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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언론진흥재단 미디어정책리포트
캘리포니아저널리즘보존법 사례 분석
픽사베이

언론사 콘텐츠를 유통하는 온라인 플랫폼 기업에 ‘뉴스값’을 치르도록 할 경우 오히려 언론 생태계를 망가뜨릴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기사를 플랫폼에 게재하는 비용이 상승할 경우 플랫폼 기업이 뉴스 사업을 포기하면서 빈 자리를 저질 콘텐츠가 차지하게 되거나, 뉴스 수수료 대부분이 대형 자본에 넘어가 독립·지역 언론의 사정이 더 어려워질 수 있다는 것이다.

한국언론진흥재단은 지난달 30일 ‘캘리포니아 저널리즘 보존법(CJPA)과 플랫폼의 대응’이라는 제목의 ‘미디어정책리포트’를 내어 이러한 쟁점을 다뤘다. 캘리포니아 저널리즘 보존법은 “온라인 플랫폼 기업이 뉴스 콘텐츠를 게시하는 대가로 관련 광고 수익의 일정 비율을 언론사에 분배하도록 강제”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지난해 6월 캘리포니아주 의회 하원을 통과했고, 상원 의결을 기다리는 중이다.

캘리포니아주 의회가 이러한 법안을 추진한 배경은 미국 지역 저널리즘의 위기 때문이다. 미국에서는 매주 평균 2곳 이상의 지역신문이 문을 닫고 있는데, 이를 두고 ‘뉴스의 사막화’라는 표현마저 나온다. 미국 지역 언론은 2005년 8891개 매체에서 지난해 기준 6005개로 32%가 줄었고, 이들 언론사를 통해 유지되던 고용 역시 36만5000명(2005년) 수준에서 10만6000명(2023년)으로 70% 이상 사라졌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지역 중소 매체들을 위한 구제책으로 캘리포니아 저널리즘 보존법이 입안됐지만 법이 시행된다고 해도 의도했던 결실을 볼 수 있을지는 불확실하다는 것이 보고서의 주장이다. 당장 구글은 이 법안을 두고 “캘리포니아 주민들과 뉴스를 연결하는 데 비용을 요구하는 ‘링크세’(link tax)“라고 비판하며 캘리포니아 지역 뉴스 환경에 대한 투자를 중단하겠다고 밝히는 등 강하게 반발 중이다.

미국의 언론개혁 시민단체 ‘자유언론행동’은 이 법안에 대한 자체 시뮬레이션 결과, 지역에 밀착된 독립·비영리·소수인종 미디어는 지원금을 별로 받지 못하고, 대기업 소유 거대 미디어와 전국 단위 네트워크 방송사가 대부분을 가져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메타(페이스북)와 알파벳(구글)에서 유입되는 캘리포니아 지역 트래픽의 80% 이상이 대기업 웹사이트였고 지역 미디어는 2% 수준이었다는 것이다.

이미 유사한 실험은 여러 차례 있었다. 2021년 호주에서는 ‘뉴스미디어 협상법’을 도입했다가 구글과 메타의 강력한 반대에 부딪혔고, 2024년 메타가 호주 서비스 종료를 선언하기에 이르렀다. 지난해 캐나다에서도 ‘온라인 뉴스법’이 통과되자 페이스북이 캐나다 뉴스를 차단하는 바람에 산불 등 재난 상황에서 위기를 키웠다. 뉴스가 빠져나간 자리를 ‘밈’(meme)이 대체해 정보 접근성을 악화했다는 연구도 나왔다.

이러한 우려에 캘리포니아에서도 기사 게시 수수료가 아닌 이용자 데이터 이용에 대한 과세 등으로 법안을 다듬는 논의가 진행 중이다. 이번 리포트를 작성한 박영흠 언론재단 선임연구위원은 “플랫폼 전재료, 뉴스제휴평가위원회, 뉴스 저작권 분쟁 등이 계속되어 온 한국에서도 플랫폼을 비난·징벌의 대상으로 삼는 정책은 언론사에 부정적인 결과를 낳을 것”이라며 세심한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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