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게임사들, 실적 부진으로 비용절감, 조직개편 추진
엔씨소프트 노조 “경영진 자아 성찰 모습 찾을 수 없어”
넷마블 노조 “계약기간 남은 계약직 해고, 이유 불확실한 팀 해체” 주장

지난 4월 2일 경기 성남시 분당구 웹젠 판교사옥 앞. 민주노총 산하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 IT위원회 소속 기업들이 피케팅을 벌였다. 넥슨(스타팅포인트), 스마일게이트(SG길드), 엔씨소프트(우주정복) 등 게임사 노조 뿐 아니라 네이버(공동성명), 카카오(크루유니언), 한글과컴퓨터(행동주의) 등 IT업체들도 웹젠 노조를 응원하기 위해 모였다. 웹젠 노조는 간부 부당해고 문제 등으로 지난 2022년부터 사측과 소송전을 벌이고 있는데, 지난 3월에는 임금·단체협상이 결렬되며 갈등이 심화됐다.

게임업계가 실적 부진으로 보릿고개를 보내고 있는 가운데 노조 리스크로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사측은 비용절감, 조직개편 등으로 돌파구를 마련하려고 하지만, 직원들은 고용 불안 등을 이유로 노조 활동에 적극 참여하고 있다. 올해 게임 시장 전망도 밝지 않아 게임사 노조들은 목소리를 더 높일 것으로 보인다.

엔씨소프트 판교사옥./뉴스1

웹젠, 노사 임단협 결렬… 엔씨소프트 노조, 경영진 비판
3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웹젠 노조는 최근 진행된 임단협에서 사측에 기본급 평균 560만원 인상안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사측은 올해 기본급을 5% 증액하는 안을 제시했다. 이를 전체 임직원 수로 단순 배분하면 1인당 300만원가량 오르는 셈이다.

양측이 입장을 굽히지 않고 팽팽하게 맞서자 4차례 협상 끝에 임단협은 결렬됐고 향후 교섭 일정은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웹젠 직원 수는 현재 500여명인데, 지난 2021년 출범한 노조 소속 직원은 약 100명 수준이다.

엔씨소프트 노조도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엔씨소프트는 최근 비개발·지원 부서 소속 직원을 중심으로 권고사직을 통보했다. 엔씨 노조는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전사 이메일을 통해 김택진·박병무 공동대표에게 “지금 당장 권고사직을 멈춰달라”고 요구했다. 노조는 “경영진은 업계 전반이 어렵다고만 하지, 자아 성찰의 모습은 그 어디서도 찾을 수 없다”며 “회사는 직원들을 수술대 위로 올리고 있지만, 우리는 어떤 설명도 들은 바 없다”고 주장했다.

지난 3월 시작된 임단협은 지난달 23일 타결됐다. 노사는 연봉 평균 350만원 인상 잠정안에 합의했고 조합원 1615명 중 1267명(78.5%)이 참여한 투표에서 찬성 1155표(91.2%)로 가결됐다. 구조조정으로 전체 직원(5000명)에서 10%가량을 감축하는 상황에서, 기존 직원들의 기본급은 오른 것이다.

넷마블지회 창립총회./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 제공

넥슨·엔씨소프트 이어 넷마블까지 노조 출범
게임업계에서 노조가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것은 실적 악화, 고용 불안 등으로 위기감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일각에선 게임사들이 스스로 제 발등을 찍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지난 2021년 게임업계에선 실적 호조로 대규모 임금 인상이 이어졌다.

당시 넥슨은 전 직원 연봉 800만원 인상, 크래프톤은 2000만원 인상, 엔씨소프트은 1300만원 인상 등에 나섰다. 웹젠의 경우 평균 연봉 2000만원 인상안을 발표했지만 임금 인상이 고위직에만 집중되고, 일반 직원들은 적었다는 사실이 드러나 직원들의 불만이 오히려 커졌다.

최근 게임 시장이 축소되면서 게임사들은 허리띠를 졸라맸고 직원들의 반발은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2018년 9월 게임업계 최초로 넥슨에 노조가 설립된 이후 스마일게이트, 엑스엘게임즈, 웹젠까지 5년 동안 노조 4곳이 생겼다. 그리고 지난해 엔씨소프트, NHN에서도 노조가 출범했다.

