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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4년 전부터 조직문화 혁신… 이 총재가 도입
평가 연 2회→1회로 축소… 하반기 인사자 불만
“학술연수에 불리” 주장도… 한은 “일부는 오해”

한국은행이 2022년 공개한 ‘경영인사 혁신방안’을 적용해 올해 처음 실시한 인사평가 결과를 최근 직원들에게 통보했다. 엄격한 상대평가를 느슨한 상대평가로 바꿔 일부에 집중되던 혜택을 전 직원이 볼 수 있도록 한 것이 골자인데, 바뀐 제도로 손해를 보는 집단이 있어 불만이 나오고 있다.

1일 조선비즈 취재에 따르면 이창용 총재는 지난달 24일 한은 본관 2층에서 전 직원들이 참여하는 타운홀 미팅을 열고 지난 4월 통보된 인사평가 결과를 설명했다. 이번 인사평가는 작년 한 해 성과에 대해 진행한 것이다. 미팅은 이 총재가 그간의 성과를 말한 뒤 인사제도팀장이 나와 바뀐 제도를 설명하는 식으로 진행됐다.

이 총재 취임 후 개편… 지난해 성과평가부터 적용
한은은 2020년부터 성과평가 방식을 포함한 조직문화 혁신 방안을 논의해왔다. 이듬해 머서코리아 제안으로 타운홀 미팅·직급별 토론회 등 임직원들의 의견을 수렴하는 통로를 만들었고, 2022년 이창용 총재 부임 이후에는 국제통화기금(IMF) 등을 참고해 경영인사 혁신방안을 마련했다. 지난 2월 처음으로 혁신방안을 활용해 인사평가를 진행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 23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개편된 인사평가의 핵심은 일부 직원에 집중되던 혜택을 종합기획직원과 일반사무직원, 일반기능직원, 전문직원 등 구성원들이 나눌 수 있도록 한 것이다. 과거에는 각 부서 소속 직원의 직급별 평균점수를 80점으로 유지하는 방식으로 상대평가를 진행했는데, 이제는 점수 대신 5개 성과등급을 부여하는 방식으로 개편했다. 이전보다 평가 구간이 넓어져 상대평가 방식이 보다 완화됐다는 게 한은 측의 설명이다.

아울러 성과가 좋은 부서나 팀에 인센티브를 줬던 집단업적평가를 폐지했다. 이전에는 개인평가뿐 아니라 부서에 대한 평가까지 반영해 성과급이 부여돼, 조사국이나 통화정책국, 금융시장국 등 업무량이 많은 부서에 좋은 고과가 집중되는 문제가 있었다. 그러나 이제는 집단업적평가가 사라져 지역본부 등 그간 불리했던 부서도 혜택을 볼 수 있게 됐다.

평가 횟수는 연 2회에서 연 1회로 변경해 잦은 평가로 인한 직원의 부담을 줄였다. 또 팀원들이 부서장과 팀장 등 관리자의 리더십을 평가하는 리더십 리뷰(논평)를 실시하고 성과평가에 참고자료로 활용하도록 했다. 그 밖에도 평가등급을 직원 본인에게 공개해 평가의 투명성을 높이는 등 많은 제도가 도입됐다.

직원 일부 “하반기 인사자·초임 과장은 불리” 주장
다수를 위해 개편한 것이지만 손해를 보는 직원들도 있다. 먼저 하반기에 인사가 난 사람들의 볼멘소리가 나온다. 평가 횟수가 연 1회로 바뀌면서 매년 2월 평가가 시행되는데, 하반기 인사철(매년 1월·7월 인사)에 발령이 난 직원들은 이듬해 실시되는 평가에서 좋은 점수를 받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팀장으로서는 현재 부서에서 맡은 역할이 많은 기존 직원에서 더 높은 고과를 주는 것이 불가피하다는 주장이다.

한 한은 직원은 “이전 부서의 팀장이 해당 직원에 대한 평가를 새 팀장에게 전달해주겠지만, 팀장으로서는 연초부터 함께 일했던 사람들을 잘 줄 수밖에 없다. 인수인계하더라도 다 잘되진 않지 않나”라면서 “평가 주기가 반기에서 연간으로 바뀐 것에 대해 말이 가장 많이 나왔다”고 했다.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본부 / 한국은행 제공

학술연수나 해외사무소 파견을 노리는 3~4년 차 초임 과장들도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 종전 상대평가 체제에서는 갓 승진한 과장의 점수를 깎고 중간 연차 과장의 점수를 높이는 관행이 있었는데, 이들은 점수만 깎인 상태로 느슨한 평가방식이 도입되면서 낮은 고과를 만회할 기회가 사라졌기 때문이다.

또 다른 직원은 “1~2년 차였던 2022년에 낮은 고과를 받은 과장들은 이제 좋은 평가를 받을 시기가 됐는데 평가방식이 바뀌면서 불이익을 받게 됐다”면서 “한 부서에서 조사역으로 5년 근무한 직원에 비해서는 초임 과장이 불리하지 않겠나”라고 했다. 덧붙여서 그는 “통상 3~4년차 과장들이 해외사무소 파견이나 학술연수를 노리는 경우가 많아 고과를 잘 받아야 해 불만이 많을 것”이라고 했다.

관계자 “불가피한 측면 있어… 일부는 오해”
다만 이런 비판에 대해 인사경영국 관계자는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는 입장이다. 이 관계자는 먼저 평가 주기가 연간으로 바뀐 것에 대해 “1년 단위로 수립되는 한은의 전략 목표와 평가 주기를 일치시키고, 장기로 진행되는 연구 활동을 제대로 평가하기 위한 것”이라면서 “다만 직원들의 우려를 감안해 하반기 인사평가를 최소화하고, 직전 부서의 성과가 제대로 반영되도록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초임 과장들이 겪는 불이익에 대해서는 “오해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승진은 직전 1개년도 성과만 반영하는 것이 아니라 과거로부터 누적된 성과를 토대로 결정된다”면서 “지난해 평가가 낮아도 승진할 수 있다는 의미”라고 했다. 그는 “이 경우 올해 승진한 과장들은 작년에는 설사 평가제도가 개편되지 않았더라도 똑같은 현상(점수를 잘 받지 못하는)이 발생한다”고 했다.

이 관계자는 “이런 부분을 작년에도 직원들에게 안내했고, 타운홀 미팅에서도 자세히 설명했다”면서 “바뀐 제도에 따라 인사평가를 진행한 것이 한 차례에 불과하므로, 현 시점에서 제도에 대해 평가하는 것은 성급한 판단”이라고 했다.

조선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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