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적령기 16% "결혼 안해"…출산율 0.55 관문 뚫어도 육아·돌봄 장벽


맞벌이 부부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최윤선 기자 = 서울 맞벌이 가정의 24%가 우울 문제를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워킹맘·대디들은 사회·제도적 지원이 부족한 육아·돌봄에 힘들어했다. 결혼 적령기 청년 15.8%는 결혼할 생각이 없다며 암울한 현실 인식을 드러냈다.

서울연구원은 '2023년 서울양육자서베이'와 서울 영유아 양육 여건·양육자의 정신건강 양육 스트레스 등에 대한 설문조사 및 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이런 내용이 담긴 '서울 워킹맘·워킹대디의 현주소' 인포그래픽스를 발행했다고 1일 밝혔다.

지난해 만 0∼9세 자녀를 둔 서울 맞벌이 부부 555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23.6%는 우울감을 경험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

불면증과 불안감을 경험한 비율은 각각 20.8%, 15.8%로, 8.6%는 자살 생각까지 한 적이 있었다.

최근 3개월간 일·생활 균형 정도를 물은 결과 워킹맘의 43.7%와 워킹대디의 38.8%는 '일에 치이다 보니 삶의 목표가 무엇인지를 잊을 때가 있다'고 했다. 워킹맘·대디 10명 중 3명은 퇴근 후에도 일 걱정을 했다.

일과를 보면 워킹맘은 가사·자녀 돌봄, 워킹대디는 직장생활·경제활동 시간이 상대적으로 길었다.

가사·자녀 돌봄은 워킹맘 3.4시간, 워킹대디 1.8시간으로 여성이 남성의 거의 2배였다. 직장생활·경제활동은 워킹맘 7.5시간, 워킹대디 8.9시간이었다.

서울연구원 '서울 워킹맘·워킹대디의 현주소' 인포그래픽스
[서울연구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연구원은 배우자와의 자녀 돌봄 분담 비중과 만족도에 따른 정신건강 문제의 분포를 살펴본 결과, 워킹맘에서 돌봄 비중이 증가할수록 우울·불안·자살 생각의 비율이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하루 개인 활동·휴식은 워킹맘 1.4시간, 워킹대디 1.5시간으로 모두 1시간 남짓에 불과했다.

육아휴직의 경우 만 0∼9세 자녀와 함께 사는 20∼64세 기혼자 807명을 조사한 결과 워킹맘의 30.3%, 워킹대디의 46.4%가 '직장에서 이용할 수 없는 분위기'라고 답해 여전히 회사 눈치를 보는 곳이 많았다.

워킹맘 가정의 53.1%는 부모로서 겪는 가정의 어려움으로 '돌봄 공백'을 꼽았다.

이런 현실 속에 2022년 결혼 적령기인 서울 미혼 청년 중 15.8%는 '향후에도 결혼할 생각이 없다'고 답했다.

작년 서울의 연간 혼인 건수는 3만6천324건으로, 2010년(7만466건) 대비 절반 이상 급감했다.

통계청 출생사망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의 합계출산율은 0.55명이었다. 이는 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자녀 수를 뜻한다.

결혼 자체를 고민하는 청년 세대가 여러 허들을 넘어 혼인하고 애를 낳아도 육아와 돌봄의 장벽에 부딪히고 우울증까지 겪는 것으로 풀이된다.

서울연구원 '서울 워킹맘·워킹대디의 현주소' 인포그래픽스
[서울연구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연구원은 출산 직후부터 양육자의 스트레스와 정신건강 수준을 정확히 진단하고 문제가 심화하는 것을 예방하기 위한 집중 관리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아울러 양육자의 양육 스트레스와 정신건강 문제 예방을 위해 여가·신체활동 등을 포함한 다양한 '힐링' 프로그램 개발과 참여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궁극적으로 부모의 행복을 위해서는 엄마가 주로 아이를 키운다는 인식을 개선하고 엄마와 아빠가 함께 키우는 문화를 확산하는 것이 전제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email protected]

연합뉴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24872 "질러가려고" "초행길이라"... 일방통행 역주행 걸려도 '범칙금 6만원' 랭크뉴스 2024.07.04
24871 대선 포기 고려? “전혀 안 한다”… 백악관, 바이든 완주 의지 확인 랭크뉴스 2024.07.04
24870 국립중앙의료원서 택시 돌진…3명 부상 랭크뉴스 2024.07.04
24869 정부, 금토일·토일월 연달아 쉬는 ‘요일제공휴일’ 다시 꺼냈다 랭크뉴스 2024.07.04
24868 법조계, 검사 탄핵안에 “허점 가득, 위법 사항인지 의문” 랭크뉴스 2024.07.04
24867 지금 국회는?…단독 처리·거부권 수순 랭크뉴스 2024.07.04
24866 트럼프, 토론뒤 지지율 격차 더 벌려…바이든, 사퇴압박 커질듯(종합2보) 랭크뉴스 2024.07.04
24865 '알테쉬' 어린이용 장화서 기준치 최대 680배 발암물질 검출 랭크뉴스 2024.07.04
24864 [ETF의 숨은 조력자]② 운용사와 증권사, 이런 공생 거래도 있다는데 랭크뉴스 2024.07.04
24863 '채상병 특검법' 필리버스터 대치‥이 시각 국회 랭크뉴스 2024.07.04
24862 韓 먹거리 평균 관세율 90% 육박, 압도적 세계 1위… “중장기적 인하 유도 필요” 랭크뉴스 2024.07.04
24861 죽으려 했던 아리셀 생존자… 살아남은 자의 영혼 좀먹는 상실·죄책의 트라우마 랭크뉴스 2024.07.04
24860 직원 3천여명 정보 유출한 선관위…개인정보위, 조사 착수 검토 랭크뉴스 2024.07.04
24859 캐릭터닷AI 놓고 빅테크 쟁탈전… 구글·메타 러브콜 이어져 랭크뉴스 2024.07.04
24858 [절세의神] 엔비디아로 6억 벌었는데 세금만 1억… 아내 증여했더니 ‘0원’ 랭크뉴스 2024.07.04
24857 배민 주문, 월 3,990원 내야 공짜…'무료 배달' 방향 틀었다 랭크뉴스 2024.07.04
24856 한동훈 “야당, 채 상병 사건 진실 규명 원하면 내 특검법으로 하자” 랭크뉴스 2024.07.04
24855 [인터뷰] 한동훈 "채상병사건 진실 밝히는데 보수가 소극적이면 안돼" 랭크뉴스 2024.07.04
24854 130만뷰 터졌네…'엄마'라서 하차한 개그우먼, 그 '엄마'로 떴다 [이지영의 문화난장] 랭크뉴스 2024.07.04
24853 한동훈 "9월쯤 민주당에 큰 위기...與 변해야 이탈층 온다" [與 당권주자 인터뷰] 랭크뉴스 2024.07.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