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지난해 말 폴란드와 체결한 K9 자주포 2차 계약의 최종 성사 여부가 이달 말 판가름 난다. 이 계약이 효력을 가지려면 이달까지 당국 간 별도의 금융 계약이 추가로 체결돼야 한다.

업계는 계약이 무산되는 상황까지는 가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으나 기간이 지나 재협상을 하게 되면 우리 측 조건이 불리해질 수 있다고 본다. 최근 유럽 내에선 한국 방위산업을 견제하려는 움직임이 커지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K9 자주포. /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제공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해 12월 폴란드 군 당국과 K9 자주포 152문을 수출하는 2차 실행계약(Executive Contract)을 체결했다. 이는 지난 2022년 7월 체결된 672문 규모의 기본계약(Framework), 2022년 8월 체결된 212문 규모의 1차 실행계약 이후 1년 4개월 만에 체결된 후속 수출 계약이다. 기본계약은 구속력 없이 대략적인 규모만 합의하는 것이고 실행계약은 구속력을 가진다.

K9 2차 계약에는 한국 정부가 폴란드 측에 낮은 이율의 금융 지원을 추가로 제공한다는 조건이 달렸다. 올해 6월까지 양국 간 금융 지원에 대한 별도 계약이 체결되지 않으면 2차 계약은 효력을 잃는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2차 계약에서 일부 기술을 이전하고 폴란드 현지에서 유지·보수를 위한 부품 일부를 생산할 예정이었다. 이에 따라 수출되는 자주포의 수량은 줄었지만, 계약 금액은 커졌다. 1차 계약(212문) 당시 금액은 약 3조2000억원으로 한 대당 가격은 약 150억원이었다. 그러나 2차 계약(152문·3조4500억원)의 한 대당 가격은 227억원으로 약 1.5배 늘었다.

지난 2월 국회에서는 방산 수출을 위해 수출입은행(수은)의 자본금 한도를 기존 15조원에서 25조원으로 늘리는 수출입은행법 개정안이 통과됐다. 수은법은 특정 개인·법인에 대한 신용공여 한도를 자기자본의 40%로 제한하는데, 지난 2022년 폴란드와의 1차 계약에 6조원을 소진해 남은 지원 가능액이 없었기 때문이다.

다만 개정안은 자본금의 한도를 키운 것일 뿐 정부가 실제로 자본금을 납입해야 실효성이 있다. 기획재정부는 올해부터 자본금을 연간 2조원씩 투입해 5년에 걸쳐 순차적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방산업계는 수출 사업이 순조롭게 진행되기 위해선 연간 4조원 규모의 출자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피력하고 있다.

독일의 RCH 155 자주포가 이동 중에 사격을 하는 모습. 영국은 차기 자주포로 이 모델을 선정했다./KNDS 홈페이지 캡처

만약 이달 내 금융지원 관련 추가 계약이 성사되지 않으면 폴란드와의 재협상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 경우 폴란드가 우리 측에 제시하는 조건이 더 까다로워지거나, 최악의 경우 사업이 취소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 측에서도 2차 계약을 최대한 지키는 방향으로 힘쓰는 것으로 안다”면서도 “기업 차원에서는 손쓸 도리가 없어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유럽에서는 한국 방위산업을 견제하는 분위기가 확산하고 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지난 4월 프랑스 파리 소르본대에서 유럽연합(EU) 의회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한 연설에서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우리는 미국산 무기와 한국산 무기를 구매하는 것으로 대응해 왔다. 유럽의 자주국방을 위해 유럽산 군 장비를 더 많이 구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실제 영국은 지난달 차기 자주포 도입 사업에서 별도의 입찰 공고도 내지 않고 독일 KMW(크라우스-마파이 베그만)사의 ‘RCH 155′를 선정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록히드 마틴, 레오나르도 등과 컨소시엄을 맺고 K9 자주포 수출을 계획하고 있었지만, 현지 사격 평가 등 경쟁 절차도 거쳐보지 못했다.

조선비즈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25736 16개 시·군 산사태 특보…중부 많은 비 예보 랭크뉴스 2024.07.16
25735 배구선수 이재영, 은퇴 암시… “하지도 않은 학폭 인정 못 해” 랭크뉴스 2024.07.16
25734 닥치는대로 ‘어그로’ 끌고 갈등 유발… 막가는 정치유튜버들 랭크뉴스 2024.07.16
25733 [르포]경주서 ‘산사태 100배 위력’ 땅밀림 발견···도로·마을 인접 ‘위험천만’ 랭크뉴스 2024.07.16
25732 고교생 2명 탄 전동킥보드 60대 부부 덮쳐 부인 사망 랭크뉴스 2024.07.16
25731 '퍽! 퍽!' 지지자들 난투극‥막장 치닫는 '원-한' 갈등 랭크뉴스 2024.07.16
25730 "양해 부탁, 연락주면 차 뺀다" 장애인구역 車에 '코팅 메모' 랭크뉴스 2024.07.16
25729 대기업 역차별 vs 소상공인 보호…빵집 출점 '10년 규제' 풀릴까 랭크뉴스 2024.07.16
25728 사법정책자문위 "판사임용 경력 5년으로 줄여야…재판장은 10년" 랭크뉴스 2024.07.16
25727 대통령실 "위헌·불법적 탄핵 청문회 타협 안 해"‥불응 재확인 랭크뉴스 2024.07.16
25726 산책하던 아내, 킥보드에 치여 숨졌다…호수공원 60대 부부 날벼락 랭크뉴스 2024.07.16
25725 [사설] 육탄전으로까지 번진 여당 전대, ‘분당대회’ 소리 들리나 랭크뉴스 2024.07.16
25724 “공무원 말고 사기업”… ‘공시생’ 비중, 처음으로 밀렸다 랭크뉴스 2024.07.16
25723 '1조1천억원' 삼성화재 서초사옥, 다시 삼성금융 품으로 랭크뉴스 2024.07.16
25722 이원석, 尹탄핵청원 청문회 증인채택에 "사법을 정쟁으로 몰아" 랭크뉴스 2024.07.16
25721 “지붕에 수상한 사람 있어요”…총격 2분전 소리친 시민들 랭크뉴스 2024.07.16
25720 中 사망자 급증…2061년엔 1900만명 사망 랭크뉴스 2024.07.16
25719 초복 고기먹고 노인 3명 중태…경찰 “농약 성분 검출, 범죄 정황” [지금뉴스] 랭크뉴스 2024.07.16
25718 ‘백종원 선생님’ 말씀과 100만 폐업자 랭크뉴스 2024.07.16
25717 명품백 김건희, ‘국고 횡령’ 지시했단 말인가…꼬이는 해명 랭크뉴스 2024.07.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