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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CTV·아이이치 공동제작 8부작 드라마
신장 배경 아름다운 자연과 주제 의식 호평
현대 중국이 소수민족 생각하는 방식 비평도
드라마 <나의 알타이> 포스터에서 편집


설산 아래 펼쳐진 푸른 숲과 초원, 양과 소를 키우며 평화롭게 사는 유목민, 마을 사람들과 어울리며 꿈과 사랑을 키우는 젊은 여성.

최근 중국에서 크게 인기를 끈 드라마 <나의 알타이>에서 볼 수 있는 장면이다. 신장위구르자치구를 배경으로 한 이 드라마는 아름다운 자연 풍경과 경쟁에 지친 사람들을 위로하는 메시지로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드라마 인기에 힘입어 신장 관광 붐도 불고 있다.

<나의 알타이>는 ‘무해한 치유드라마’라는 평이 지배적이다. 하지만 중국의 민족통합 정책이 강요하고있는 신장 지역의 ‘위장된 평화’를 정당화한다는 지적도 홍콩계 독립매체에서 나왔다.

신장 시골 마을 무대로 한 힐링 드라마

드라마 <나의 알타이>의 한 장면. 제작사 제공.


<나의 알타이>는 중국중앙TV(CCTV)와 중국 동영상 플랫폼 아이이치가 공동 제작한 8부작 드라마이다. 신장위구르자치구의 수도 우루무치에서 기차를 타고 14시간 걸리는 알타이의 시골 마을을 배경으로 펼쳐진다.

마을에서 태어난 젊은 한족 여성 리원슈는 작가를 꿈꾸며 대도시에서 직장생활을 하지만 괴롭힘을 당하고 실직한다. 이후 고향으로 돌아와 엄마 장펑샤와 함께 식료품점을 운영하며 살기 시작한다. 마을 사람들과 어울리며 도시의 경쟁 일변도의 삶에서 벗어나 성장해가던 중 유목민의 여름 야영지에서 카자흐계 청년 바타이를 만나며 사랑에 빠진다.

1979년생 한족 작가 리쥐엔이 1990년대 알타이에서 살던 경험을 바탕으로 한 수필이 원작이다. 리쥐엔은 어린 시절 카자흐계 목동들과 어울려 지냈으며 그의 부모도 식료품점을 운영했다.

알타이 위치. 지도에서 노란색으로 표시된 부분이다./위키백과


드라마는 지난 4월 프랑스 칸 TV드라마 페스티벌에서 처음 선보였으며 CCTV에서는 지난달 7일 방영됐다. 지난달 17일 기준 1억회 이상의 스트리밍 횟수를 기록했다. 중국의 영화 플랫폼 더우반에서 평점8.8을 얻으며 올 상반기 중국 드라마 가운데 1위를 기록했다.

넋을 잃고 바라보게 만드는 드라마 속 평화롭고 아름다운 풍경만으로도 치유가 되는데 ‘초원의 풀과 나무처럼 너 자신은 있는 그대로라도 괜찮다’는 메시지에 감동했다는 평이 대다수이다. 드라마에 등장하는 카자흐계 소수민족의 음악이나 세시풍속 등도 드라마의 매력을 더하는 요소로 꼽힌다.

텅총총 감독은 지난달 30일 제작 발표회에서 “세상이 유토피아는 아니지만 진실함, 선량함, 삶의 아름다움, 즉 ‘진선미’를 <나의 알타이>를 촬영하면서 관객들에게 가장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드라마 인기에 신장 여행 붐

나의 알타이


시청자들의 ‘알타이 앓이’는 무엇보다 신장 여행 붐으로 드러난다. 드라마의 배경인 부얼진현과 하바허현은 드라마 첫 방영 이후 열흘 만에 관광객이 44만5500명이 다녀갔다. 전년도보다 68% 증가한 수치이다. 지역 호텔은 6월 예약도 가득 찼으며 휴가철 관광 문의가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다고 전해진다.

중국 당국도 드라마의 성공에 고무됐다. 중국청년보의 지난 1일 보도에 따르면 마리 중국 문화여유부 산업발전부 부국장은 <나의 알타이>의 성공은 정부와 미디어 간 합작의 결과라며 “드라마가 신장 알타이 지역의 문화 및 관광 소비 성장을 주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란성신 중국공산당 알타이 지방위원회 선전부장은 “드라마는 독특한 시각과 생생한 서사로 알타이의 자연경관과 민족문화를 보여줬다”며 “알타이 관광의 고품질 발전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었다”고 말했다.

