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뉴진스와 독립하려 했던 것으로 보이나
현재 자료로는 해임 사유까진 인정 안돼"
하이브가 경영권 탈취 의혹으로 내부 감사를 벌인 그룹 뉴진스의 소속사 어도어의 민희진 대표가 지난달 25일 서울 서초구 한국컨퍼런스센터에서 열린 긴급 기자회견에서 공식 입장을 발표하고 있다. 박시몬 기자


걸그룹 뉴진스 소속사 어도어의 민희진 대표가 모회사인 하이브를 상대로 낸 의결권 행사 금지 가처분 신청이 인용됐다. 재판부는 민 대표가 뉴진스를 이용해 하이브 지배력을 약화하려는 방법을 찾은 사실은 인정했지만, 구체적으로 실행되진 않았다고 판단해 민 대표 측 손을 들어줬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50부(부장 김상훈)는 민 대표가 하이브를 상대로 낸 의결권 행사 금지 가처분 신청을 30일 인용했다. 앞서 하이브는 민 대표 해임 등을 임시주주총회 안건으로 요청해 이사회는 31일 주주총회를 열기로 결의했다. 어도어 지분은 하이브가 80%, 민 대표가 17.8%를 소유하고 있어 하이브 측 뜻대로 민 대표가 해임될 가능성이 컸는데, 이날 법원 결정에 따라 하이브는 민 대표를 해임할 수 없게 됐다. 재판부는 하이브가 인용 결정을 따르지 않을 경우 200억 원을 배상하도록 명령했다.

재판부는 "하이브가 해임 사유 또는 사임 사유의 존재를 소명할 책임이 있는데, 현재까지 제출된 주장과 자료만으로는 충분히 소명되지 않았다고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민 대표에게 해임 사유 등이 존재하는지는 본안에서 증거조사와 면밀한 심리를 거쳐 판단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핵심 쟁점이던 하이브와 민 대표의 '주주 간 계약'을 두고 법원은 "민 대표에게 해임·사임 사유가 존재하지 않는 한 하이브가 민 대표를 해임하는 내용으로 의결권을 행사하는 것을 제한하는 내용"으로 해석했다.

그룹 뉴진스. 어도어 제공


다만 재판부는 민 대표가 하이브를 압박해 어도어 지분을 팔게 하는 등의 방법으로, 뉴진스를 데리고 독립하려 했던 것은 분명해 보인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도 "방법 모색의 단계를 넘어 구체적인 실행행위까지 나아갔다고 보기 어렵다"면서 "
민 대표 행위가 하이브에 대한 배신적 행위가 될 수는 있겠지만 어도어에 대한 배임행위가 된다고 하기는 어렵다
"고 지적했다.

민 대표가 하이브 산하 레이블 걸그룹인 아일릿이 뉴진스를 표절했다고 의혹을 제기한 것과 관련해서도 배임행위라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아일릿 데뷔를 전후해 대중 사이 콘셉트 등이 유사하다는 의견이 제시됐다"면서 "민 대표는 어도어 핵심 자산인 뉴진스의 가치를 지키기 위해 필요한 충실 의무를 부담한다"고 설명했다. 민 대표가 재판 과정에서 제기한 뉴진스 차별 등의 주장에도 어느 정도 근거가 있다고 판단한 부분도 있다. 재판부는 "뉴진스에 대한 차별 대우 문제, 하이브 소속 가수 음반 밀어내기 문제 등이 전혀 근거가 없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면서 "민 대표가 고의나 중과실로 어도어, 하이브나 계열사에 손해가 발생할 수 있는 행위를 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 밖에도 △주주총회 개최(31일)가 임박해 민 대표가 본안소송으로 권리 구제를 받기 어려운 점 △민 대표가 잔여기간 동안 어도어 이사로서의 직무 수행할 기회를 상실하게 되는 손해는 사후 금전 배상으로 회복되기 어려운 손해인 점 등을 고려해 의결권 행사를 가처분으로 금지시킬 필요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하이브는 지난달 22일 민 대표 등이 경영권 탈취 시도를 했다고 보고 긴급 감사에 착수했다. 이에 민 대표는 기자회견을 열고 찬탈 의혹을 부인하며 강하게 반박했다.

한국일보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26941 [단독]검찰, 한국복합물류 ‘노영민·이학영 취업청탁 의혹’ 수사 1년여 만에 재개 랭크뉴스 2024.06.28
26940 '누명 논란' 동탄 헬스장 화장실 성범죄 신고인 "허위사실 얘기" 랭크뉴스 2024.06.28
26939 "전기요금이라도 아끼자"… 요즘 인기라는 '이 카드' 랭크뉴스 2024.06.28
26938 조희연, 오세훈 ‘광화문 태극기’ 계획에 “낡은 국수주의” 랭크뉴스 2024.06.28
26937 “검찰, 자제해야” 우원식 의장, 국회 압수수색 거부 랭크뉴스 2024.06.28
26936 [단독] 신세계, 경영전략실 총괄로 신한금투 출신 '제이슨 황' 영입 랭크뉴스 2024.06.28
26935 토론 뒤 자평하는 두 후보...바이든 “거짓말쟁이와 토론은 힘든 일” VS 트럼프 “나의 승리” 랭크뉴스 2024.06.28
26934 與당권주자 ‘주도권 싸움’…韓 “국민 배신 안 해” 랭크뉴스 2024.06.28
26933 '탈네이버' 속도…日라인야후, 네이버 시스템분리 앞당긴다 랭크뉴스 2024.06.28
26932 유승민 “윤 대통령, 이태원 참사 조작 언급 여부 직접 밝혀야” 랭크뉴스 2024.06.28
26931 ‘31명 사상’ 아리셀, 5년간 산업안전감독·점검 한 번도 안 받았다 랭크뉴스 2024.06.28
26930 토요일 새벽 제주부터 장맛비…수도권도 이틀간 최대 120㎜↑ 랭크뉴스 2024.06.28
26929 세계 가장 살기 좋은 도시는 ‘빈’... 서울은 아시아 5위 랭크뉴스 2024.06.28
26928 ‘세수펑크’ 2년 연속…국세수입 벌써 전년 대비 9조↓ 랭크뉴스 2024.06.28
26927 허웅 전 여친 반박 "임신중절 2번 할 동안 결혼 언급 없었다" 랭크뉴스 2024.06.28
26926 "의약분업 반발 탓 정원 감축" "정부가 주도" 의정, 이번엔 20년 전 의대감원 책임 논쟁 랭크뉴스 2024.06.28
26925 尹 '이임재 음모론' 의심? "'용산서장 심각하게 봐' 언급" [현장영상] 랭크뉴스 2024.06.28
26924 노르웨이 장관이 성소수자 행사서 가슴 내보이자, 관중들 환호 내질렀다 랭크뉴스 2024.06.28
26923 "망하게 해줄까" 공무원 갑질 피해 업주, 구청장 첫 대면… "실망스러워" 랭크뉴스 2024.06.28
26922 "의약분업 반발 탓 정원 감축" "정부가 주도" 의정, 이번엔 20년전 의대감원 책임 논쟁 랭크뉴스 2024.06.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