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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정호 강남세브란스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팀
타액 속 코르티솔 호르몬 기반 우울증 진단솔루션 개발
‘마인즈내비’ 활용해 우울증 환자 35명 100% 분류
석정호 강남세브란스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사진 제공=

[서울경제]

국내 연구진이 타액(침)으로 우울증을 진단하는 소프트웨어를 개발했다. 환자 면담 등을 통해 우울증을 진단하던 기존 방식보다 객관적이고 과학적인 기준이 마련될 것으로 기대된다.

석정호 강남세브란스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연구팀은 침 속 호르몬인 코르티솔을 기반으로 우울증을 진단하는 소프트웨어 솔루션 ‘마인즈내비’를 개발했다고 1일 밝혔다. 마인즈내비는 정신건강 보호 및 취약요인을 평가하는 설문도구인 프로브(PROVE) 검사와 침 속의 바이오마커를 분석하는 시스템으로 구성됐다.

우울증은 심리학적인 설문 평가와 면담을 통해 진단된다. 환자 스스로 보고한 내용에 기반하다 보니 편향과 오류가 발생할 수 있다는 한계가 있었다. 정신의학계는 이런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 우울증을 비롯한 정신질환도 다른 신체질환처럼 생물학적 지표를 활용해 진단함으로써 객관화하기 위해 노력해 왔다.

마인즈내비의 우울증 진단 과정. 사진 제공=강남세브란스병원


석 교수팀은 침에 들어있는 코르티솔 호르몬에 주목했다. ‘스트레스 호르몬’이라고도 불리는 코르티솔은 스트레스 같은 외부 자극에 맞서 몸이 최대 에너지를 낼 수 있도록 돕는다. 연구팀은 선행 연구를 통해 우울증 환자의 침 속 코르티솔 농도가 건강한 일반인보다 낮다는 점을 밝혔다. 우울증이 심할수록 신체 기능이 스트레스에 대응할 수 있는 준비 상태가 부족해진다는 가설을 세운 다음 후속 연구에 착수했다. 침 속 호르몬 분석 결과를 우울증 진단 과정에 접목하려는 시도를 한 것이다.

연구팀은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와 임상심리전문가의 평가와 면담을 통해 주요 우울장애로 진단된 환자 35명과 건강한 대조군 12명을 선별했다. 프로브 검사로 심리지표를 수집한 다음 생물학적 지표를 측정하기 위해 타액과 혈액을 채취했고 마지막 단계에서 마인즈내비로 통합 분석했다.

마인즈내비는 대상자를 비우울증 또는 우울증으로 나눌 뿐 아니라 중증도 분류도 가능하다. 우울증이 없으면 녹색(건강) 또는 황색(유의)로, 우울증이 있으면 심각도에 따라 주황색(경증) 또는 적색(중증)으로 판별해 제시하는 방식이다.

연구팀에 따르면 마인즈내비는 97.9%의 진단 정확도를 보였다. 주요 우울장애로 분류된 환자 35명을 모두 우울증 환자군으로 진단했고 건강한 대조군은 12명 중 11명을 비우울증 환자군, 1명은 우울증 환자군으로 분류했다. 마인즈내비의 민감도는 100%, 특이도는 91.7% 수준이었다. 우울증 환자는 우울증이 없는 일반인에 비해 침 속 코르티솔 수치가 낮다는 사실도 재검증됐다. 우울증 환자의 우울 증상이 심할수록 코르티솔 수치가 낮았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전 세계 인구의 약 3.8%가 우울증 진단을 받았다. 국내 우울증 유병률은 약 5.7%로 세계 평균치를 상회한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가 최근 사회적 문제로 떠오른 우울증의 진단 과정에서 객관성을 보완해 조기 진단과 치료에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했다. 석 교수는 “자가보고식 심리학적 분석과 함께 생물학적 지표를 활용함으로써 우울증을 종전보다 과학적, 객관적으로 진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대한신경정신의학회가 발행하는 학술지 ‘정신의학 연구(Psychiatry Investigation)’ 최근호에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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