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수심 1000m 이상 심해 시추공 뚫는데 1000억원 이상 들어
올해 배정된 유전개발출자사업 ‘390억원’ 불과
기재·산업부 “내년도 예산안 협의해 조정할 것”
해외 메이저 기업 유치 계획도 有

정부가 포항 앞바다에 최대 140억 배럴의 대규모 석유·가스가 매장돼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힌 가운데, 향후 탐사 시추와 가스전 구축에 필요한 재원을 어떻게 마련할지 이목이 쏠린다. 정부는 정부와 가스공사 재원 외에 해외 기업의 투자를 유치해 비용을 충당한다는 계획이다.

3일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심해 시추공 하나를 뚫는 데에만 1000억원 이상의 재원이 소요된다. 석유공사 관계자는 “앞서 2021년 상업 생산을 마친 동해 가스전의 경우 시추 작업을 할 때마다 200억~300억원의 돈이 들었는데, 이번에는 한 번 시추하는 데에만 1000억원 이상의 재원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지난 1998년 발견한 동해 가스전은 수심 100~150m 정도에 불과한 ‘천해’에서 시추 작업을 했지만, 이번에는 수심이 1000m에 달하는 ‘심해’에서 시추 작업을 진행해야 하기 때문이다.

동해가스전./한국석유공사

정부는 포항 영일만에서 올해 말부터 본격적으로 석유·가스 시추 작업에 돌입할 예정이다. 산업부 고위 관계자는 “올해 말부터 2026년까지 지속적으로 시추에 도전할 계획”이라며 “최소 5번 이상 시추를 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2021년 가동을 종료한 동해가스전도 10번의 실패 이후 11번 만에 시추에 성공했다. 1회 시추 비용을 최소 금액인 200억원으로 산정해도, 2000억원 이상 들어간 셈이다. 시추 비용이 많이 들긴 했지만, 사업성은 나쁘지 않았다. 동해가스전은 18년 동안 가동되며 매출 2조6000억원에 순이익 1조4000억원을 남겼다.

이번 포항 앞바다 가스전은 1회당 시추 비용이 4~5배 정도 더 든다. 시추를 10차례 이상 시도할 경우, 시추 비용만 1조원 이상이 들어간다는 얘기다. 때문에 정부와 석유공사는 이번 심해 가스전 시추와 관련 ‘신중’·'효율’·'효과적’으로 하겠다는 입장을 강조했다.

업계에 따르면 심해 시추의 성공률은 20% 수준이다. 시추공을 5번 뚫었을 때 한 번 정도 성공한다는 얘기다. 정부가 심해 가스전 탐사 시추 계획을 5회로 상정한 것 역시 이러한 성공률을 반영한 것으로 전해졌다.

산업부 고위 관계자는 “이번에 심해 시추공을 한 번 뚫는데 1000억원 정도 드는 만큼 10번 이상 시도할 여력은 없다”며 “단번에 성공하긴 어렵겠지만 효율적·효과적으로 빠른 시일 내 성공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올해 말부터 탐사 시추에 나서는 만큼 정부 예산도 늘어날 전망이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올해 석유공사가 배정받은 석유·가스 등 시추를 위한 유전개발출자사업 예산은 390억원에 불과하다. 정부 재원과 공사 출자 비용이 절반씩 들어간 수치다.

반잠수식 석유시추선./조선DB

정부는 정부 재정과 공사 수익금 외에도 향후 해외 메이저(주요) 회사들의 투자를 받아 시추 작업 및 개발비를 충당할 계획이다. 정부 관계자는 “내년도 석유·가스 시추를 위한 총예산 집행액은 아직 안 정해졌으나, 내년도 예산안에 정부와 공사가 재정을 절반씩 감당하는 내용이 포함될 것”이라면서 해외 민간 기업의 지분 참여형 투자에 대한 가능성을 열어놨다.

