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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지엠이 배기 파이프와 등속조인트, 서스펜션 등 차량 하부 주요 부품과 철판 상당 부위에 녹이 생긴 신차를 판매하고도 문제가 없다는 태도로 일관하고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

A씨가 구매한 쉐보레 트래버스 배기 파이프에 녹이 슬어 있다. 독자 A씨 제공


특히 한국지엠은 해당 차량이 신차임에도 불구하고 수리 외에는 교환이나 환불 등 어떤 조치도 불가하다는 태도를 보여 소비자의 권리를 내팽개치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3일 A씨에 따르면 그는 지난달 초 쉐보레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트래버스 신차 구매 계약을 맺었다. 영업사원이 2023년 7월 재고분이 딱 한 대 있는데 더 많은 할인을 받을 수 있다고 권유했다는 것이다. A씨는 재고라는 말이 신경 쓰여 혹시 하자가 있는 차량이 아닌지를 거듭 물었고, 영업사원은 신차이기 때문에 전혀 문제가 없다고 대답했다고 한다.

A씨가 계약한 트래버스는 지난달 10일 그가 지정한 차량용품점에 도착했다. 새 차에 필요한 용품 구매도 할 겸 그곳에서 차를 받기로 한 것이다. 하지만 몇 시간 뒤 용품점 직원에게서 문자메시지가 왔다. 차에 녹이 있다는 내용이었다.

트래버스 신차 하부 배기 파이프와 프로펠라 샤프트 등에 녹이 껴있다. 독자 A씨 제공


깜짝 놀란 A씨는 차를 판매한 영업사원에 문자메시지를 보내 ‘녹이 있다’고 알렸고, 그 영업사원은 ‘자사 차량은 그런 경우가 많고, 운행하면 차츰 녹이 사라진다’고 설명했다고 한다.

이 같은 영업사원의 설명에 수긍할 수 없었던 A씨는 인근 쉐보레 정비소에서 전문가에게 신차 검수를 받게 해 달라고 요청했다. A씨에게 차를 인도한 영업 사원은 그 용품점에서 차를 다시 받아 인근 쉐보레 정비소를 찾았고, A씨는 담당 정비사로부터 전화로 녹 발생 부분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고 한다.

당시 정비사는 ‘기능적으로는 아무 이상이 없으니 타도 되며, 도장 면이 상한 것도 없다’고 A씨를 안심시켰다고 했다.

나흘 뒤인 14일 A씨는 평소 거래하던 정비소에 들렀다. 오랫동안 평택 PDI 센터(차량 인도 전 사전 검사소)에 서 있던 차라 엔진오일이라도 갈아줘야겠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아이고, 어떻게 이런···.”

차를 들어 올리던 정비사의 탄식에 다른 정비사 여럿이 A씨 차로 달려왔고, 그는 자신의 눈을 의심했다. 차량 하부 상당 부위에 녹이 발생했고, 머플러에 연결되는 배기관은 정도가 심해 당장이라도 관이 부식돼 깨질 것 같은 생각도 들었다.

정비사들은 A씨의 차를 한참 살펴보더니 “이거 중고차”냐고 물었다고 한다. ‘새 차를 구입한 것’이라고 답하자, 담당 정비사는 “제가 엔진오일을 갈아주면 교환해주지 않는 사유가 될 수 있으니 오일 교체 작업은 하지 않겠다”고 말했다는 것이다.

나중에 알고 보니 영업사원이 2023년 7월 재고분이라고 밝힌 이 트래버스 차량은 2022년 8월 미국에서 생산돼 한국으로 수출, 2023년 3월 평택항 PDI에 입고된 차량이었다. 생산 이후 2년 가까이 미국과 한국 평택항에 장기 주차된 차량인 셈이다.

업계에 따르면 평택 PDI에 장기 주차된 차량의 경우 빗물뿐만 아니라 때때로 바닷물까지 같이 쓸려와 6개월 이상 장기 보관하면 녹이 심하게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트래버스 등속조인트 부분에 녹이 슬어 있다. 독자 A씨 제공


A씨는 차를 못 타겠다는 의사를 영업사원에게 전했다. 영업사원은 재차 규모가 더 큰 쉐보레 정비소에서 차를 다시 보자는 의견을 제시했고, A씨는 더 큰 정비소를 찾았다고 한다.

그 정비소의 의견은 최초 정비소의 의견과 달랐다. ‘교체가 가능하지 않은 차체에도 녹이 있고, 향후 번질 우려가 있는 도장 면의 녹 발생도 있다’고 확인을 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영업사원은 자신이 교환해줄 권리는 없다면서 언더 코팅을 해줄 테니 차를 타라고 권했다.

A씨는 영업사원의 제안을 거절하고 쉐보레 공식 홈페이지 ‘1:1 상담신청’에 해당 차량 건을 남겼고, 지난달 23일 한국지엠 고객케어팀 담당자와 통화를 할 수 있었다고 한다.

하지만 그 담당자는 영업사원처럼 교환할 수 없다는 답변을 했다. ‘녹이 발생할 수 있지만 기능상의 문제가 아닌 만큼 애프터서비스(A/S)를 통해 수리하는 방법밖에 없다’고 주장한 것이다.

A씨는 “차를 받자마자 뜯을 거였으면 중고차를 사지 왜 새 차를 사겠느냐”면서 “지금도 차는 주차장에 서 있는데, 차를 판 영업사원은 ‘제게는 권한이 하나도 없다’고 하고 본사 고객 담당은 ‘영업사원에게 말하라’고 쳇바퀴를 돌리고 있다”면서 분통을 터트렸다.

한국지엠은 “고객과 상담을 진행 중이며, 원만하게 해결될 수 있는 제시안을 내고 있다”고 했다.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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