지난달에는 넷마블에도 노조가 생겨 게임업계 ‘3N’에 모두 노조가 생겼다. 넷마블 노조는 “넷마블은 보이지 않는 구조조정 중”이라며 “계약기간이 남은 계약직을 해고하고, 알 수 없는 이유로 팀을 해체하고, 직원 연봉을 동결했다. 인센티브 정책, 연봉 인상률 등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공정하게 결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발표한 ‘2023 대한민국 게임백서’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게임 시장 규모는 19조7900억원으로 2022년(22조2149억원) 대비 10.9% 감소했다.

김정태 동양대 게임학부 교수는 “확률형 아이템 규제 등으로 게임 개발자들은 창작 환경이 악화됐다고 느낄 것”이라며 “게임사들이 경영 악화로 비용 절감 조치를 시행하니 긴장감을 느낄 수밖에 없다”고 했다. 김 교수는 “게임 시장 규모에 걸맞게 노사가 상생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조선비즈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30676 교감 뺨 때린 초3 심리치료 필요한데…모친, 아동학대 고발당해 랭크뉴스 2024.06.05
30675 혼자 살던 20대 숨진 지 수개월 만에 발견... '고독사' 추정 랭크뉴스 2024.06.05
30674 "시대착오적 산유국 코미디" S-Oil 출신 이언주의 '직격' 랭크뉴스 2024.06.05
30673 교감 뺨 때린 초3, 보호자는 적반하장…'아동학대' 고발 당했다 랭크뉴스 2024.06.05
30672 日 제친 1인당 국민소득…한은 “수년 내 4만달러 달성” 랭크뉴스 2024.06.05
30671 검찰, ‘서울대 딥페이크 사건’ 또다른 주범 구속기소 랭크뉴스 2024.06.05
30670 '친윤' 이용, 문체부 2차관 검토… 장미란 1년 만에 교체되나 랭크뉴스 2024.06.05
30669 [영상] 싫어하는 정치인 얼굴에 음료수 투척…미소 지으며 유유히 떠난 여성 랭크뉴스 2024.06.05
30668 '밀양 집단 성폭행' 사건 20년만에 재조명…가해자 직장 해고까지 당해 랭크뉴스 2024.06.05
30667 낙선한 ‘친윤’ 이용, 문체부 2차관 검토…올림픽 앞두고 장미란 바뀌나 랭크뉴스 2024.06.05
30666 “전세계 핵탄두 9583발… 북한은 50발 보유” 日나가사키대 추산 랭크뉴스 2024.06.05
30665 밀양 성폭행 피해자와 가해자 대질조사 실화? 당시 뉴스 보니 [현장영상] 랭크뉴스 2024.06.05
30664 교감에 침 뱉고 뺨 때린 초등생… 이전에도 교사·학생 때려 2번 강제전학 랭크뉴스 2024.06.05
30663 '김정숙 인도 논란'에 문재인 "아내 등 떠밀려 가...호화 기내식 원천 불가" 랭크뉴스 2024.06.05
30662 22대 첫 본회의 보이콧 국힘 “거대 야당이 민심 조롱” 랭크뉴스 2024.06.05
30661 얼차려 받다 사망? ‘콜라색 소변’ 근육 녹는다는 신호일 수도[헬시타임] 랭크뉴스 2024.06.05
30660 서울시·산하기관 공공앱만 50개…잘 쓰지도 않는데 운영비 25억 랭크뉴스 2024.06.05
30659 윤 대통령 "자유롭고 건강한 언론 환경 만드는 데 최선 다할 것" [한국일보 70년 축사] 랭크뉴스 2024.06.05
30658 '김정숙 기내식' 6000만원 논란에, 文 "밥과 빵 선택했을 뿐" 랭크뉴스 2024.06.05
30657 1인당 GNI는 인구 5000만 이상 국가 중 세계 6위…통계 조정에 착시효과 우려도 랭크뉴스 2024.06.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