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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쿠다 야스오 전 일본 총리는 최근 한일 간 갈등 요인으로 떠오른 이른바 '라인야후' 사태와 관련해, 한일 모두 개방된 경제 체제를 가지고 있다고 강조하며 "서로 이야기하면 외교적 문제가 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제주 서귀포시 제주국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19회 제주포럼 참석차 한국을 찾은 후쿠다 전 총리는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습니다.

후쿠다 전 총리는 또 최근 열린 한일중 정상회의를 높게 평가하고, 세 나라의 관계에 문제가 생겨도 3국 정상회의는 계속 개최되어야 하며, 이제는 중국 총리가 아니라 시진핑 주석이 참여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후쿠다 전 총리는 아울러 북한 도발과 납치자 문제 때문에 일본이 독자적으로 북한과의 대화를 추진했지만 진전은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후쿠다 야스오 전 총리는 지난 2007~2008년 제91대 일본 총리를 지냈습니다.

■ "라인야후 사태, 외교적 문제 될 수 없어"

후쿠다 전 총리는 일본 정부의 라인야후 행정지도가 총무성의 폐쇄성에 기인했다는 비판에 대해 "해외 기업들이 앞으로 교류를 해나가는 데 있어 잘못된 방향으로 이끌어 갈 가능성이 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할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총무성이 폐쇄적으로 생각하는지 판정을 할 순 없지만, 일본도 한국과 마찬가지로 열린 형태로 개방된 사회, 경제 운영의 방침으로 갖고 있기 때문에, 서로 얘기를 하면 이해할 수 있는 방향으로 가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그렇게 된다면 외교적인 문제가 될 수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 "국가 간 문제 발생해도 한일중 회의 계속…시진핑 참여해야"

지난주 약 5년 만에 성사된 한일중 정상회의를 통해 3국 관계가 개선 움직임을 보인 것과 관련해선 "이번 정상회의를 계기로 3국이 대화를 이어가고 틀어진 관계를 회복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후쿠다 전 총리는 "(한일 관계 악화, 코로나 등) 국가 간에 문제가 발생하더라도 한일중 3자 회의는 했었어야 한다"며 "그랬다면 문제가 조기에 더 빨리 해결됐으리라 본다"고 말했습니다.

후쿠다 전 총리는 또 "처음 3자 정상회의를 할 때만 하더라도 중국이 선진국인 한국과 일본을 통해 배울 점이 많았지만, 이제는 중국이 세계 2위의 경제 대국으로 부상했다"며 "중국이 3자 회의에 긍정적으로 참여한 것도 경제 대국으로서 책임을 느끼기 시작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후쿠다 전 총리는 그러면서 이번 회의에 시진핑 주석이 참석했다면 더 좋았을 것이라며, 한일중 회의에 중국 총리가 참여하도록 구상됐지만 이제는 주석이 참여해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후쿠다 전 총리는 "정상회의를 계기로 중국에 지금까지와는 다른 자세를 기대해야 한다"며 "중국이 대국다운 행동을 하도록 유도하는 책임은 한일 양국에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미중 갈등의 문제도 한일중 3자 회의를 통해 해결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

후쿠다 전 총리는 "안보에서는 한미일이라는 틀이 있지만, 경제를 포함해 모든 면에서 한일중의 관계는 대단히 중요하다"며 "미중 스스로 문제의 해결책을 얻지 못하는 상황에서, 한일 협력으로 중국의 방향성을 도출해나갈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 "일본 정권 바뀐다고 하더라도 한일관계 개선 움직임 무겁게 받아들여야"

일본 지도자들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 등 역사 문제가 계속되는 것과 관련해선 "일본의 정상이 과거에 반성을 표명한 바도 있고, (역사를) 올바르게 평가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면서도 "역사 문제를 일률적으로 어떻다고 판단하기 어려운 점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후쿠다 전 총리는 "(한일 관계 개선에 대한) 윤 대통령의 결단을 높이 평가하고, 이를 양국 관계의 기초로 여기고자 한다"며 "이를 잘 유도해 나가는 것은 일본 측의 책임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습니다.

