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1975년 박 정부 "포항 인근에 석유 매장" 발표
정부에 보고된 '원유 샘플' 결국 경유 비중 높아
인근 해역 계속 시추했지만 원유 발견되지 않아
윤석열 대통령이 3일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첫 국정브리핑에서 "포항 영일만 앞바다에서 막대한 양의 석유와 가스가 매장돼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물리탐사 결과가 나왔다"고 발표했다. 사진은 유망구조 도출지역 지도. 뉴스1


3일 윤석열 대통령이 최대 140억 배럴의 석유가 매장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발표한 '포항 영일만' 일대는 과거 박정희 대통령 시절에도 '석유 발견 해프닝'이 있었던 곳이다. 당시 정부 발표의 계기가 된 '포항 영일만 원유'라고 보고됐던 물질에선 인위적 정유 과정을 거쳐야 나오는 '경유' 성분만 나왔다.

1974년 박정희 정부는 1차 석유 파동으로 물가상승률이 20%대로 치솟자 석유 수급을 자체적으로 해야 한다는 판단을 내렸다. 박정희 정부는 1964년 시추한 적 있는 경북 포항시 인근 해역을 석유 탐사 및 시추 작업 최종 후보지로 결정하고 1975년 시추에 착수했다.

박정희 정부가 포항 영일만 일대 뚫은 시추공은 3개였다. 3곳의 지점의 상황에 따라 시추를 진행하다 1975년 12월 화강암층을 뚫고 1.475km 지점을 지난 시추공 한 곳에서 검은 액체가 나오기 시작했다고 한다. 당시 흘러나온 검은 액체의 양은 드럼 한 통 정도였지만이 검은 액체는 정부에 '원유 샘플'로 보고됐다. 박정희 정부는 해당 샘플을 원유라고 판단하고 다음해 1976년 1월 기자회견을 통해 "포항에서 석유가 발견됐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발표 당시 원유 샘플로 보고된 물질이 정말 원유인지는 확인되지 않은 상태였다. 이에 정부 관계자들은 민간 정유회사에 개별적으로 성분 분석을 진행했고 원유가 아닐 가능성이 높은 결론이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원유라면 휘발유, 경유, 등유, 증유, 가스 등 여러 물질이 뒤섞여 있는 것으로 나와야 하는데 '경유' 성분 비중이 굉장히 높게 나왔다는 것이다. 여기에 당시 발견 지점 인근에서도 더 이상 원유로 추정할 수 있는 물질이 발견되지도 않았다.

이후 박정희 정부의 '석유 발견' 발표는 해프닝으로 정리됐다. '원유 샘플'은 시추 기계에서 사용한 정유가 흘러나온 것이거나 경유 비중이 굉장히 높은 독특한 원유 극소량이 하필 시추 지점에 있었던 게 아니냐는 추측이 제기되는 선에서 일단락됐다.

한국일보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27279 [단독] 러, 국방대표단 방북 직전 한국 고위급과 접촉...남북 사이 팽팽한 줄다리기 외교? 랭크뉴스 2024.07.20
27278 또 김호중 따라하기? 전복 사고 내고 도망간 40대 "음주 아닌 졸음운전" 랭크뉴스 2024.07.20
27277 日 젠지 여성 다 모였다…큐텐재팬의 인기 비결은? 랭크뉴스 2024.07.20
27276 "음주운전은 예비살인"이라던 尹... '체리 따봉' 행정관 만취운전은 미온적 대응? 랭크뉴스 2024.07.20
27275 민주당 당권레이스 시작…'어대명' 속 제주·인천부터 경선 랭크뉴스 2024.07.20
27274 [영상] 서이초 1주기 장대비 속 이어진 추모식 "교육 현장은 바뀌지 않았다" 랭크뉴스 2024.07.20
27273 MS발 'IT 대란'... 전 세계 항공·금융·통신, 한꺼번에 마비됐다 랭크뉴스 2024.07.20
27272 [1보] IT대란 속 뉴욕증시 3대지수 하락 마감…다우 0.9%↓ 랭크뉴스 2024.07.20
27271 [뉴욕유가] 중동 휴전 기대감·中 수요 우려에 급락…WTI 3.25%↓ 랭크뉴스 2024.07.20
27270 "여기가 한국이야, 일본이야?"…너도나도 여행가더니 관광객 무려 랭크뉴스 2024.07.20
27269 아이티 이주민 보트 화재로 40명 사망…"종교의식 벌인 듯" 랭크뉴스 2024.07.20
27268 美합참의장 "中과의 전쟁 승리 자신…미래전쟁은 대규모 분쟁" 랭크뉴스 2024.07.20
27267 "안아보고 싶다"더니…11개월 조카 아파트 24층서 던져 살해한 고모 랭크뉴스 2024.07.20
27266 아디다스 '반유대주의' 비판에 모델 하디드 광고 교체 랭크뉴스 2024.07.20
27265 아파트 엘리베이터 앞에 나타난 ‘이 멸종위기종’…이송 중 숨져 랭크뉴스 2024.07.20
27264 "테슬라, IT대란에 생산라인 일부 멈춰"…머스크 "공급망 발작" 랭크뉴스 2024.07.20
27263 부산 급경사서 유치원 버스 60여m 뒤로 밀려 사고…15명 부상(종합) 랭크뉴스 2024.07.20
27262 근무 중 숨진 전주페이퍼 청년, 정밀부검 결과 사인은 '심장마비' 랭크뉴스 2024.07.20
27261 브라질 룰라 "11월 APEC 정상회의 참석…중국과 일대일로 논의" 랭크뉴스 2024.07.20
27260 “저 차 좀 수상한데”…음주운전 3번 검거한 ‘매의 눈’에 딱 걸렸다 랭크뉴스 2024.07.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