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PS 전파 교란 공격도 이틀째
북한이 단거리 탄도미사일 10여발을 동해상으로 발사한 30일 오전 시민들이 서울역 대합실에서 관련 방송 뉴스를 보고 있다. 연합뉴스
북한이 지난 28~29일 오물을 담은 풍선들을 남쪽으로 대거 날려 보낸 데 이어 30일 단거리 미사일 10여발을 한꺼번에 동해로 쏘았다. 북한은 이날 서해 북방한계선(NLL) 이북에서 남쪽을 향해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 전파 교란 공격을 해, 서해에서 조업하는 어민들이 피해를 봤다.
합동참모본부(합참)는 30일 “오전 6시14분께 북한 평양 순안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발사된 단거리 탄도미사일로 추정되는 비행체 10여발을 포착했다”며 “북한의 미사일은 350여㎞ 비행 후 동해상에 탄착했다”고 밝혔다. 그동안 북한은 탄도미사일을 쏠 경우 대부분 몇발씩 쏘았고, 이번처럼 10발 넘게 쏘는 것은 드물었다.
정부 관계자는 북한이 이례적으로 미사일을 한꺼번에 쏜 배경을 △지난 27일 군사정찰위성 발사 실패로 손상된 체면 만회 △러시아 수출 목적으로 평가했다. 대통령실은 인성환 국가안보실 2차장 주재로 안보상황 점검회의를 열어 군 대비 태세와 대응 방향 등을 검토했다.
북한은 지난 29일에 이어 이날도 서해 북방한계선 남쪽을 향해 위성위치확인시스템 전파 교란 공격을 실시했다. 이 때문에 백령도와 연평도 인근 해상에서 조업을 하던 어선들이 지피에스 장비 이상으로 해상에 설치한 그물을 못 찾는 등 조업에 차질을 빚었다. 군 관계자는 “지피에스 교란 대비책을 운용해 군사작전 제한 사항은 없다”고 말했다.
유엔군사령부(유엔사)는 이날 북한의 대남 오물 풍선 날리기가 한국전쟁 정전협정 위반이라며 공식 조사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유엔사는 “지역 주민에게 해를 끼칠 수 있는 오물을 실은 대량의 풍선을 보내는 이 군사적 행동”이 “공세적이고 비위생적일 뿐 아니라 정전협정 위반을 구성한다”고 밝혔다.
지난 29일 오전 전북 무주군 무주읍의 한 마을에서 북한이 날려 보낸 것으로 추정되는 풍선이 전선에 걸린 채 발견돼 군과 경찰이 내용물을 조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통일부는 이날 기자단에 배포한 입장에서 북한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이 전날 대남 오물 풍선을 “표현의 자유”라고 주장한 것은 궤변이자 자가당착이라고 비판했다. 합참도 이날 오물 풍선이 “북한군의 군사작전”이며 “명백한 정전협정 위반”이라고 주장했다. 이성준 합참 공보실장은 “북한이 날려 보낸 오물 풍선에는 전단은 없고 퇴비, 담배꽁초 등 각종 오물이 실려 있었다”고 말했다. 이성준 실장은 “시뮬레이션 결과 만약 화생방 물질이 든 풍선이 공중에서 터지더라도 공중에서 확산이 되기 때문에 지상에 내려오면 유독성이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오물 풍선 살포에 맞선 대북 확성기 방송 재개 가능성에 대해 “대비 태세를 갖추고 있는 것이 군의 임무니까 항상 태세는 갖춰져 있다”고 말했다.
통일부 당국자는 일부 탈북민단체에 대북전단 살포 자제를 요청할 계획이 있는지에 대한 질문에 “현 단계에서 여러가지를 고려해 그 부분도 살펴보겠다”면서도, 공식적으로 대북전단 자제 요청을 하지 않는다는 입장이 변경된 것은 아니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