한일 관계 개선 흐름을 이끌었던 기시다 후미오 총리가 교체될 가능성과 관련해선 "9월에 기시다 정권이 바뀐다고 하더라도 윤 대통령이 제안한 방침들에 대해선 일본인들이 무겁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 "G7 자체에 대한 생각 바꿀 때…한중러 포함한 G20 틀로 생각해봐야"

후쿠다 전 총리는 주요 7개국(G7)의 유일한 아시아 국가인 일본이 한국의 'G7 플러스' 가입을 지지해줄 수 있는지 묻자, 세계 정세가 달라진 만큼 G7 자체에 대한 생각을 바꿔나가야 할 때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G7은 당초 출범했을 때, 서방 국가 중심으로 만들어졌고 일본도 거기에 따라오고 있다는 생각에 회원이 된 것"이라며 "당시 러시아가 서방 자유진형에 속하는 측면이 있어서 G7에 포함됐지만 지금은 상황이 달라졌다"고 밝혔습니다.

후쿠다 전 총리는 "이제는 중국과 한국을 어떻게 할 것이냐는 문제와도 연결된다"며 "세계 정세가 달라진 만큼 G7 자체에 대한 생각을 바꿔나가야 하며, 한국, 중국, 러시아가 모두 포함된 G20 틀로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 "전후보상 포함해 논의하자고 했지만 북일 관계 진전 없어"

후쿠다 전 총리는 기시다 정부가 추진한 북일 대화와 관련해선, "납치자 문제는 북한과 직접 협상을 해야만 하는 문제이고 그것이 일본 국민에 대한 의무"라고 밝혔습니다.

또 "북한으로부터 미사일이 날아오면 방어를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일본은 실질적으로 고민하고 있기 때문에 북일 대화의 필요성이 있다"며 "일본 정부가 대화를 독자적으로 추진하고 있지만, 아직 아무 진전은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후쿠다 전 총리는 북일 대화는 '전후 보상 문제'와도 연결돼 있다며, 아직 일본이 북한에 전후 보상을 하지 않은 만큼 이 문제도 합쳐서 해결하자고 일본은 제안했지만, 납치자 문제에 대한 논의에 진전이 없어서 중단된 상태라고 밝혔습니다.

■ "일본의 군사력 강화는 국가의 책임…군비 경쟁 아니야"

후쿠다 전 총리는 일본이 미일 동맹을 등에 업고 군비 확산 경쟁에 나서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선 "일본은 (평화헌법에 바탕을 두고 있기 때문에) 군사력을 행사하는 데 있어 지극히 억제적"이라며 "군비 확장 경쟁에 들어갈 필요가 없다고 그렇게 될 일도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후쿠다 전 총리는 "민주주의 사회에서 여러 의견이 있을 수 있지만, 전쟁을 용인하고자 하는 의견은 소수파"라고 선을 그었습니다.

2차대전 전범국가로 평화헌법 체제 하에서 '전수방위(공격을 받을 경우에만 방위력 행사 가능)' 원칙을 고수했던 일본은 조금씩 족쇄를 풀고 있습니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1% 이내 수준이었던 국방예산을 2027년까지 GDP의 2% 수준으로 늘릴 계획이고 최근엔 방위 장비 관련 규정을 개정해 무기수출을 확대하는 추세입니다.

후쿠다 전 총리는 이런 추세는 미국의 요구에 맞춘 결정이라고 밝혔습니다. 후쿠다 전 총리는 "군사력 강화는 국가의 책임에 따라 진행되는 것"이라며 "미국에서 국내총생산(GDP)의 2%까지 국방비를 증액할 것을 요구했고 이것은 미국이 세계적으로 요구하는 추세"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최근 북한 위협이나 러시아 침공 등 불안정한 국제정세로 "일본 국민도 약간 사고방식이 바뀌고 있지 않나 (생각한다)"라며 미일동맹은 양국문제뿐 아니라 세계 질서 유지에도 도움이 된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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