자연 풍경과 문화적 특색을 관광상품으로 연계해 농촌 발전을 이끌고 도농격차를 줄이는 것은 현재 중국공산당이 가장 신경 쓰는 시책이다.

드라마는 올해 프랑스 국적 항공사인 에어프랑스에서 서비스될 예정이다. 일본, 카자흐스탄, 말레이시아 등에도 수출 협상이 진행되고 있다. 이에 따라 ‘알타이 앓이’가 글로벌 차원으로 확산돼 관광객을 유치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도 나온다.

홍콩 독립매체 “의도치 않아도 선전”

드라마 <나의 알타이>에서 카자흐계 소수민족으로 등장하는 청년의 모습. 제작사 배포.


<나의 알타이>에 대한 평은 이처럼 찬사가 지배적이다. 다만 인터넷상에서는 “카자흐족은 이 드라마를 싫어할 권리가 있다”는 댓글이 종종 발견된다.

싱가포르에 사무실을 둔 홍콩계 독립매체 단전매는 지난달 30일 중국어권 매체 가운데 보기 드물게 비판적 기사를 냈다. 단전매는 중국이 2017년부터 신장에서 ‘반테러 및 민족통합’을 명목으로 재교육 수용소를 운영해 소수민족 주민을 상대로 중국어와 사상교육을 실시했던 사실을 언급하며 “극 중 목가적 삶은 의도했든 의도하지 않았든 선전”이라고 평했다.

[단독][‘중국의 화약고’ 신장위구르를 가다]입 맞춘 듯 “극단주의 오염 깨닫고 스스로 입학”…곳곳엔 CCTV중국 서북부 신장(新疆)위구르(웨이우얼) 자치구는 톈산(天山)산맥과 파미르고원이 관통하는 곳에 있다. 지난 17일 신장위구르 카스 시내에서 자동차로 40분쯤 거리인 수러(疏勒...https://www.khan.co.kr/world/china/article/201904230600045

단전매는 “(드라마에서 드러난) 소수민족 문화와 청년 문화에 대한 관심은 현대 환경에서 신선한 공기와 작은 희망이지만, 카자흐계 문화를 대표하는 민족 드라마라는 관점에서 보면 당혹감과 불편함이 가득하다”고 평했다.

보도에 따르면 주류 드라마가 소수민족 문화를 조명한 것은 이례적이지만 중국에서 대표적으로 탄압받던 카자흐계 소수민족의 문화와 삶은 한때 도시에서 직장을 얻을 만큼 성공한 한족 청년의 힐링을 위한 도구로 사용된다. 주인공은 알타이에서 현대화된 ‘한족의 가치관’과 생활방식을 유지하며 때때로 시골마을 여성들 사이에서 계몽가의 역할도 맡는다.

드라마 <나의 알타이>의 한 장면.


단전매는 드라마에서 한족이 소수민족을 보는 시선은 서구인들이 비서구인들을 ‘고귀한 야만인’으로 여기던 오리엔탈리즘적 시선과 흡사하다고 지적했다. 드라마의 악당은 광둥인이다. 개혁·개방 시기 사업수완을 발휘해 큰돈을 벌었으나 알타이의 목가적 삶을 파괴하려는 존재로 그려진다.

이 매체는 <나의 알타이>가 잘 만들어진 드라마라고 인정하면서도 드라마의 인기는 중국에서 경쟁과 불안에 시달리며 도시를 탈출하고 싶어하고 목가적인 삶을 동경하는 새로운 중산층이 출현했다는 사실을 반영한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중국에서 유행하는 티베트 불교 상품과 마찬가지로) 대중에게 저렴한 가격으로 제공할 수 있는 영적 치유상품”이라고 평했다. 나아가 ‘통합’을 추구하는 문화산업에서 “정체성 문제는 반드시 다시 표면화될 것”이라고 평했다.

불확실한 미래, 절을 찾는 중국 젊은이들대학생 샤오레이(가명·21)는 정원대보름을 하루 앞둔 지난 2월 23일 베이징의 유명 티베트 불교 사원 옹화궁(雍和宮)을 찾았다. 그는 향을 올리고 향을 태운 재가 담긴 유리...https://www.khan.co.kr/world/china/article/202308011636001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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