이 관계자는 “가스전 지분 매수에 관심을 보이는 해외 메이저 기업에게 지분을 일부 떼어주는 대신 투자 비용을 선(先) 지급받아 재원을 충당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예컨대 해외 민간기업이 30%의 지분을 원한다면 협의를 통해 지분을 넘겨주고, 지분에 해당하는 투자비용을 먼저 받는 식이다. 이후 나머지 70%의 지분에 대해서만 정부와 공사가 재정을 절반씩 부담하게 된다.

일부 해외 기업이 참여 의사도 타진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산업부와 공사 측은 포항 가스전 관련 지분 매각 등을 논의 중인 구체적인 해외 기업에 대해 공개할 수 없다고 했다.

정부는 올해 말 탐사 시추를 진행하고, 내년 상반기 중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심해 가스전은 상업 생산 가동 시기는 2035년으로 잡았다.

산업부와 석유공사는 “아직 탐사가 실시되지 않은 지역에 대해서도 평가를 통하여 추가 유망구조를 도출할 예정이며, 심해 자원개발에 대규모 투자와 기술력이 요구되는 점을 고려해 해외 메이저 자원개발 기업을 유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조선비즈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29266 EU, 중국산 전기차에 최대 48% ‘관세 폭탄’ 예고 랭크뉴스 2024.06.13
29265 美 "G7서 우크라와 양자 안보협정 체결…미군 참전은 아냐" 랭크뉴스 2024.06.13
29264 37세 '먹방 유튜버' 갑자기 사망…원인은 "비만으로 인한 심장마비 추정" 랭크뉴스 2024.06.13
29263 美 5월 CPI 상승률 3.3%로 둔화…Fed, 연내 금리 인하 진행 부담 줄어 랭크뉴스 2024.06.13
29262 [사설] ‘대북 송금’ 이재명 기소, ‘檢 창작’ 둘러대지 말고 진실 밝혀라 랭크뉴스 2024.06.13
29261 프랑스 가수 프랑수아즈 아르디 80세로 별세 랭크뉴스 2024.06.13
29260 미국 소비자물가지수 3.3% 상승···예상치보다 낮아 랭크뉴스 2024.06.13
29259 美 "하마스와 휴전안 이견 좁히려 노력…흥정할 시간 끝났다" 랭크뉴스 2024.06.13
29258 화난다고 뛰면 더 화나…연구된 분노 해소법은 진짜 쉽다 랭크뉴스 2024.06.13
29257 다급해진 마크롱, 극우 맹공…"제대로 일 못했다" 자책도 랭크뉴스 2024.06.13
29256 [르포]역시 ‘슈푸스타’… 푸바오, 데뷔 첫날부터 낮잠에 관람객은 무한 대기 랭크뉴스 2024.06.13
29255 韓, 카자흐 핵심광물 우선권 확보…SK에코, 리튬광산 개발한다 랭크뉴스 2024.06.13
29254 어머니의 편지 "누가, 왜 구명조끼 없이 수중수색 지시했나요" 랭크뉴스 2024.06.13
29253 서울의대 이어 연세의대도 집단휴진 가세…'빅5' 모두 문 닫나 랭크뉴스 2024.06.13
29252 [단독] 규정 없어 김건희 사건 종결했다는 권익위, 과거엔 “배우자 알선수재 가능” 랭크뉴스 2024.06.13
29251 “윤석열 대통령의 출구...개헌밖에 방법이 없다” [막전막후] 랭크뉴스 2024.06.13
29250 먹성도 장난기도 그대로…푸바오 ‘이상 무’ 랭크뉴스 2024.06.13
29249 "음란물 중독된 아마존 부족" 보도, 가짜뉴스였다…NYT 발끈 랭크뉴스 2024.06.13
29248 맨발로 흙 감촉 느끼며 걸을 땐··· ‘이런 질환’ 조심하세요 랭크뉴스 2024.06.13
29247 뉴욕증시, FOMC 결과 앞두고 인플레 지표에 고무돼 상승 출발 랭크뉴스 2024.06.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