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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전체 주식가치 70% 해당
적대적 M&A 등 경영권 분쟁 가능성도
최태원(왼쪽) SK그룹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 뉴스1

[서울경제]

법원이 이혼 소송 중인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에 분할해야 할 재산 규모로 1조4000억원에 이르는 천문학적인 액수를 판결했다. 최 회장이 보유한 주식으로만 따졌을 때 총 주식 가치의 70%에 달하는 금액이다. 최 회장의 그룹 장악력이 크게 약화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SK 지배구조가 흔들리는 최악의 경우로 이어질 경우 전체 사업에도 지장이 생길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재산분할 규모만 1조3800억


서울고법 가사2부(김시철·김옥곤·이동현 부장판사)는 30일 최 회장과 노 관장의 이혼 소송에서 "원고(최 회장)가 피고(노 관장)에게 위자료 20억원, 재산분할로 1조3808억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최 회장은 노 관장과 별거 후 김희영 티앤씨 재단 이사장과의 관계 유지 등으로 가액 산정 가능 부분만 해도 219억 이상을 지출하고 가액 산정 불가능한 경제적 이익도 제공했다"며 "혼인 파탄의 정신적 고통을 산정한 1심 위자료 액수가 너무 적다"고 판단했다.

핵심은 최 회장이 보유한 SK㈜ 주식 역시 재산분할의 대상으로 인정한 점이다. 노 관장이 SK그룹의 가치 증가나 경영활동의 기여가 있며 최 회장의 재산은 모두 분할 대상으로 봤다. 두 사람의 합계 재산을 약 4조원으로 본 재판부는 이같은 판단을 토대로 재산분할 비율을 최 회장 65%, 노 관장 35%로 정했다.

다만 재판부는 최 회장이 가진 주식 자체를 분할하는 것이 아닌, 노 관장에게 현금으로 지급하라는 결정을 내렸다. 최 회장은 지난해 말 기준 SK㈜ 주식을 17.73% 보유하고 있다.





최태원 주식 가치 2조원, 재산분할 규모 1조3800억


SK는 총수의 지주사 지분을 쪼개야 하는 상황은 일단 피하게 됐다. 그러나 재산분할 규모가 1심(665억원) 대비 20배 가량 불어났다. 그만큼의 현금을 마련할 방편을 최 회장 측이 마련해야 하는 것이다.

재계는 이번 판결이 최 회장의 그룹 장악력에 미칠 영향을 주목하고 있다. SK그룹의 지배구조는 최 회장이 SK㈜의 지분 17.73%를 보유하고, SK㈜가 SK이노베이션·SK텔레콤·SK스퀘어·SK E&S·SKC·SK네트웍스·SK에코플랜트 등 자회사 지분을 들고 있는 형태다. 최 회장의 지분이 흔들리면 지배구조 역시 흔들리는 구조다.

최악의 경우 경영권을 노린 외부의 적대적 공격에 휘말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미국계 헤지펀드 소버린이 일으킨 소버린 사태가 재연될 수 있는 것이다. 2003년 3월부터 SK㈜ 지분 확보에 나선 소버린은 15% 가까운 지분을 확보했고, 같은 해 8월 최 회장에게 경영권을 내려놓으라고 요구했다. 당시 소버린에 대한 국내 여론의 비판이 컸고, 이 여파로 SK에 대한 우호 지분이 증가하면서 최 회장은 2005년 소버린과의 경영권 분쟁에서 최종 승리했다.

이후 SK그룹은 소버린 같은 적대적 합병·매수 세력에 대응하기 위해 자사주를 매입하거나 우리사주 지분을 높이는 등 지배구조 개선에 나섰고, 현재의 지배구조를 완성했다.

다만 최 회장 가족이 들고 있는 주식이 우호 지분으로써 경영권 위협을 방어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지난해 말 현재 최 회장의 동생인 최기원 SK행복나눔재단 이사장과 최재원 SK 수석부회장은 SK㈜ 주식을 각각 6.58%, 0.37%를 보유하고 있다. 특수관계인 지분만으로도 경영권 방어가 가능하다는 의미다.

최태원 SK그룹 회장 차녀 최민정씨의 해군 복무 시절 모습(왼쪽). 오른쪽은 결혼식 초청 서비스 'ZOLA' 온라인 페이지에 공개된 최씨의 웨딩사진. 뉴스1



승계로 불똥 튀나


일각에서는 이번 판결로 SK의 승계 작업이 급물살을 탈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흔들리는 지배구조를 다잡기 위한 대응책의 방편으로 후계 구도의 확립이 떠오를 수 있다는 의미다.

1960년생으로 올해 64세인 최 회장은 재계 총수 가운데 젊은 편으로, 아직 후계 구도가 수면 위로 드러난 적은 없다. 지난해 10월 미국 블룸버그와 인터뷰를 하며 최 회장이 “후계 구도에 대해 생각하고 있고 준비해야 한다”고 언급한 것이 전부다. 현재 세 자녀(최윤정·최민정·최인근)가 계열사 경영에 참여하고 있으나 지분 비중은 사실상 없다. 장녀인 최윤정 SK바이오팜 사업개발 본부장은 지난해 말 임원인사에서 신규 임원이 됐고, 차녀 최민정 SK하이닉스 팀장은 회사를 퇴사하고 미국에서 인공지능(AI) 기반의 헬스케어 스타트업인 ‘인테그랄 헬스’를 창업했다. 아들이자 막내인 최인근 씨는 SK E&S 북미 법인에서 근무하고 있다.

상속을 통한 승계는 사실상 어렵다. 최 회장과 특수관계인이 가진 SK 지분은 상속을 거치면 크게 낮아지게 된다. 또한 50% 증여세율, 상속에 대한 할증 세율 20%까지 적용되면 상속자들은 천문학적인 상속세를 내야 한다.

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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