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31일 기자회견 열어 하이브에 화해의 손 내밀어
지난달 기자회견과 달리 정돈된 모습으로 등장해 눈길
하이브는 민 대표의 타협 제안에 응하지 않을 듯
민희진 어도어 대표가 31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어도어 임시주주총회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신용주 인턴기자


“누명을 벗어 홀가분합니다.”

한 달 넘게 모회사 하이브와 분쟁 중인 민희진 어도어 대표가 31일 기자회견에서 한 말이다. 30일 '법정 공방 1차전'에서 승리해 대표이사직을 일단 지키게 된 데 대한 소감이었다. 지난달 25일 욕설과 눈물로 범벅된 첫 번째 기자회견으로 여론을 자기 편으로 만든 민 대표는 이번엔 180도 달라진 태도를 취했다. 정제된 화법으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면서 하이브에 “대의를 위해 타협하자”고 손을 내밀었다.

민 대표 "대의를 위해 타협하자", 하이브는 공식입장 내놓지 않아



하이브가 화답할지는 미지수다. 하이브는 31일 임시주주총회를 열어 민 대표 측근인 어도어 이사 2명을 해임하고 방시혁 하이브 의장 측근 인사 3명을 새 이사로 선임했다. 민 대표의 손발을 묶어 두고 법정에서 민 대표의 어도어 경영권 탈취(배임 혐의) 혐의를 입증해 결별하겠다는 뜻이다. 하이브는 민 대표를 업무상 배임 혐의로 고발한 상태다.

민 대표는 이날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의적으로 어떤 것이 더 실익인지를 생각해서 모두가 더 좋은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며 "법적으로도 배임이 아니라고 한 상황에서 건설적으로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중앙지법은 30일 '민 대표의 배임 혐의(어도어 경영권 탈취)가 입증되지 않아 대표에서 해임할 사유가 불충분하다'는 취지로 하이브의 민 대표 해임안 의결을 막았다.

민 대표는 “제가 직원들에게 강조하는 건 ‘일할 때 삐치지 말자’다”라면서 “(어도어와 하이브가) 한 대씩 펀치를 주고받고 지긋지긋하게 싸웠으니 이제 됐고, 논리와 이성으로 이야기하다 보면 타협점이 찾아질 것”이라고 대화를 촉구했다. “(이번 분쟁의 발단인 민 대표와 하이브의) 주주간계약도 (경업금지 등) 독소조항만 없어지면 일부는 포기하고 타협할 수도 있다”는 제안도 했다.

지난달 기자회견과 달리 민 대표는 정돈된 모습으로 등장했다. 모자를 쓰지 않고 단정하게 묶은 머리에 노란색 재킷을 입은 채 밝은 미소를 지었다. 욕설이나 비속어도 입에 올리지 않았다. 몇 차례 눈시울을 붉혔으나 분노의 눈물이 아닌, 대중이 자신을 지지하는 데 대한 감격의 눈물이었다. 어도어 대표직 유지가 불투명한 상황에서 경영자로서의 자질을 증명하기 위한 선택으로 해석된다.

민희진 어도어 대표가 31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마친 뒤 기자회견장을 나오고 있다. 신용주 인턴기자


하이브와 민희진, 타협에 나설까...업계선 가능성 낮게 봐



하이브는 31일 저녁까지 응답하지 않았다. 업계에서도 화해 가능성을 낮게 본다. 어도어 지분 80%를 보유한 하이브는 하이브의 김주영 최고인사책임자(CHRO), 이재상 최고전략책임자(CSO), 이경준 최고재무책임자(CFO)를 어도어 이사로 선임해 민 대표를 포위했다. 하이브 출신 업계 관계자는 “하이브는 타협할 뜻이 없고 경찰 수사나 관련 소송을 통해 결론을 내리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하이브가 민 대표를 해임할 길은 남아 있다. 민 대표의 법률 대리인인 이숙미 변호사는 "하이브 이사들이 이사회를 소집해 민 대표 해임을 결의해도 상법상 막을 방법이 없다"고 설명했다. 다만 하이브는 법원의 30일 결정을 존중해 경찰 수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민 대표 해임 절차는 밟지 않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민 대표는 직위와 돈에 대한 욕심이 없다면서 “(어도어 소속 그룹인) 뉴진스 멤버들과 세운 비전을 이루고 싶은 소망이 크다”고 말했다. 어도어에 남아 뉴진스와 함께 일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끝내 해임될 경우 뉴진스와 함께 독립할 생각이 있느냐는 질문에 민 대표는 즉답을 피했다.

한국일보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29982 “외국인은 돈 더 내” 이중가격제 확산하는 일본 랭크뉴스 2024.06.14
29981 "靑 요청에 김정숙 타지마할 일정 추가…예비비 규정위반 77건" 랭크뉴스 2024.06.14
29980 집단휴진, 분만·응급실 등 제외…환자·병원노조 “휴진 철회해야” 랭크뉴스 2024.06.14
29979 [속보] 韓, 우즈벡에 2700억원 고속철 수출…첫 해외 수출 랭크뉴스 2024.06.14
29978 KTX, 실크로드 달린다…尹순방 계기 고속철 수출 최초 성사 랭크뉴스 2024.06.14
29977 퇴근시간 양수 터진 임신부…대전판 ‘모세의 기적’ [이런뉴스] 랭크뉴스 2024.06.14
29976 "나 공무원인데 망하게 해줘?" 맥주 닦은 사장님 '날벼락' 랭크뉴스 2024.06.14
29975 정부, 제4이통사 취소 수순…스테이지엑스 “법적 절차 밟을 것” 랭크뉴스 2024.06.14
29974 "얼굴 노출" 결심한 대대장 "죽는 날까지‥" 직진 예고 랭크뉴스 2024.06.14
29973 대통령실, 이사 충실의무 주주 확대에... “배임죄 함께 손 봐야” 랭크뉴스 2024.06.14
29972 "살려달라" 애원한 두 자녀 살해한 친부, 징역 30년→무기징역 랭크뉴스 2024.06.14
29971 알리에서 산 비눗방울 조심하세요…"가습기 살균제 성분 검출" 랭크뉴스 2024.06.14
29970 "385만원짜리 디올백, 원가는 8만원도 안돼"…드러난 명품백 민낯 랭크뉴스 2024.06.14
29969 [단독] 정부, 부안 지진에 호남 일부 단층 조사 조기 시행 검토 랭크뉴스 2024.06.14
29968 ‘신림 칼부림’ 조선, 2심 선고 전 “감형 한 번 도와주세요” 랭크뉴스 2024.06.14
29967 서울대병원 교수 비대위 “중증·희귀질환 차질없이 진료” 랭크뉴스 2024.06.14
29966 경찰, ‘얼차려 사망’ 중대장·부중대장 소환 조사 랭크뉴스 2024.06.14
29965 이재명 "대북송금은 희대의 조작"…개딸은 "尹 탄핵" 외쳤다 랭크뉴스 2024.06.14
29964 '입막음돈' 유죄 평결에도…트럼프, 여론조사서 바이든에 앞서(종합) 랭크뉴스 2024.06.14
29963 [단독]만취 도주 롤스로이스男, 김태촌 뒤이은 범서방파 두목이었다 랭크뉴스 2024.06.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