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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에서 50% 과반 득표 못해
‘백인통치 종식’ 이후 처음
야당과의 연정 구성 불가피
29일 실시된 남아공 총선의 개표 결과가 나오기 시작한 30일(현지시각) 콰줄로-나탈의 한 마을에서 야당인 움콘토위시즈웨(MK)의 지지자들이 개표 결과에 환호하고 있다. 이번 총선에서는 지난 30년간 단독 집권해온 아프리카민족회의의 과반 득표가 실패했다. AP 연합뉴스

남아프리카공화국(남아공)에서 백인 통치를 종식한 넬슨 만델라의 아프리카민족회의(ANC)가 30년 단독 장기집권을 마감하게 됐다.

29일 치러진 남아공 총선의 개표가 3분의 2 가량 진행된 31일 오후 2시 현재(현지시각) 아프리카민족회의는 약 42%가량을 득표한 것으로 남아공 선관위가 집계하고 있다고 에이피·로이터 등이 보도했다. 민족회의의 득표율 42%는 지난 2019년 총선보다 15%포인트 이상 떨어진 것이다. 개표율이 65%를 넘긴 상황이라 남아공 민족회의의 과반 득표는 사실상 힘들 것으로 보인다. 남아공 민족회의는 만델라가 집권한 1994년 이후 모든 총선에서 50% 이상을 득표하면서 30년 동안 단독 집권을 유지해왔다.

민족회의는 50% 이상 과반 득표는 못했지만 1위는 유지하고 있다. 민주동맹은 23%를 얻어 2위에 올랐다. 민족회의 출신의 제이컵 주마 전 대통령이 새로 창당한 움콘토위시즈웨(MK)가 11.92%로 그 뒤를 이었다. 모두 400석의 남아공 의회는 정당의 득표율에 따라 의석을 배분하며, 의회에서 대통령을 선출한다. 민족회의가 50% 과반 득표를 못하면 야당과 연정을 구성해야 한다.

이번 총선 전부터 민족회의의 단독 집권에는 빨간불이 켜졌다. 선거 직전 실시된 마지막 여론 조사에서는 민족회의는 38.5~42.2%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민족회의의 30년 집권 동안 남아공은 극심한 빈부 격차가 심화한 데다, 치안 악화와 전력난 등에 시달렸다. 민족회의 내에서도 권력투쟁과 부정부패가 만연했다. 민족회의의 무능과 실정에도 불구하고 30년간 집권을 이어온 것은 넬슨 만델라의 정당이라는 상징성에 더해 마땅한 대안 세력이 없었기 때문이다.

지난 30년간 민족회의의 단독 집권이 종식되고 연정이 불가피해짐에 따라, 남아공 정국은 불확실한 상황에 놓이게 됐다. 민족회의의 당 대표인 시릴 라마포사 대통령은 선거 패배에도 불구하고 사임의 의사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연임을 노리는 라마포사 대통령은 새로 구성되는 의회에서 201석 이상을 확보해야만 한다.

민족회의가 연정을 구성하려면 현실적으로 2위인 민주동맹이나 3위인 움콘토위시즈웨와 손을 잡아야 한다. 하지만, 민주동맹이나 움콘토위시즈웨는 반민족회의 성향이 짙기 때문에 연정 구성이 가능할지 의문이다. 연정 협상에 들어간다고 해도 난항이 예상된다. 친기업 성향인 중도 우파 민주동맹의 존 스틴헤이즌 대표는 이날 '연정 협상을 하고 있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아니오”라고 답했다. 민족회의 정부는 최근 러시아 등과 밀착하면서 미국 등 서방과의 관계가 소원해진 상황이라 남아공 내 친서방 세력들의 도전도 더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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