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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워홈, 구미현·이영열·구재모 이사진 갖춰
구지은 등 현 이사진 임기 내달 3일 만료
구미현 ‘본인 대표 선임안에 구명진 동의하라’
‘경영권과 함께 지분 매각 위함’ 관측

대주주 일가의 경영권 분쟁이 발생한 아워홈이 창업자 고(故) 구자학 회장의 장녀 구미현씨를 비롯한 신규 사내이사진 구성을 마쳤다. 구지은 부회장을 비롯한 현 이사진의 임기가 다음 달 3일로 만료를 앞둔 가운데, 지분 매각을 추진 중인 구미현씨가 대표이사가 되겠다는 의사를 밝히면서 ‘구미현 체제’가 들어설 가능성도 점쳐진다.

구지은 아워홈 부회장. /아워홈 제공

31일 아워홈은 서울 강서구 마곡 본사에서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창업자 장남 구본성 전 부회장의 아들인 구재모 전 이사를 신규 사내이사로 선임했다. 구 전 이사와 함께 이사선임 안건에 포함됐던 황광일 전 상무에 대한 사내이사 선임 안건과 구본성 전 부회장을 기타비상무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은 부결됐다.

이날 구 전 이사가 신규 사내이사에 선임되면서 구지은 부회장을 비롯한 현 이사진은 임기인 내달 3일을 끝으로 물러날 것으로 보인다. 상법은 자본금 10억원 이상의 회사에 대해 사내이사 3명을 두도록 하고 있다. 이를 충족하지 못할 경우 신규 사내이사 선임 시까지 기존 이사진이 업무를 계속할 수 있도록 하지만, 이날 구 전 이사의 선임으로 사내이사 요건이 충족됐기 때문이다. 현 이사진에 대한 재신임안을 결의하기 위한 임시주총 소집 역시 시간 등 물리적인 한계로 어려운 상황이다.

아워홈은 지난달 17일 정기주주총회에서 구미현씨와 구미현씨의 남편 이영열 전 한양대 의대 교수를 사내이사로 선임했다. 당시 기존 이사진에 대한 재신임안도 결의 안건으로 상정됐으나, 회사 지분의 과반을 가진 구본성 전 부회장과 구미현씨의 반대로 부결됐다.

구미현씨는 구본성 전 부회장의 지분 매각 계획에 동조해 경영권 분쟁을 일으킨 것으로 알려졌다. 구미현씨는 2021년 보복운전으로 논란이 된 구본성 전 부회장의 경영권을 빼앗기 위해 ‘세 자매 연합(구미현·구명진·구지은)’을 구성했을 당시에도 지분 매각을 전제로 하고, 의결권을 공동으로 행사하기로 하는 공동매각합의서를 작성하기도 하는 등 지속해서 지분 매각을 추진해왔다.

하지만, 당시 경영을 맡은 구지은 부회장은 매각보다는 경영에 집중했고, 구미현씨는 2022년 구본성 전 부회장과 손잡고 지분 매각을 추진하며 라데팡스파트너스를 매각 주관사로 선정했다. 구미현씨는 가정주부로 아워홈으로부터 배당을 받아 생활하면서 회사 경영에는 큰 관심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지난해 3월 요구한 총액 456억원의 배당안이 부결된 것에 크게 반발한 것으로도 전해졌다.

이런 상황에서 구미현씨는 전날(30일) 구지은 부회장과 구명진 이사 측에 이날 임시주총에서 구본성 전 부회장이 요구한 이사 선임 안건 중 1인에 대해 찬성하는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고, 구미현 주주를 대표이사로 선임하는 안 등 제반 안건에 대해 구명진 이사가 본인과 동일한 내용으로 의결권을 행사한다는 내용을 담은 협약안을 보냈다.

구미현씨가 본인을 대표이사로 선임하겠다는 의향을 밝힌 셈인데, 업계에서는 지분 매각을 추진 중인 구씨가 경영권과 함께 지분을 매각하기 위해 이사회를 장악하고 본인을 대표로 선임하는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아워홈의 지분은 현재 구본성 전 부회장이 38.56%를 보유하고 있고, 구지은 부회장(20.67%)·구명진 이사(19.6%)·구미현씨(19.28%) 순으로 많은 지분을 갖고 있다.

아워홈은 이번 임시주총에서 구미현씨를 포섭하기 위해 ‘자사주 매입’을 안건으로 상정했으나 부결됐다. 해당 안건은 회사의 배당 가능 이익 5331억원을 통해 1년 이내에 1401만9520주를 매입하겠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다만, 해당 안건으로 구미현씨를 설득하기 위해서는 자사주 매입 가격이 사모펀드에 매각할 시 기업가치보다 높아야 하는데, 구미현씨의 지분을 높은 가격에 사들이면 배임 혐의가 생길 수 있어 구미현씨를 포섭하기는 부족할 것이라는 지적도 있었다.

구미현씨의 지분의 평가액은 상증세법에 따라 추정하면 1000~1156억원으로 추정된다. 아워홈이 사모펀드에 지분을 매각할 경우 구미현씨 지분의 평가액은 미지수이나, 2022년 구본성·구미현 지분 매각을 주관한 라데팡스파트너스가 기업가치를 최대 2조원이라고 주장한 점을 고려하면 구미현씨 지분은 최대 3800억원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이날 임시주총에 상정된 다른 안건인 이사 보수 한도 결정 안건은 가결됐고, 감사 보수 한도 결정 안건은 부결됐다.

한편, 아워홈 노동조합은 구본성 전 부회장과 구미현씨를 규탄하기 위한 집회를 열기도 했다. 조합원 15명은 이날 오전 주주총회가 열리는 서울 강서구 마곡 아워홈 본사 앞에 ‘아워홈의 주인은 노동자들이다. 회사 성장에 관심이 없고 경영에 무지한 구미현 이영렬 부부는 사내이사에서 즉시 사퇴하고 대주주에서 물러나라’고 적힌 트럭을 세우고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무능한 회사 경영 배임과 횡령으로 재판 중인 구본성 전 부회장은 대주주에서 물러나라고 적힌 손팻말을 들기도 했다.

그래픽=손민균


조선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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