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인상률 2.5%, 역대 두 번째로 낮았기 때문
지난달 20일 서울 종로구 참여연대에서 양대노총과 시민사회단체들이 ‘모두를 위한 최저임금 운동본부’ 출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서성일 선임기자
저임금 노동자를 고용하는 사업주 50.68%가 올해 최저임금 수준을 “보통”이라고 생각한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현재와 유사한 문항으로 설문조사를 한 2012년 이후 11년 만에 최고치다. 올해 최저임금 인상률(2.5%)이 역대 두 번째로 낮았던 것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최저임금위원회 임금수준전문위원회는 지난달 30일 오후 회의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이 담긴 ‘최저임금 적용효과에 관한 실태조사 분석 보고서’를 논의했다. 임금수준전문위는 27명의 최저임금위원 중 노·사·공익위원 각 5명씩 총 15명이 참석하는 회의체로, 노동자 임금실태와 노동생산성 등을 심사한다.
최임위는 매년 11월 저임금 노동자를 고용하는 사업장과 해당 사업장 노동자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다. 설문에는 조사연도 최저임금과 조사연도 1년 뒤 적용될 최저임금 수준의 적정성을 묻는 항목 등이 포함돼 있다. 지난해 11월 실시된 이번 조사는 같은해 최저시급(9620원)의 1.5배(1만4430원) 이하를 받은 저임금 노동자 5583명과 이들을 고용하고 있는 사업체 3070곳을 표본으로 삼았다.
보고서를 보면 사업주 50.68%는 올해 최저임금(9860원) 수준 적정성에 대해 “보통”이라고 응답했다. 약간 높은 수준(30.33%), 매우 높은 수준(8.60%), 약간 낮은 수준(8.57%), 매우 낮은 수준(2.12%)이 뒤를 이었다. 높다(매우 높은 수준, 약간 높은 수준)는 응답이 38.93%로 낮다(약간 낮은 수준, 매우 낮은 수준)는 응답(10.69%)보다 28.24%포인트 높았다.
이듬해 적용되는 최저임금 수준이 보통이라는 응답 비율(50.68%)은 2012년 조사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2012년 이전 조사의 경우 답변 항목에 ‘보통’ 대신 ‘잘 모르겠다’가 있었다. 이듬해 최저임금 수준이 보통이라는 응답을 조사연도 기준으로 보면 2017년 27.36%, 2018년 23.20%, 2019년 36.83%, 2020년 42.19%, 2021년 33.85%, 2022년 45.28%다.
2018월 11월 조사에서 2019년 최저임금 수준이 보통이라는 응답(23.20%)이 2012년 조사 이후 가장 낮았던 것은 2018년, 2019년 최저임금 인상률(16.4%, 10.9%)이 잇달아 두 자릿수를 기록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이에 반해 지난해는 인상률이 역대 두번째로 낮은 2.5%여서 저임금 노동자를 고용하는 사업주가 느낀 부담이 작았던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최저임금 수준에 대해선 사업주 52.41%가 “보통”이라고 답했다. 약간 높은 수준(30.29%), 매우 높은 수준(7.17%)이라는 응답이 뒤를 이었다.
노동자들은 올해 최저임금 수준 적정성에 대해 52.87%가 “보통”이라고 답했다. 약간 낮은 수준(33.67%), 매우 낮은 수준(6.68%)이라는 응답이 뒤를 이었다.
오는 4일 열리는 최임위 2차 전원회의에선 이번 임금수준전문위원회 논의 결과가 보고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