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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 1면이 그날 신문사의 얼굴이라면, 1면에 게재된 사진은 가장 먼저 바라보게 되는 눈동자가 아닐까요. 1면 사진은 경향신문 기자들과 국내외 통신사 기자들이 취재한 하루 치 사진 대략 3000~4000장 중에 선택된 ‘단 한 장’의 사진입니다. 지난 한 주(월~금)의 1면 사진을 모았습니다.

■5월27일

<윤 대통령, 일·중 정상과 악수> 윤석열 대통령이 26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왼쪽), 리창 중국 국무원 총리와 회담 시작 전 악수를 하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한·중·일 정상회의를 하루 앞두고 한·중, 한·일 정상회담이 각각 열렸습니다. 뉴스가 많지 않은 일요일에 비중 있는 정치행사는 1면 사진을 챙기는 입장에서 환영할 일입니다. 어느 매체든 월요일 아침 신문에는 이 한·중, 한·일 정상회담을 쓸 테지요. 각 회담에 앞서 악수하는 기본 사진을 나란히 1면에 썼습니다. 얽히고설킨 세 나라의 관계는 정상들이 악수하기 전후의 표정과 엇갈린 시선 등으로 표현을 합니다만, 어느 한쪽으로 기울지 않게 쓰느라 ‘악수하며 카메라 바라보며 웃는’ 전형적인 사진을 썼습니다. 이날 밤에 한·중·일 정상이 한 앵글에 담긴 만찬 사진이 나오긴 했지만, 월요일 한·중·일 정상회의에서 만난 3국 정상의 사진을 그다음 날인 화요일자 1면에 쓸 생각으로 외면했습니다. 신문 1면 사진은 오늘자에 무얼 썼고, 모레자엔 무얼 쓸 것인가 까지 고려해 고르기도 합니다.

■5월28일

<손 맞잡은 3국> 윤석열 대통령이 27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제9차 한·중·일 정상회의에 앞서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왼쪽)와 리창 중국 국무원 총리와 손을 잡은 채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이날 1면 사진은 한·중·일 3국 정상이 정상회의에 앞서 찍은 기념사진이어야 했습니다. 정상회의는 오전에 열렸는데 이 사진은 오후가 되도록 보이지 않았습니다. 3국 정상이 모여 손 맞잡고 찍은 이 기념사진은 대통령실 전속사진사만 찍을 수 있는 장면이었습니다. 대통령실의 사진 제공 여부를 확인하면서 차선으로 공동 기자회견 사진을 1면 지면에 앉혔습니다. 한 앵글에 세 정상이 보이긴 하지만, 더 나은 사진이 있다는 걸 아는 이상 많이 부족한 느낌이었습니다. 사진이 뒤늦게 제공돼 먼저 있던 사진을 갈았습니다. 3국 관계가 매끄럽지 않은 상황에 손 맞잡고 활짝 웃는 모습의 사진을 중국 측에서 꺼렸다는 후문입니다. 간단해 보이는 기념사진 한 장에도 예민한 정치적 관계가 배어 있습니다.

■5월29일

<성난 해병대 예비역들> 28일 열린 21대 국회 마지막 본회의에서 ‘순직 해병 수사 방해 및 사건 은폐 등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의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채 상병 특검법)’이 재표결을 거쳐 최종 부결되자 방청하던 해병대 예비역 연대 회원들이 실망스러운 표정을 짓고 있다. 재석 294인 중 찬성 179표, 반대 111표, 무효 4표로 채 상병 특검법은 자동 폐기됐다. 박민규 선임기자


21대 국회의 마지막 본회의가 열렸고,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한 해병대 채 상병 특검법 통과 여부에 관심이 쏠렸습니다. 재표결 끝에 채 상병 특검법은 최종 부결됐고, 법안은 자동 폐기됐습니다. 부결 순간에 방청하던 해병대 예비역들이 당론으로 법안 통과를 저지한 여당 의원들을 향해 항의하는 모습을 1면 사진으로 골랐습니다. 다소 어수선한 사진이지만 표정과 동작이 있고, 기자들의 카메라가 이 법안 통과 여부에 대한 언론(국민)의 관심을 보여주고 있지요. 이날 편집된 1면 사진 위 머리기사는 윤 대통령이 채 상병 사망 사건 경찰 이첩 당일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과 세 차례 통화한 것으로 확인됐다는 내용이었습니다.

