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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 앵커 ▶

4년 전 발생한 LG화학 인도 공장 가스 사고 피해자 유족들의 사연, 어제 전해드렸는데요.

오늘은 사고에선 살아남았지만 호흡 곤란과 극심한 가려움증 등, 후유증으로 고통받는 이들의 목소리를 전하려 합니다.

차현진 기자가 인도 현지에서 이들을 만났습니다.

◀ 리포트 ▶

발을 감싸고 있던 피부가 심하게 타 그대로 벗겨졌습니다.

귀 뒷부분은 수포와 함께 곳곳이 새까맣고, 등과 얼굴에도 상처가 났습니다.

LG화학 참사로 심한 화상을 입은 23살 칸나지 씨입니다.

[칸나지/참사 피해자]
"왼쪽 귀가 마치 타는 것처럼 아팠는데 큰 상처가 났고, 오른쪽 귀도 마찬가지였고요. 그러나 왼쪽만 수술을 받았습니다."

두 차례에 걸친 피부 이식 수술.

상처 부위는 여전히 가렵고, 숨쉬기까지 어려워졌습니다.

[칸나지/참사 피해자]
"지금도 숨쉬기가 어렵고, 몸도 약해져서 힘이 안 생기는데요. 옛날처럼 일도 못하고 있습니다."

팔과 가슴 아래 큰 화상을 입은 42살 만니 씨.

최근 폐 수술까지 받았습니다.

[만니/참사 피해자]
"6개월 전 수술을 받았고, 최근에도 여러 약을 계속 복용하고 있습니다."

후유증 사망으로 추정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45살 라주 씨는 호흡 곤란 증상이 참사 4주 뒤에도 계속되자 병원을 찾았다가 돌연 사망했습니다.

[라반냐/故 라주 씨 아내]
"(심장) 검사를 받기 위해 찾은 병원에서 남편이 계속 숨쉬기가 어렵다고 했는데요. 그러더니 검사실 의자에서 갑자기 죽었습니다."

피부가 까맣게 변해버린 고령의 여성부터

[백도명/서울대 보건대학원 명예교수]
"(가스가) 닿았던 부위를 중심으로 맨 처음에는 화상 비슷한 그런 게 왔고 화상 비슷한 것들이 나아지면서 색소가 침착을.."

호흡기를 평생 들어야 하는 주민들도 있습니다.

누출 가스는 스티렌.

스티로폼 등을 만들 때 사용하는 화학 물질로 유독성은 물론, 백혈병과 폐암을 일으킬 수 있어 세계보건기구의 '2A 발암물질'로 지정돼 있습니다.

참사 이후 LG화학은 지정병원을 통해 피해자들에게 의료지원을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주민들은 적절한 치료를 받기 힘들다고 하소연합니다.

이 병원은 LG가 주민들 치료를 위해 지정한 곳인데요.

다만 진료를 받기 위해선 매번 공장에 가서 어디가 아픈지 확인을 받아야 하고 이마저도 약 처방과 간단한 치료만 가능합니다.

폐질환 치료나 피부 이식 수술 등은 다른 병원에서 자기 돈을 내고 받아야 합니다.

[LG화학 지정 병원 관계자 (음성변조)]
"병원에선 피 검사와 진료, 약 처방만 무료고 일반적으로 수술을 받으려면 돈을 내야 합니다."

지난해 국내 환경단체가 당시 피해를 입은 주민 257명을 조사한 결과 11명이 후유증으로 사망한 걸로 추정되고, 25%는 호흡기에, 15%는 피부와 눈에 문제가 생긴 걸로 나타났습니다.

[수드하카/현지 의사]
"(유독 가스를) 마시면 가장 먼저 폐에 문제가 생기고 이 때문에 산소가 제대로 공급이 되지 않는 문제가 생길 수 있는데요. (그래서) 환자들이 긴 시간 동안 후유증을 겪을 수 있는 문제가 걱정이 됩니다."

주 정부 산하 특별조사위원회도 주민들의 건강 상태를 장기적으로 확인하라고 주문한 바 있습니다.

하지만 주 정부와 LG화학 모두 추적 관찰에 나서지 않고 있습니다.

[칸나지/참사 피해자]
"재판이 10년, 15년 이상 걸릴 정도로 길어질 수 있는데, 만약 그 10년, 15년 사이 누군가 후유증으로 숨지면 누가 책임을 지겠습니까."

[백도명/서울대 보건환경대학원 명예교수]
"거꾸로 LG가 이 사건이 한국에서 일어났으면 어떻게 했을 건가를 생각해 보면.."

LG화학 측은 "피해자 배상 재판이 늦어져 안타깝다"면서 "판결 전이라도 검진 센터 운영 등 추가 지원할 수 있도록 내부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답했습니다.

MBC뉴스 차현진입니다.

영상취재·편집: 김승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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