두에 관여했다. 현재 진행 중인 박 대령의 항명 혐의 공판 공소유지(재판에서 유죄를 입증하고 적정 형량을 받아내는 과정)도 그가 맡고 있다.

이번에 문제가 된 건 A소령이 작성한 박 대령의 구속영장 청구서다. 그는 청구서에서 "박 대령은 항명 혐의로 입건된 이후, 통화·문자 기록을 지워 포렌식 과정에서 관련 대화나 메시지 등이 발견되지 않도록 했다"고 적시하며 구속영장 발부 요건인 '증거인멸 우려'를 강조했다. 또 "박 대령의 'VIP 격노설' 주장은 김계환 해병대사령관 등 진술을 종합하면 망상에 불과하다"고 적기도 했다.

박 대령은 "A소령이 사건 관계자 진술 중 유리한 부분만 왜곡해 영장청구서를 작성했다"며 올해 3월 고소했다. 박 대령은 "통화나 문자 내역도 삭제한 바가 전혀 없고, 휴대폰 포렌식에서도 통화나 문자 내역이 그대로 현출됐다"고 주장했다. 또 "A소령이 김 사령관과 대통령실 참모들과의 통화 내역에 대한 확인조차 하지 않고 'VIP 격노설은 망상에 불과하다'고 적은 것 역시 허위 사실"이라고 덧붙였다.

군검사의 구속영장 청구 경위 수사는 현재 진행 중인 ①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수사외압 의혹 수사 ②군사법원이 심리 중인 박 대령 재판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 사실관계가 미처 확인되지 않은 상태에서 구속영장을 청구하고, 그 영장청구서에 불확실한 내용을 단정적으로 기재한 과정에 외압이 존재했을 수 있다는 의혹이 제기되기 때문이다. 박 대령 입건 당일인 작년 8월 2일 윤석열 대통령과 이종섭 당시 국방부 장관이 세 차례 통화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이런 의혹은 더욱 커지고 있다. 박 대령 측은 구속영장을 청구한 군검찰에도 부당한 힘이 가해졌을 수 있다고 의심한다.

한편 채 상병 사망사건 수사외압 의혹을 수사 중인 공수처는 이날 김모 전 국방부 조사본부 수사단장을 다시 불러, 당시 재조사 과정에 부당한 압력이 있었는지 조사했다. 김 전 단장은 지난해 8월 9일 경찰에서 회수된 해병대 수사단의 수사기록을 넘겨받아 재조사한 뒤,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 등 6명의 업무상과실치사 혐의가 인정되지 않는다는 결론을 내는 과정에 관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일보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27656 이스라엘, 후티 근거지 보복 공습‥첫 예멘 타격 랭크뉴스 2024.07.21
27655 "유튜브로 신상 폭로할게요"…전 직장 상사 협박한 20대 무죄 랭크뉴스 2024.07.21
27654 ‘문자 해고 논란’ 아사히글라스…대법 “하청 근로자 직접 고용하라” [민경진의 판례 읽기] 랭크뉴스 2024.07.21
27653 우크라 전장에 ‘가성비 무인 탱크’ 등장…기술 무장 스타트업 참전했다 랭크뉴스 2024.07.21
27652 “선생님 안 할래요”…교육 현장을 떠나는 세계의 교사들 [일당백] 랭크뉴스 2024.07.21
27651 뇌졸중 진료 붕괴 초읽기 들어갔다 랭크뉴스 2024.07.21
27650 ‘부상 투혼’ 트럼프와 ‘턱수염’ 밴스의 이미지 전략…정치적 시너지는? [박영실의 이미지 브랜딩] 랭크뉴스 2024.07.21
27649 “북한은 뇌물 공화국”…사선 넘어온 북한 외교관의 폭로 ③ [뒷北뉴스] 랭크뉴스 2024.07.21
27648 트럼프 재집권하면 한국 경제에 득일까, 실일까[산업이지] 랭크뉴스 2024.07.21
27647 서울 전셋값 고공행진…원인은 '공급'에 있다?[아기곰의 부동산산책] 랭크뉴스 2024.07.21
27646 이재명 제주·인천 경선서 압승…국민의힘 ‘공소 취소’ 공방 계속 랭크뉴스 2024.07.21
27645 정치 팬덤→증오→폭력…야만의 시대로 돌아가나 랭크뉴스 2024.07.21
27644 충남 수박 재배산지 60% 이상 침수…'수박 대란' 재연되나 랭크뉴스 2024.07.21
27643 [벤처하는 의사들] “세계 최초 혈관성 치매 치료제 개발 넘어 뇌 회춘까지” 랭크뉴스 2024.07.21
27642 트럼프 주치의 “피격 흉터 2㎝…청력 검사 예정” 랭크뉴스 2024.07.21
27641 ‘IT대란’ 항공사들 “서비스 재개”…2만여편 지연에 피해 지속 랭크뉴스 2024.07.21
27640 전국 대부분 지역에 장대비 계속…전남 남부 최대 120㎜ 이상 랭크뉴스 2024.07.21
27639 "로또도 특검하자"…1등 당첨 63명에 또 의심받는 '로또 신화' 랭크뉴스 2024.07.21
27638 “그냥 집에만 있어요”...아무 것도 안하는 대졸자 ‘역대 최대’ 랭크뉴스 2024.07.21
27637 영국 가는 한진 조원태… 보잉 항공기 30대 계약 눈앞 랭크뉴스 2024.07.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