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도심 사계절 상주 ‘큰부리까마귀’ 조심해야
전문가 “도심 까마귀 개체수 10~100배 증가”
큰부리까마귀. 국립생물자원관 제공

최근 도심에서 까마귀가 사람을 공격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전문가는 도심에 사는 까마귀 개체 수가 크게 늘어난 데다 산란기에 접어든 까마귀가 새끼와 알을 보호하기 위해 공격적인 행동을 보일 수 있으므로 출몰 지역을 지날 때 주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서울 서대문구에 사는 시민 ㄱ씨는 30일 시비에스(CBS) 라디오 프로그램 ‘김현정의 뉴스쇼’와 인터뷰에서 까마귀에게 공격당한 경험을 전했다. ㄱ씨는 “이번 주 화요일(28일) 광화문 근처의 한 빌딩을 가려고 주차장에서 나와 걸어가고 있는데 난간에 까마귀 두 마리가 앉아 있었다”며 “까마귀를 이렇게 가까이에서 본 게 처음이라 나도 모르게 무의식적으로 쳐다봤는데 순간적으로 까마귀와 눈이 마주쳤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어 “다시 제 갈 길을 가는데 머리 위에 갑자기 무거운 게 확 앉았다는 느낌이 들었고 그다음에 발톱으로 목덜미와 머리를 움켜잡았다는 느낌을 받았다”며 “아까 (눈이 마주친) 그 까마귀구나라는 느낌에 너무 놀랐다”고 덧붙였다.

까마귀와 ㄱ씨가 처음 눈이 마주쳤을 때의 거리는 약 50㎝였다고 한다. ㄱ씨는 “처음에는 손을 뻗어서 쫓아야 하나 싶었는데 손을 쓰는 직업이라 잘못하면 부리로 손을 쪼면 다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손을 뻗지는 않고 일단 내 갈 길을 빨리 갔는데 ‘푸드덕’ 소리가 나면서 다시 날아가 아까 그쪽으로 다시 앉았다”고 말했다.

그는 “놀란 것도 있지만 잘못하면 다치겠다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며 “까마귀가 사람을 공격할 수도 있다는 것을 이번에 처음 알게 돼서 다음에 (다시 까마귀를 보면) 피해 가지 않을까 한다”고 밝혔다.

온라인 커뮤니티에도 비슷한 사례가 잇따라 올라왔다. 누리꾼들은 “근처에서 까마귀 두 마리가 계속 행인의 머리를 공격하고 있다. 계속 그 자리에서 맴돌며 지나가는 사람들을 공격하는데 아이들 하교 시간에 위험할 것 같다”, “다른 아파트 아이는 까마귀 공격을 피하려다가 넘어져서 다리가 까졌다” 등의 목격담을 공유했다.

전문가는 까마귀 종류 가운데 도심에 사계절 상주하며 현재 문제가 되고 있는 까마귀는 ‘큰부리까마귀’라고 설명했다. 박병권 도시생태연구소 소장은 이날 같은 프로그램에 출연해 이같이 말하며 “과거 까마귀의 일반적인 서식처는 산림이 우거지고 먹거리가 많은 농촌 주변이었지만 도시에 가장 많은 고층 빌딩의 절벽 같은 구조가 둥지를 만들기 좋은 데다 과거에 없던 공원도 많이 늘어나 겨울에는 열매, 봄여름에는 (작은 새의) 알과 새끼 등 먹이자원도 풍부해졌기 때문에 까마귀가 이걸 노리고 도시에 들어오지 않을 수가 없다”고 설명했다.

박 소장은 도심 까마귀 개체 수에 대해 “적어도 10배 이상 증가했다고 추정하고 있다”며 “지역에 따라서는 100배 이상(이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유해조수로 지정돼 포획이 허용된 참새, 까치, 일반 까마귀 등과 달리 큰부리까마귀는 유해조수에서 빠져있다.

