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서울경제]

인도하면 떠오르는 것은 카레, 요가, 불교의 발상지, 간디 그리고 기안84가 여행을 가서 화제가 됐던 바라나시정도 일 것입니다. 인도는 친숙한 나라인 것 같지만 우리가 알고 있는 진짜 인도는 정말 빙산의 일각에 불과 합니다. 인도는 한 공간에서도 어디를 바라보느냐에 따라서 천차만별, 각양각색일 정도로 모든 세기와 문화가 공존하는 ‘다양성의 나라’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인도는 최근에는 인구가 14억 명을 돌파해 중국을 제치고 인구 대국 1위로 올라섰고, GDP(2022년)는 식민 지배를 했던 영국을 제치고 5위에 올라섰습니다. 2023년 8월에는 무인 달 탐사선 찬드라얀 3호를 쏘아 올리는 등 강대국으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제부터는 우리가 알아야 할 나라 중 하나라는 생각입니다. ‘연승기자의 인도 탐구생활'에서는 우리가 알지 못했던 인도, 자극적인 뉴스로만 접했던 인도에 대해서 보다 탐구적인 자세로 알려드려 합니다. 더불어 여러분이 알고 계신 흥미로운 인도 이야기가 있다면 언제든 ‘제보’ 주세요. <편집자주>

사진=타임즈오브인디아 캡처


그동안은 인도가 얼마나 성장 가능성이 있는지 그리고 인도에 대한 편견을 깨기 위한 이야기를 전해드렸다면 오늘은 최근 인도에서 가장 이슈가 되고 있는 폭염에 대해 전해드리겠습니다.

원래 준비했던 이야기가 아닌 폭염으로 바꾼 이유는 바로 최근 인도 수도 뉴델리의 일부 지역에서 기온이 무려 52.3도까지 치솟았기 때문입니다.

인도 기상청(IMD)에 따르면 지난 5월 29일 오후 2시30분쯤 뉴델리 교외 문게시푸르 기온관측소에서 기온이 무려 52.3도를 기록했습니다. 뉴델리에서 낮 기온이 50도를 넘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며 이날 전국 최고치이기도 합니다. 뉴델리에서도 5월28일 교외 나렐라와 문게시푸르 관측소에서 낮 기온이 49.9도를 찍어 역시 뉴델리 관측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합니다.

사실 인도의 이같은 폭염은 이미 4월부터 예고가 됐습니다. 지난 4월부터 인도를 비롯해 태국, 베트남 등 동남아시아에서 기록적인 폭염이 잇따르면서 사람뿐만 아니라 반려동물들이 온열질환, 열화상으로 고통을 받고 있다는 소식이 있었습니다.

인도 콜카타에서는 연일 지속되는 폭염으로 반려견들이 열화상을 입고 동물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AFP 연합뉴스

인도 콜카타 동물병원에는 폭염으로 인해 코피를 비롯해 심각한 피부 발진, 의식을 잃은 반려동물들로 넘쳐나고 있다. AFP 연합뉴스


개를 비롯해 고양이 등 반려동물이 어두운 곳 즉 햇빛 없는 곳을 찾아 숨고 사람들로 북적이던 인도의 콜카타는 더위를 피하기 위해 무려 1500만 명이 시내 밖으로 이동을 했다고 합니다. 늘 사람들로 북적이던 영국 식민지 시대의 수도였던 콜카타는 당시 텅 빈 도시로 변했다고 합니다.

인도의 수도 뉴델리의 기온이 역대 최고인 섭씨 52.3도를 기록하는 등 폭염이 지속되는 가운데 시민들이 더위를 피해 얼굴을 가리고 있다. 사진=타임즈오브인디아 캡처


그런데 뉴델리에서는 이보다 더욱 심각한 폭염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앞서 말씀드린대로 무려 52.3도로 치솟은 기온으로 인해 뉴델리는 비상이 걸렸습니다.

1일 타임즈오브인디아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최근 수일간 인도 북부지역을 중심으로 지속된 폭염으로 인한 총 사망자가 87명으로 늘었다고 합니다. 심상치 않은 폭염만 문제가 아닙니다. 인도 뉴델리 등 북부지역의 공기 질이 최악인 곳인데 폭염까지 겹치면 그야말로 ‘생지옥’이 될 수도 있습니다.

여기에 인도는 아직 전력 공급이 원활하지 않습니다. 그런데 이처럼 폭염이 지속된다면 전력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할 것으로 보입니다. 뉴델리에서는 지난 29일 낮 기온이 사상 최고로 치솟으면서 에어컨 가동 등으로 전력수요량이 8302㎿에 이르러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인도 매체는 전했다.

전력만 비상이 아닙니다. 폭염으로 인해 물 부족이 예상돼 델리주 정부는 일부 구역 수돗물 공급을 하루 2번에서 1번으로 줄이는 등 비상 대응을 하고 있다고 합니다, 우리는 상상하리 어렵죠. 수돗물 공급을 하루 1회로 줄인다는 것 말입니다.

사진=타임즈오브인디아

사진=타임즈오브인디아


인도에서 기록적인 폭염이 이어지자 언론에서는 'raining fire'라는 표현으로 폭염을 표현하고 있습니다. 불볕 더위가비처럼 퍼붓는다 정도로 해석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좀더 임패트있고 심플하게 번역해보려 했지만 어렵네요.

