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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에 테이블 빼곡해 보행자 불편…행인 차로 활보에 아찔한 장면도
인력 부족해 단속 쉽지 않아…'과태료 내도 남는 장사' 배짱 영업도


[촬영 정윤주]


(서울=연합뉴스) 정윤주 기자 = "지금 날씨가 '야장' 즐기기 제일 좋아요. 조금만 더 더워지면 밖에서 먹기 힘들어지니까 지금 나와야죠."

지난달 31일 서울 을지로 거리에서 만난 김모(29) 씨는 친구들과 야장을 즐기기 위해 한 식당 대기 리스트에 이름을 올려둔 채 기다리는 중이었다. 야장은 통상 야외에 테이블을 깔아놓고 장사하는 식당을 일컫는다.

선선한 날씨가 이어지면서 서울 도심 곳곳에는 야장에 모이는 젊은층이 늘어나고 있다.

최근에는 예전부터 유명했던 을지로뿐만이 아니라 종로3가역 인근과 중구 신당동에서도 야장이 성행하고 있다.

MZ세대를 비롯한 젊은층 사이에서는 레트로 열풍과 맞물려 야장에서 노가리에 맥주를 마시거나 삼겹살, 곱창 등을 구워 먹으며 술잔을 기울이는 게 일종의 유행이다.

문제는 가게의 플라스틱 테이블이 인도를 따라 빼곡히 늘어서 보행자의 불편을 초래한다는 점이다.

을지로 인근에서 직장을 다니는 이모(34)씨는 "최근 야장이 유행하면서 퇴근할 때마다 길을 걷는 게 너무 불편하다"며 "인도에 테이블이 펴져 있고 술에 취한 사람들이 인도에서 비틀거리니 이들을 피해 차도로 걸어야 한다"고 토로했다.

종로3가역 3번 출구와 건너편 6번 출구 인근에 마련된 야장은 두 곳 사이 2차로를 행인들이 마구 활보해 아찔한 상황도 연출됐다.

많은 이들이 야장 빈자리를 찾기 위해 차가 오는지 여부를 제대로 살피지 않고 그냥 길을 건너면서 경적이 끊이지 않았다.

이곳을 자주 찾는다는 직장인 한모(28) 씨도 "야장이 좁은 인도에 가득 펼쳐져 있는데 바로 옆에 차로로는 택시나 오토바이가 빠른 속도로 자주 지나가 위험하다고 느꼈다"며 "자칫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촬영 정윤주]


사실 야장은 현행법에 저촉되는 경우가 대다수다.

식품위생법 제36조·37조 등에 따르면 영업 공간으로 신고하지 않은 야외 테이블에서의 영업 행위는 금지된다.

아울러 식품위생법 제43조에서 지방자치단체장은 필요한 경우 조례를 통해 식품 접객 영업자의 영업시간 및 행위를 제한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중구의 경우 지난해 11월부터 구청장 방침에 따라 옥외 영업은 금지된 상태다.

불법영업을 하다 적발되면 영업장은 면적에 따라 10만∼15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받을 수 있고 1차 시정명령, 2∼3차 영업정지(7·15·30일) 등의 행정처분도 받을 수 있다.

중구청은 사람이 많이 몰리는 을지로 노가리 골목에 하루 2차례씩 단속을 나가고 그 외 골목에도 민원이 들어올 때마다 수시로 단속한다.

종로구 역시 하루에 최소 1차례, 일주일에 2차례는 합동 단속을 벌이고 있지만 중구나 종로구 일대에서는 이를 비웃듯 야장 운영이 공공연하게 이뤄지고 있다.

야장을 찾는 손님은 점점 늘어나는 데 비해 단속 인력은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종로구와 중구 두 지자체 모두 야장 단속 인원은 한 자릿수에 불과하다.

구청 직원이 단속하면 영업점들이 '눈 가리고 아웅' 식으로 테이블을 숨겨둔 후, 단속이 끝나고 다시 야장을 연다는 점도 문제다.

종로구청 관계자는 "특정 요일에 합동 단속을 하면 영업점이 그 요일을 피해 야장을 열기도 하고 단속을 나갈 때는 야장이 깔려 있지 않는 경우들도 있다"고 말했다.

중구청 관계자도 "지금 야장이 성행이기 때문에 특정 업주 입장에서는 과태료 처분을 받더라도 그냥 영업을 강행하는 게 남는 장사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있다"고 지적했다.

[촬영 정윤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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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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