사람을 공격하는 주된 이유로는 3월 하순에서 6월 하순까지인 까마귀의 ‘산란기’를 지목했다. 박 소장은 “주변에 새끼나 둥지가 있는 장소를 사람이 지나가면 자기 자식과 알을 보호하기 위해서 공격적인 행동을 보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자기가 꾸준히 관리해왔다고 생각하는 텃세권 영역을 키가 작고 약하고 느린 사람들이 지나갈 때 자신의 위세를 과시하기 위해서라도 그런(공격적인) 행동을 보이는 경우가 있다”며 “혹은 특정 장소에서 누군가 까마귀에게 돌팔매질 등 공격적인 행동을 했을 경우 까마귀 역시 ‘나도 충분히 너(사람)를 이길 수 있어’라고 하는 행동을 보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박 소장은 “(까마귀가 사람을 공격한) 해당 지역에 경고 문구를 붙이거나 그 지역을 지날 때 우산 혹은 양산을 펼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또는 성인들이 들 만한 크기의 막대기, 지팡이 등을 들고 다니다가 휘두르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고 제안했다.

한겨레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24503 佛차기총리에 녹색 재킷?…'다크호스' 통들리에 녹색당 대표 랭크뉴스 2024.07.14
24502 청주서 술취한 30대들 하천에 '풍덩'…특수구조단 급파해 구조 랭크뉴스 2024.07.14
24501 [글로벌 웹3.0]⑦ 에드 펠튼 아비트럼 공동창업자 “멀티 체인 전략으로 실용성 강화” 랭크뉴스 2024.07.14
24500 태권도장 간 5세 아이 의식불명... 관장 구속영장 랭크뉴스 2024.07.14
24499 "나만의 낙서를 창작했다"…밤마다 건물에 락카 뿌린 20대의 최후 랭크뉴스 2024.07.14
24498 뇌 닮은 오가노이드…난공불락 뇌질환 비밀 열리나 랭크뉴스 2024.07.14
24497 ‘암 투병’ 영국 왕세자빈, 한 달 만에 외출 나선다···윔블던 우승 시상 랭크뉴스 2024.07.14
24496 '살아있길 잘했어' 서정희, 필라테스 대회 시니어부 대상 수상(종합) 랭크뉴스 2024.07.14
24495 러 "美미사일 배치되는 유럽국의 수도, 우리 미사일 표적 될 것" 랭크뉴스 2024.07.14
24494 오픈AI, AI 추론력 높이기 위한 ‘스트로베리’ 프로젝트 진행 랭크뉴스 2024.07.14
24493 태권도장서 5세 아동 의식불명…30대 관장 구속영장(종합2보) 랭크뉴스 2024.07.13
24492 중국=19조, 일본=9조...그런데 한국 정부가 우주 개발에 투입한 금액은 랭크뉴스 2024.07.13
24491 “난민 안 받으려 안간힘”…고압·경멸 ‘국가폭력’ 견뎌내도 랭크뉴스 2024.07.13
24490 중부 폭염 절정…제주도부터 다시 장맛비 랭크뉴스 2024.07.13
24489 선수 땀 냄새 아닌 와인 향이?…가장 럭셔리한 파리올림픽 말 나오는 이유 랭크뉴스 2024.07.13
24488 일등석 라운지만 즐기고 티켓 취소…33번 얌체짓, 공무원이 했다 랭크뉴스 2024.07.13
24487 與당권주자들, '이전투구' 잇단 당 경고에 저강도 공방(종합) 랭크뉴스 2024.07.13
24486 전국 시·도 의사회장들 ‘임현택 의협회장 탄핵’ 미뤘다 랭크뉴스 2024.07.13
24485 대회 참가도 안 했는데 동메달 입상? 랭크뉴스 2024.07.13
24484 태권도장서 5세 심정지…“장난이었다” 관장 긴급 체포 랭크뉴스 2024.07.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