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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닥 상장사 소니드는 28일 “말레이시아 상장사 아빌리언 베하드와 세계적인 휴양지 포트 딕슨 지역 내에 타운하우스 리조트 및 골프장 운영, 하이엔드 리조트 시행 사업을 추진하기 위한 합작법인 설립 MOU(업무협약)를 체결했다”는 내용의 보도자료를 냈다. 소니드는 완공 후 이 리조트 가치가 약 5억 달러(약 6830억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고 적었다.

그런데 합작법인을 언제 어떻게 설립한다는 것인지, 리조트 건설 비용은 얼마인지, 언제 착공해 완공한다는 것인지 등 구체적 진행 계획은 밝히지 않았다. 합작법인 실체가 불분명하다는 반응이 나왔다. 말레이시아 언론 보도에 따르면, 아빌리언 베하드는 주로 호텔·부동산 사업을 하는 회사로, 2016~2023 회계연도에 계속 순손실을 냈을 정도로 실적이 좋지 않다. 회사 측은 보도자료에서 실적 성장이 부각돼 주가가 강세를 보이고 있다고도 했으나, 이날 소니드 주가는 3% 가까이 하락 마감했다. 소니드 주가는 액면가(2500원)보다 낮은 1800원 수준이다.

배우 이민정, 이병헌 부부. /뉴스1

시가총액이 700억 원대에 불과한 소니드는 어떻게 자금을 마련해 신사업을 추진한다는 구체적인 내용 없이 연이어 신사업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하루 전인 27일엔 K컬처를 활용한 패션·뷰티·레저 사업에 진출한다고 밝혔다. 다음 달 14일 개최 예정인 임시주주총회에서 사업 목적에 의류 제조업, 유아용품 제조 판매업, 연예인 매니지먼트, 인터넷방송업, 음식점 프랜차이즈 사업, 관광숙박업 등을 추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주총 안건엔 이정석 제이에스코퍼레이트 대표이사를 사내이사로 신규 선임하는 건도 포함됐다. 이정석 대표는 프로골퍼 출신으로 배우 이민정씨의 오빠다.

이정석 대표의 회사인 제이에스코퍼레이트는 최근 소니드에 30억 원을 투자하기로 한 주체다. 소니드는 앞서 24일 올해 3월 결정한 30억 원 규모의 제3자 배정 유상 증자 납입자를 제이에스코퍼레이트로 변경한다고 공시했다. 당초 소니드의 최대주주인 제이와이미래기술컴퍼니 임원 박준일 회장이 30억 원을 출자하기로 했으나, 돌연 출자자가 제이에스코퍼레이트로 바뀌었다. 제이에스코퍼레이트는 이정석 대표가 최대주주(지분 46%)인 패션 회사다. 의류·액세서리 등을 ABC마트에 납품하고, 유아동 브랜드 편집샵 아베끄뚜아 등을 운영하고 있다. 다음 달 소니드 임시 주총에서 이정석 대표가 사내이사로 확정되면, 유상 증자 대금을 납입하기로 했다.

이민정씨 역시 사내이사로 제이에스코퍼레이트 경영에 참여하고 있으며, 남편인 배우 이병헌씨와 함께 주요 주주이기도 하다. 소니드 측은 “사업 다각화를 통한 성장 가속화가 기대된다”고 했다.

소니드는 오중건(왼쪽) 대표와 바오웨이 중국 저장화유리사이클링테크놀로지 대표가 2024년 4월 3일 폐배터리 리사이클링 합작법인 설립을 위한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소니드

소니드의 ‘사업 다각화’ 발표는 여기서 끝이 아니다. 폐배터리 리사이클링(재활용)에도 뛰어들었다. 지난달 초엔 중국 최대 코발트 생산 기업 저장화유코발트 산하 저장화유리사이클링테크놀로지와 한국에 폐배터리 전처리 공장을 짓는 한·중 합작법인을 설립한다고 밝혔다. 소니드는 합작법인 소니드화유리사이클에 지분 50%만큼 출자한다고 밝혔다. 합작법인을 5년 안에 기업공개하겠다는 구상도 내놨다.

소니드가 최근 발표한 신사업은 본업인 전자소재·전자부품 사업과는 별 연관이 없다. 전자소재·전자부품이 지난해 회사 매출(연결 기준) 495억 원 중 75%를 차지하는 핵심 사업이었다. 법적 구속력 없는 신규 사업 MOU를 남발하는 회사를 향해 개인 주주들은 ‘오늘은 또 무슨 신사업을 발표할 거냐’는 냉소적 반응을 보인다. K뷰티, 엔터테인먼트, 골프, 부동산, 이차전지, 로봇까지 다 뛰어들겠다고 하면서 뭐 하는 회사인지 알 수 없다는 의문을 제기한다.

소니드.

일부 주주는 소니드의 실소유주로 추정되는 박준일 회장이 경영 전면에 나서면서 ‘딴짓’이 유독 많아졌다는 의혹의 시선을 보낸다. 소니드 최대주주는 2021년 8월 경영컨설팅업을 하는 제이와이미래기술컴퍼니로 바뀌었다. 제이와이미래기술컴퍼니의 소니드 지분율은 올해 3월 말 기준 11.35%다. 지난해 주식 반대매매를 당해 지분율이 큰 폭으로 낮아졌다. 현재 공동보유약정에 따라 특별 관계자로 추가된 니즈투자조합 지분을 합치면 최대주주 측 지분이 19.33% 수준이다. 박준일 제이와이미래기술컴퍼니 회장은 3월 열린 소니드 정기주총에서 사내이사로 선임되며 공식적으로 경영 활동에 참여하고 있다.

제이와이미래기술컴퍼니는 2021년과 2022년 모두 매출이 전혀 없었던 회사다. 2022년 순손실은 21억원을 기록했고, 자기자본은 마이너스(-) 156억 원에 달한다.

박 회장은 2021년 코스닥시장에서 상장 폐지된 에이아이비트의 대표이자 최대주주였다. 2018년 대표이사로 취임 후 이듬해 최대주주에 올랐다. 에이아이비트는 2020년 회계법인으로부터 감사의견 거절을 받아 이듬해 상장 폐지됐다. 시점만 놓고 보면 박 회장이 에이아이비트 상장 폐지 후 소니드로 갈아탔다는 해석이 나온다.

최대주주가 박 회장 회사로 바뀐 후 소니드 재무 상황은 악화했다. 2023년 연간 410억 원의 순손실(연결 기준)을 기록했다. 2021년(순손실 30억 원) 대비 손실액이 크게 늘었다. 종속 회사와 타법인 출자가 늘어난 영향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소니드의 재무제표 연결 대상 종속 회사 수는 1분기 기준 12개다. 대부분 적자 기업이다.

조선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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