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항생제 내성 보인 병원균에 90% 항균 효과 보여

미국 일리노이대 어바나-샴페인캠퍼스 연구진은 두꺼운 외막으로 덮여 있어 항생제가 잘 듣지 않는 그람양성균을 선택적으로 공격하는 항생제를 개발했다고 29일(현지 시각) 밝혔다. 사진은 그람음성균 중 하나인 대장균을 전자현미경으로 관찰한 모습./미국농업연구소


미국 연구진이 장내 세균 중 병을 일으키는 것들만 골라 죽이는 항생제를 개발했다. 기존 항생제에 내성을 가진 세균까지 잡을 수 있다.

미국 일리노이대 어바나-샴페인캠퍼스 연구진은 지난 29일 항생제가 잘 듣지 않는 그람음성균을 선택적으로 공격하는 약물인 롤라마이신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이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네이처’에 실렸다.

그람음성균은 세포벽 바깥에 외막을 두르고 있는 세균을 말한다. 대장균, 살모넬라균, 이질균, 헬리코박터균 등이다. 세포벽으로만 싸여 있어 항생제가 쉽게 침투하는 그람양성균과 달리, 그람음성균은 외막 때문에 약물이 잘 들어가지 못한다. 아목시실린, 암피실린, 나프실린 등 일부 항생제만 듣는다.

하지만 최근 항생제 사용이 많아지면서 일부 그람양성균은 이들 항생제마저 듣지 않는 내성이 생겼다. 내성균에 감염되면 치료 방법이 없어 생명을 위협하는 패혈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

연구진은 그람음성균에만 있는 단백질인 ‘롤(Lol) 시스템’에 주목했다. 이 시스템은 지질단백질을 외막으로 옮기는 역할을 한다. 그람양성균에게는 없다. 연구진은 롤 시스템만 표적으로 삼아 선택적으로 공격하는 항생제 롤라마이신을 개발했다.

폴 허젠로더 일리노이대 교수는 “인체에서 병을 일으키는 그람음성균만 롤 시스템을 갖고 있다”며 “롤라마이신은 장내 세균 중에서도 이들 병원균만 골라 선택적으로 죽인다”고 설명했다.

롤라마이신은 연구진이 키운 다제내성 세균(2종 이상 약물에 대해 내성이 있는 세균) 130여종에 90% 항균 효과를 보였다. 항생제 내성균이 패혈증을 일으킨 쥐들에게 롤라마이신을 투여한 결과, 모두 살아남았다. 반면 롤라마이신을 투여하지 않은 쥐는 87%가 3일 이내에 죽었다.

아목시실린 같은 일반 항생제는 유해균뿐만 아니라 유익균까지 죽인다. 장내 세균 생태계 균형이 무너져 오히려 클로스트리디움 디피실 같은 유해균만 살아남아 심각한 장염을 일으킬 위험이 있다. 이번에 개발한 롤라마이신은 장내 세균 생태계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으로 확인됐다.

안타깝게도 이 약물은 당장 상용화되기는 쉽지 않다. 네이처에 따르면 항생제를 발견해 환자 사용 승인까지 대개 20년 이상이 걸린다. 이번 연구에 참여하지 않은 세바스찬 힐러 스위스 바젤대 교수는 네이처에 “지난 10년 간 그람음성균에 대한 새로운 항생제가 20개쯤 개발됐지만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승인한 것은 하나도 없다”고 말했다.

참고 자료

Nature(2024), DOI: https://doi.org/10.1038/d41586-024-01566-8

Nature(2024), DOI: https://doi.org/10.1038/s41586-024-07502-0

조선비즈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24330 나경원 “한동훈은 지금 ‘이재명 따라하기’···당권과 대권 중 하나만 해야” 랭크뉴스 2024.07.13
24329 ‘스콧 보라스’ 꿈꿨던 변호사들…스포츠 에이전트의 현실은 ‘장롱 자격증’ 랭크뉴스 2024.07.13
24328 멜라니아 美대선 무대 등판…'트럼프 후보 지명' 전당대회 참석 랭크뉴스 2024.07.13
24327 [영상] 이재용 회장, 아시아 최고 갑부 막내아들 결혼식에서 포착 랭크뉴스 2024.07.13
24326 김종인 “한동훈, 대통령 배신 못해…尹 실패하면 차기 대선 희망 없다” 랭크뉴스 2024.07.13
24325 印재벌 막내 결혼식 전세계 거물 총출동…"이재용, 뭄바이 도착" 랭크뉴스 2024.07.13
24324 바이든 기자회견 2천300만명 시청…오스카 시상식보다 흥행 랭크뉴스 2024.07.13
24323 양주 태권도장서 5살 남아 심정지…30대 관장 ‘CCTV 삭제’ 랭크뉴스 2024.07.13
24322 '태권도장 5세 남아 심정지' 전말…거꾸로 매트 사이에 넣어 10분 넘게 '방치' 랭크뉴스 2024.07.13
24321 "사두기만 하면 돈 번다"...최고 ‘안전자산’은 수도권 아파트 랭크뉴스 2024.07.13
24320 나토 정상들 '바이든 말실수' 감싸도…유럽 언론 "그는 끝났다" 랭크뉴스 2024.07.13
24319 정부 엇박자에 고삐 풀린 주담대…가계빚 어떻게 잡을까 랭크뉴스 2024.07.13
24318 인천 교차로서 오토바이-화물차 충돌‥20대 오토바이 운전자 사망 랭크뉴스 2024.07.13
24317 넷플릭스에 '포용 전략팀'이 있는 이유[김한솔의 경영전략] 랭크뉴스 2024.07.13
24316 취하지 않아도 괜찮아, 떠오르는 ‘논알코올’의 시대 랭크뉴스 2024.07.13
24315 가깝고도 먼 한·일… 군사훈련해도 동맹은 “…” 랭크뉴스 2024.07.13
24314 “연봉 5000만원 더”...‘역대급 제안’에 현대차 노조, 파업 無(종합) 랭크뉴스 2024.07.13
24313 [저출산을 읽는 새로운 시각] ③ “아이 갖고 싶어도 가질 수 없다고 느끼는 직업·가족 문화에 대해 대화해야” 랭크뉴스 2024.07.13
24312 온라인게임서 반복 메시지 ‘스토킹죄’ 적용 벌금형 랭크뉴스 2024.07.13
24311 “밤낮없이 즐거워”…‘동양 속 작은 유럽’ 마카오로 가볼까 랭크뉴스 2024.07.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