■5월30일

<언제쯤 이 비극서 벗어날까> 한 전세사기 피해자가 29일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청사 앞에서 열린 전세사기 피해자 지원 특별법(전세사기 특별법) 개정안 공포를 촉구하는 기자회견 중 눈물을 훔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전세사기 특별법 등 4개 법안에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했다. 21대 국회 임기가 이날 종료돼 4개 법안은 사실상 폐기됐다. 권도현 기자


윤 대통령이 전세사기특별법 개정안 등 전날 국회 본회의에서 야당 주도로 통과된 5개 법안 중 4개 법안에 거부권을 행사했습니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한 법안들은 21대 국회 임기가 종료돼 폐기됐습니다. 전세사기피해자들이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에 앞서 법안의 공포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습니다. 대통령실 청사 앞 경찰 바리케이드 너머에서 눈물을 훔치는 피해자의 사진이 1면입니다. 자주 봐왔던 손팻말과 구호, 익숙해진 눈물 사진이 억울한 이들의 눈물을 닦아주지 않는 우리 정치를 함축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날 북한이 날려 보낸 ‘오물 풍선’ 사진도 1면 후보로 거론됐습니다. 경남 거창에서 발견된 풍선 사진은 구름 없이 파란 하늘과 이를 투영하고 있는 논을 배경으로 하고 있어 색감이 너무 고와 눈에 띄었습니다. ‘고운’ 오물 풍선에 선뜻 마음이 가지는 않았습니다.

29일 경남 거창군 위천면 한 논에 북한이 날려 보낸 것으로 보이는 대남 전단 살포용 풍선 잔해 추정 물체가 발견됐다. 사진은 해당 물체. 육군훈련소 대신 전해드립니다(육대전) 제공·연합뉴스


■5월31일

<22대 국회 개원 첫날...민주당·조국혁신당 1호 법안 제출> 22대 국회 개원 첫날인 30일 더불어민주당이 당론 1호 법안으로 발의한 ‘해병대 특검법·민생위기 특별조치법’을 국회 의안과에 제출하고 있다. (왼쪽 사진) 같은 날 조국혁신당이 당론 1호 법안인 ‘한동훈 특검법’을 의안과에 제출하고 있다. 박민규 선임기자


뉴스가 많아 떠들썩한 날이었습니다. 22대 국회 개원 첫날 각 정당의 일정과 교육부의 의대 증원 규모 확정 발표,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노소영 관장의 이혼소송 2심 선고, 헌재의 사상 첫 검사 탄핵 심판 선고, 북한이 동해상에 탄도미사일 10여 발 발사 등 아침부터 부지런을 떨었습니다.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게 없다 했지요. 중요한 일을 많이 한 것 같은데 정작 1면에 쓸 사진이 눈에 쏙 들어오지 않았습니다. 1면 사진회의 시간이 바짝 다가오자 당황했습니다. ‘그럼에도 1면 사진 없이 공란으로 나간 적이 있던가’하는 질문으로 조급한 마음을 다잡습니다. 이날 대통령이 참석하는 우주항공청 개청식 사진을 내심 기대했습니다. 마감되기 전의 사진에 상상력을 더해 그림을 그려봅니다. 우주발사체의 모형이 사진 앵글을 가득 채운 그런 그림 말이지요. 상상한 사진은 늘 배신합니다. 22대 국회 개원 첫날 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이 당론으로 채택한 1호 법안 제출 사진 두 장을 붙였습니다.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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