인도의 폭염이 연일 국내외 언론에서 보도되고 있는 가운데 인도의 기상 조건이 중국을 넘보던 인도에 제동을 걸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습니다.

1일 인도 현지 매체 타임즈오브인디아는 블룸버그 보도를 인용해 폭염 등 극심한 기상 조건이 인도의 경제 성장 그리고 미래에 방해가 될 것이라는 것입니다. 블룸버그는 인도의 현재 상황에 대해 이렇게 표현했습니다. “뉴델리의 폭염은 경고의 신호다. 인도의 경제 성장과 성취에 걸렸던 마법의 주문이 꺼지기 직전이다”

최근 발표된 인도 경제에 대한 전망치도 보수적입니다.

인도의 올해 1∼3월 분기 성장률은 연 7.8%로 지난해 10∼12월 8.6%보다는 낮아진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인도 정부 예상치(연 5.9%)나 로이터 통신이 실시한 이코노미스트 설문조사 예상치(연 6.7%)보다는 높은 수준입니다.

그러나 올해에는 글로벌 경기 둔화와 높은 물가 상승률 등으로 인도의 경제 성장률도 둔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는데 여기에 예상보다 심각한 폭염이 경제 성장이 변수가 된 것입니다.

현재 인도에서는 우리나라 총선에 해당하는 선거가 치러지고 있습니다. 5년 임기의 연방하원 의원 543명을 선출하는 선거로 ‘Lok Sabha 2024’라고 불립니다. 결과는 오는 4일에 발표되는데 나렌드라 모디 총리가 이끄는 인도국민당(BJP)가 대부분의 지역에서 승리해 모디 총리의 3연임이 예상되고 있습니다.

재임 기간 높은 경제 성장률을 보였기에 가능한 것인데 과연 폭염 등 기상 조건이 인도 경제의 변수가 된 상황에서 모디 총리가 어떤 행보를 보일지도 관심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사족이지만 뉴델리가 있는 델리주의의 경우 BJP가 거의 유일하게 집권하지 못한 곳입니다. 빗자루당으로 불리는 보통사람당(AAP)가 정권을 잡았고 델리주의 총리인 아르빈드 케지리왈은 모디 총리의 최대 정적이기도 한데 최근 가석방됐습니다.

뉴델리의 폭염, 인도 경제 성장에 걸린 마법의 주문을 깨는 기상 조건, 최근 떠오른 이슈가 델리주의 선거에, 그리고 모디 총리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집중됩니다.

서울경제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38807 이차전지주 천보 주가 70% 추락해도… 3000억 ‘돌려막기’ 전환사채에 줄 섰다, 왜? 랭크뉴스 2024.06.14
38806 보건의료노조 “의사 집단행동으로 인한 진료변경 업무 거부” 랭크뉴스 2024.06.14
38805 “처음 뵙겠습니다” 첫 선 보이는 개인투자용 국채…누가 사야 좋을까? 랭크뉴스 2024.06.14
38804 창문 틈 사이로 여성 알몸 불법 촬영…공무원직 잃게 생긴 30대 랭크뉴스 2024.06.14
38803 정부, 두달째 '내수 회복조짐' 진단…"물가상승세는 둔화"(종합) 랭크뉴스 2024.06.14
38802 '김여사 명품백' 구입한 서울의소리 기자 경찰 출석 랭크뉴스 2024.06.14
38801 "가장 중요한 것은 환자의 생명"…뇌전증 전문 교수들 집단휴진 불참 랭크뉴스 2024.06.14
38800 김재섭 “당 망친 친윤 개혁이 내 소임···친윤 지원 받을 생각 없다” 랭크뉴스 2024.06.14
38799 “대북 확성기에 DMZ 고라니들만 감동”…소음 지옥 다시 열리나 랭크뉴스 2024.06.14
38798 교통사고로 ‘뒤집힌 차량’…시민들 우르르 달려가더니 랭크뉴스 2024.06.14
38797 미래에셋證 PE 정리 수순 들어가나… 공석인 이사급 팀장 자리에 과·차장 앉혀 랭크뉴스 2024.06.14
38796 “하루 더 살면 치료비도 눈덩이…얼마나 버틸런지” 말기암 환자의 한숨 랭크뉴스 2024.06.14
38795 뇌전증 전문 교수진 “집단휴진 안해…환자 고통 그만” 랭크뉴스 2024.06.14
38794 “암 걸리면 보험료 0원, 환급금 7000만원”… KDB생명의 종신보험 승부수 랭크뉴스 2024.06.14
38793 국민의힘, 채상병 사건 수사 촉구 위해 윤희근 경찰청장 면담 랭크뉴스 2024.06.14
38792 "모두 멈춰야 했던 아픈 시간" 피프티, 5인조로 '이렇게' 돌아온다 랭크뉴스 2024.06.14
38791 북, 푸틴 방북 앞두고 백화원 영빈관 단장했나…VOA “입구에 붉은 물체” 랭크뉴스 2024.06.14
38790 정부, 두달째 '내수 회복조짐' 진단…"물가상승세는 둔화" 랭크뉴스 2024.06.14
38789 [단독] 서울외국환중개, 런던사무소 연다… “외환시장 개방 대비” 랭크뉴스 2024.06.14
38788 거절도, 지시도 너무 어려운 저는 ‘호구’일까요? 랭크뉴스 2024.06.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