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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제일제당이 이달 들어 김과 올리브유 외에 참기름 가격도 인상한 것으로 30일 확인됐다. 사진은 이날 서울 시내 대형마트의 참기름 판매대 모습. 연합뉴스

서울 관악구에서 김밥집을 운영하는 박모(62)씨는 참기름 가격 인상 소식을 전하자 인상을 찌푸렸다. 박씨는 “자영업자들은 식자재 가격이 인상돼도 음식 가격을 유지할 수밖에 없어 손해가 이만저만이 아니다”며 “요새처럼 경기가 안 좋을 때는 가격을 조금만 올려도 손님들 발걸음이 끊긴다”고 토로했다. 근처에서 닭갈비를 파는 이모(51)씨도 “가격이 안 오르는 게 없어 장사를 접고 싶은 심정”이라고 했다.

다음 달 1일부터 김·초콜렛·탄산음료 등 품목의 소비자 가격이 줄인상될 예정인 가운데 간장·양념류 가격까지 오르자 식당 주인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소비자 가격이 오르면 업소용 제품 가격도 함께 오른다. 식료품 가격 상승분만큼 음식 가격을 올리면 손님이 줄어들고, 음식 가격을 유지하면 감당키 어려운 원가 부담이 돌아온다.

CJ제일제당은 이달 자사 참기름의 대형마트 판매 가격을 15%가량 인상했다고 30일 밝혔다. ‘백설 고소함가득 참기름’(500㎖)은 1만3000원에서 1만4950원으로 1950원(15.0%), ‘백설 100% 통참깨 참기름’(300㎖)은 9800원에서 1만1300원으로 1500원(15.3%) 각각 올랐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글로벌 작황 악화로 참기름의 원료인 참깨와 참깨분 가격이 올해 1분기에는 지난해보다 20% 정도 올라 부득이하게 가격 인상을 할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앞서 CJ제일제당은 이달 초 올리브유 가격을 33%가량 인상했다. 올리브 최대 생산국인 스페인이 대규모 가뭄을 겪으면서 국제 올리브유 가격이 1년새 40% 이상 올랐다는 점을 이유로 들었다. 또 조미김의 원재료인 원초 가격이 급등하면서 조미김 가격도 11~30% 정도 인상했다.

국내 1위 간장 생산 기업 샘표식품은 다음 달부터 간장 가격을 평균 7.8% 인상한다. 인상 품목만 약 30종에 달한다. 동원F&B 역시 양반김 전 제품의 가격을 평균 약 15% 인상할 계획이다. 롯데칠성도 칠성사이다를 포함한 음료 가격을 평균 6.9%씩 올린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통상 가정의 달인 5월을 피해 6월부터 가격 인상에 나선다”며 “특히 올해는 4월 총선이 겹치면서 원료비 부담을 감내하며 가격 인상 시기를 늦췄다”고 말했다.

식품 가격 줄인상 기류에 정부는 업계에 가격 인상 자제를 권고했지만 크게 오른 원재료값으로 인해 이같은 노력도 역부족이다. 일부 글로벌 식재료 가격이 하락하기도 했으나 다른 원·부자재 가격이 올라 단가를 낮추긴 어렵다는 게 업계 공통된 설명이다.

업계 다른 관계자는 “글로벌 정세의 불확실성이 해소되는 상황에서 정부의 압박에 못 이겨 가격 인상을 한두 달 늦추는 것은 의미가 없다”며 “기업이 감당할 만한 수준을 넘어섰다”고 했다. 한국외식업중앙회 관계자는 “물가에 가장 영향을 많이 받는 것이 외식업계이지만 무기력하게 재료비 인상을 지켜볼 수밖에 없는 실정”이라며 “장기적으로 외식 물가가 안정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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