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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탄 떨어진 줄 알았는데 쓰레기더라고요.”

2일 오전 경기 안양시 만안구에 있는 안양남부시장은 마스크를 쓴 경찰과 소방 관계자 등으로 북적였다. “오물 풍선으로 의심되는 물체가 하늘에서 떨어졌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 등도 눈에 띄었다.

인근에서 해장국집을 운영하는 김연분(75)씨는 “한참 영업 준비를 하고 있는데 오전 9시 10분쯤 ‘퍽’하는 큰 소리가 들리길래 깜짝 놀라서 밖으로 나가보니 쓰레기가 담긴 비닐봉지가 떨어져 있었다”며 “뉴스에 나왔던 오물풍선 같아서 바로 119에 신고했다. 안 좋은 약품이라도 뿌려져 있을까 봐 가까이도 가지 못하겠더라”고 말했다.

2일 오전 경기 안양시 만안구 남부시장에서 발견된 북한 오물 풍선으로 추정되는 물체. 경찰과 소방, 군 등 관계당국은 해당 물체를 분석하고 있다. 경기도소방재난본부
⁹경찰과 소방 당국은 현장을 초동 조치한 뒤 이 물체를 군에 인계했다.



경찰청, “전날부터 이날 오전까지 514건 신고 접수”
북한이 지난달 28~29일에 이어 지난 1일부터 다시 대남 오물 풍선을 보내고 있다. 도서관, 시장, 산책로 등 도심 곳곳에서 오물 풍선이 발견되면서 시민들은 불안감을 호소하고 있다.
경찰청에 따르면 전날 오후 9시부터 이날 오전 5시까지 오물 풍선과 관련해 들어온 112 신고는 총 514건이다. 이중 물체를 발견했다는 신고는 295건이다.
지난 1차 오물 풍선 살포 당시에는 28일 오후 9시부터 29일 오후 5시까지 약 20시간 동안 총 299건의 경찰 신고가 접수됐었다.

2일 오전 4시 10분쯤 인천 미추홀구 용현동의 한 운전전문학원에서 대남전단이 발견됐다. 2일 오전 8시 기준 인천 지역에서 발견된 대남전단은 총 10개다. 사진 인천소방재난본부

서울에선 구로구와 영등포구, 마포구 등에서 신고가 집중됐다. 자동차 도로는 물론 아파트, 상가, 산책로 등 상당수가 도심에서 발견됐다고 한다.
이날 오전 5시 50분쯤 구로구 신도림동의 한 아파트 입구 앞에서도 오물 풍선이 발견됐다. 주민 이경식(62)씨는“아침에 산책하러 나왔는데 폴리스라인이 처져 있어서 물어보니 북에서 보낸 오물 풍선이 떨어졌다고 하더라”며 “사람들이 다수 사는 아파트 코앞에까지 이런 게 떨어졌다니 무섭다. 만약 저게 생화학 무기였으면 인명피해로 갔을 것 아니냐”고 걱정했다.
오물 풍선으로 추정되는 물체가 발견된 영등포구 안양천 산책로에서 만난 강신정(45)씨도“오물 풍선이 서울에 계속 떨어지는 걸 보니 ‘서울이 안전하지 않은 곳이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오물 풍선은 우리 집 앞에 떨어질 수도 있지 않으냐. 그래서 북한이 미사일을 쏜다고 할 때보다 더 겁이 난다”고 말했다.

1차 오물 풍선 살포 당시엔 강화군에서 1건의 신고만 접수됐던 인천에선 중구와 서구, 미추홀구 계양구, 부평구 등에서 신고가 이어졌다. 인천소방본부에 따르면 전날 오후 9시부터 이날 오전 8시까지 접수된 오물 풍선과 관련된 신고는 10건이다. 풍선엔 오물과 쓰레기 등으로 추정되는 물체가 들어있었다고 소방당국은 설명했다.
인하대 3학년 조모(22)씨는“전날 밤에 우리 학교 앞에 오물 풍선이 떨어졌단 얘기를 들었다. 수업 중이나 등교 중에 떨어질까 걱정”이라며 “풍선 안에 전단이나 오물 등이 들어있다고 하지만, 만약 대형폭탄 같은 걸 달고 오면 학생들이 밀집해 있는 캠퍼스는 타격이 클 것”이라고 걱정했다.

대남전단은 서울 아파트 단지에서도 발견됐다. 서울 신도림동에 거주하는 이경식(62)씨는 ″내가 사는 아파트 코 앞에 대남전단이 떨어져 무섭다. 생화학 무기가 있었다면 인명피해로 이어졌을 것이다″고 말했다. 사진은 2일 오전 5시 50분쯤 서울 구로구 신도림동의 한 아파트 현관 앞. 독자 제공



지자체도 안전안내문자…시민들 “도심에 오물 풍선이라니”
북한이 오물 풍선 살포를 재개하자 경기도와 서울시, 인천시 등 지자체도 전날 안전안내문자를 보내 “적재물 낙하에 주의하고, 오물 풍선 발견 시 접촉하지 말고 군부대(1338)나 경찰에 신고하라”고 알렸다.
서울시는 북한의 대남전단 및 오물 풍선으로부터 시민들을 보호하기 위해 ‘서울시 초동대응반’을 설치·운영한다. 수도방위사령부, 서울경찰청, 서울소방재난본부와 연계해 24시간 상황실을 운영하는 등 오물 풍선 문제를 실시간으로 파악·대응하고 있다.
경기도도 지난 28일부터 24시간 상황실을 운영하고 있고, 인천시도 관련 기관과 실시간으로 협조 체계를 유지하고 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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