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법으로 읽는 부동산]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지역주택조합의 분담금반환 소송에서 가장 많이 문제가 되는 것이 안심보장증서다.

지역주택조합에서 분담금반환 소송은 일반적으로 지역주택조합설립추진위원회(이하 추진위원회)와 조합가입계약을 체결한 자가 위 계약의 무효, 취소를 주장하거나 탈퇴를 주장하며 추진위원회에 기 납부한 분담금의 반환을 구하는 소송이다.

안심보장증서는 추진위원회가 조합가입계약을 체결한 자에게 교부하는 것인데, 지역주택조합사업이 특정한 이유(천재지변, 특정한 기한까지 조합설립인가 신청을 접수하지 않았을 경우, 추진위원회나 조합의 잘못으로 인하여 객관적으로 더 이상 사업이 진행될 수 없는 경우 등)로 무산됐을 때 기 납부된 분담금 전액을 조합가입자에게 반환한다는 것을 내용으로 한다. 최근 분담금반환 소송에서 핵심 역할을 하고 있다.

이런 안심보장증서에 대해 반드시 숙지해야 할 사항이 있다. 우선 안심보장증서에 의한 분담금반환 약정은 정관 또는 규약에 의해 체결되거나 총회결의를 거쳐 체결돼야만 유효하다.

대법원은 정관이나 규약, 사원총회의 결의에 의하지 않은 총유물의 관리 및 처분은 무효라고 보고 있다.

또 안심보장증서는 추진위원회가 특정한 사유가 발생하면 조합가입자에게 그가 납부한 분담금을 반환할 것을 약정하고 있다. 그런데 조합가입자가 납부한 분담금은 조합가입자들의 총유물이고 이를 반환하는 내용의 약정은 총유물의 처분행위에 해당한다. 따라서 위 약정이 유효하게 체결되기 위해서는 정관이나 규약에 정해진 바에 따라 체결됐거나 총회결의를 거쳐 체결돼야 한다.

그러나 안심보장증서에 의한 분담금반환 약정이 정관이나 규약에 정해진 바에 따라 체결됐거나 총회결의를 거쳐 체결되는 경우는 사실상 거의 없다. 따라서 대부분의 안심보장증서에 의한 분담금반환 약정은 무효다.

나아가 조합가입계약이 체결될 때 조합가입자에게 안심보장증서가 교부되는 과정에서 안심보장증서에 의한 분담금반환 약정에 총회결의가 요구된다는 등의 사정이 고지되는 경우는 거의 없다.

지금까지의 논의에 전제하면 안심보장증서를 교부한 추진위원회는 두 가지 이유에서 조합가입자에게 분담금을 반환해야 한다.

첫째, 안심보장증서상 분담금반환 약정은 무효인데 이를 마치 유효한 것처럼 조합가입자에게 교부하고 조합가입자가 위 약정을 유효한 것으로 믿고 조합가입계약을 체결한 경우다. 조합가입자가 위 약정이 무효라는 것을 알았더라면 조합가입계약을 체결하지 않았을 것이다.

조합가입자는 추진위원회의 기망에 의하여 착오에 빠진 상태에서 조합가입계약을 체결한 것이므로 민법 제110조 제1항에 따라 조합가입계약을 취소할 수 있다.

둘째, 대법원 판결에 따르면 조합가입계약과 안심보장증서상 분담금반환 약정은 전체적으로 하나의 계약인 것과 같은 관계에 있다. 민법에 따르면 법률행위의 일부분이 무효인 때에는 그 전부가 무효다.

다만 그 무효부분이 없더라도 법률행위를 하였을 것이라고 인정될 때에는 나머지 부분은 무효가 되지 않는다. 안심보장증서상 분담금반환 약정이 무효라면 그와 일체의 관계에 있는 조합가입계약 또한 민법에 따라 무효다. 현재 대다수의 지방법원 판례는 추진위원회가 조합가입자에게 안심보장증서를 교부한 사건을 위와 같은 논리로 처리하고 있고, 그 결과로 분담금반환 소송을 제기한 조합가입자의 승소로 사건이 많이 정리되고 있다.

김민수 법무법인 센트로 변호사

한경비즈니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29963 '윤 대통령' 결국 공수처에 고발‥與 "정략적 공세" 랭크뉴스 2024.06.04
29962 [단독]‘악성민원 폭탄’에 한강 투신 막내 공무원···3년 만에 순직 인정 랭크뉴스 2024.06.04
29961 ‘격노설’ 달라진 용산 해명…여권서도 “정치적 거짓말이 문제” 랭크뉴스 2024.06.04
29960 한밤중 도로 위 소 떼 탈출극…밤사이 사건·사고 랭크뉴스 2024.06.04
29959 지자체 여성공무원 비중, 남성 첫 역전…'유리천장'은 여전 랭크뉴스 2024.06.04
29958 [단독] 50억 들여 만든 서울의 가상세계…하루 500명도 안왔다 랭크뉴스 2024.06.04
29957 겉으론 초상집, 속은 잔칫집?…"반성" 말하며 축하주 돌린 與 [현장에서] 랭크뉴스 2024.06.04
29956 불쏘시개 지목된 대북전단에…정부 “표현의 자유” 입장 재확인 랭크뉴스 2024.06.04
29955 [김민아 칼럼]여성은 아이 낳는 기계가 아니다 랭크뉴스 2024.06.04
29954 미국 “북한 오물 풍선은 역겨운 전술”…중국 해킹 ‘우려’ 랭크뉴스 2024.06.04
29953 21년 만에 현장검증… '진도 저수지 살인사건' 진실은 떠오를까 랭크뉴스 2024.06.04
29952 지난달에만 66명 환자 발생…여름만 되면 극성부리는 감염병은? 랭크뉴스 2024.06.04
29951 비밀 프로젝트명 '대왕고래'…최대 140억배럴 가능성 찾는다 랭크뉴스 2024.06.04
29950 "한국에서 안 쓰는 중고 농기계, 아프리카에선 보물"... 수출길 열었다 랭크뉴스 2024.06.04
29949 “자전거 제지받자 할아버지뻘 경비원 조롱”… SNS 영상 랭크뉴스 2024.06.04
29948 대양금속, 영풍제지 주가조작 후유증에 자금난... 오너는 유증 약속 7번 미뤄 랭크뉴스 2024.06.04
29947 ‘밀양 사건’ 국밥집 “확장·이전 위해 휴업… 재인사 드릴 것” 랭크뉴스 2024.06.04
29946 “여자애가 꼬리치는데”…밀양 성폭행범 부모 발언 ‘공분’ 랭크뉴스 2024.06.04
29945 ‘거수기’ 이사회에 메스… 은행 지배구조 개편 속도 낸다 랭크뉴스 2024.06.04
29944 [흔들리는 SK] 노태우 덕에 컸다는 재판부… 또 다른 사돈 ‘신동방’은 해체 랭크뉴스 2024.06.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