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에스케이(SK) 그룹 회장. 대한상공회의소 제공
에스케이(SK)그룹 지주회사인 SK㈜ 주가가 최태원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의 이혼 소송 항소심 판결(30일, ‘최 회장이 재산분할로 1조3800억원 현금 지급’ 선고) 이후 이틀 연속 급등했다.
31일 코스피에서 SK㈜는 전날보다 1만8100원(11.45%) 오른 17만62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 내내 완만한 상승세를 보이다가, 장 후반에는 14.42% 오른 18만900원까지 치솟기도 했다. 배당 우선주인 SK㈜우는 장 후반 급등하며 상한가인 17만7천원으로 장을 마쳤다. SK㈜는 전날에도 9.26% 오른 15만8100원으로 장을 마쳤다. SK 경영권을 두고 지분 분쟁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에 연이틀 매수세가 몰린 것으로 풀이된다.
SK㈜ 주가 급등세에는 최 회장이 자금 마련을 위해 각종 주가 부양책을 내놓을 것이라는 예측도 작용하고 있다. 최 회장은 SK㈜ 지분을 17.73% 보유(평가액 약 2조원)하고 있다. 시장 일각에서는 최 회장이 재산분할에 필요한 막대한 현금을 확보하기 위해 SK㈜ 주식에서 배당을 확대하거나 주가를 지금보다 더 높일 수 있는 방향으로 회사 차원의 노력에 나설 거라는 기대감이 이틀 연속 주가 급등의 배경이라고 해석한다. 재산분할에 쓸 현금을 확보하려고 최 회장이 SK㈜에 대한 배당금 확대를 추진할 수 있고, 또 SK㈜ 주가가 지금보다 더 높아지면 최 회장 자신의 SK㈜ 지분을 은행·증권사에 담보로 맡기고 돈을 빌리는 주식담보대출의 여력이 더 커지게 된다. 이날 상한가를 기록한 우선주는 보통주와 달리 의결권은 없지만 배당을 더 많이 받을 수 있는 주식이다.
최태원 SK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이 2024년 4월16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이혼 소송 항소심 공판에 출석했다. 왼쪽은 법정 출석하는 최 회장, 오른쪽은 재판을 마친 뒤 법정을 나서는 노 관장.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