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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가 있는데 왜 당신이 존재하는가’ 물음에 답하라
존재와 기능 넘어 배려·공감·전문성으로 기여 높여야

“기술의 발전으로 오프라인 리테일은 예전 같지 않아졌습니다. 이제부터는 만나고 싶은 사람, 가고 싶은 장소에 유통이 있을 겁니다. 유통인에게 필요한 것은 고객과 만날 때 내가 만나고 싶은 사람이 될 것인가에 있습니다.”

빅데이터 전문가 송길영 작가는 30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조선비즈 2024 유통산업포럼’ 강연에서 “온라인과 로봇 등 기술의 발전으로 소비자들이 비대면으로도 장바구니를 채울 수 있게 됐고, 심지어 구독형 소비는 비용만 지불하면 자동으로 장바구니를 채울 수 있게 했다. 유통인이 사라지고 있는 것”이라면서 이렇게 말했다.

송길영 작가가 30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조선비즈 2024 유통산업 포럼에서 강연하고 있다. /조선비즈

송 작가는 “흔히 비대면 추세가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으로 시작됐다고 생각하지만, 이니스프리는 2018년 소비자의 장바구니를 두 개로 나누어 비대면을 실험했다”고 했다. 이니스프리는 2018년 매장 입구에 ‘혼자 볼게요’라고 적힌 바구니와 ‘도움이 필요해요’라고 적힌 두 종류의 바구니를 두고 ‘혼자 볼게요’ 바구니를 든 고객에게는 직원이 먼저 말을 걸지 않도록 했다.

그는 “결국 (이때부터) 고객들이 유통인을 만나지 않겠다고 한 것”이라며 “소비자가 압박을 느꼈거나, 유통인과의 만남에 대한 경험이 좋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렇게 소비자가 유통인을 만나지 않는 일이 빈번해질수록 유통인의 역할은 줄어들 것”이라고 했다.

이어 “결국 인공지능(AI)이 사람을 안 만나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AI 시대가 왔더라도 만나고 싶은 사람이 되어야 한다”며 “그래야지만 유통인의 역할이 커지고 그만큼 사람들에 대한 유통인의 기여가 유지될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

송 작가는 과거에 백화점이 가격 비교를 막기 위해 고객이 상품을 촬영하는 것을 금지한 것, 많은 고객이 서점에 방문하더라도 매출은 저조한 것, 1인 여행사의 경영이 어려워지는 점 등을 들며 “AI의 등장으로 운영이 어려워지는 것”이라며 “결국 사람이 하는 일은 얼마큼 만나고 싶은 사람이 될 수 있을 것이냐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금까지 유통이 물건을 파는 것이었다면, 이제는 고객에게 경험을 주는 것으로 진화하고 있다”면서 “이제 유통은 수고로움을 덜어내는 게 아니라 수고로움을 기꺼이 가져가고 여기에 의미를 부여하게 해야 한다”라고 했다.

송 작가는 “하몽을 썰어주는 사람이나 참치를 해체하는 사람이 존재할 수 있는 것은 이들이 멋지기 때문이고, 바리스타나 소믈리에가 챔피언십 등에 나가는 것은 내가 얼마큼 훌륭한 사람인지 아우라를 만들기 위해서”라며 “결국 ‘AI가 있는데 당신은 왜 존재하냐’는 물음에 ‘고객이 만나고 싶어 하니까’라는 답을 할 수 있어야 한다”고 했다.

그는 ‘기여의 5단계’를 제시하고 “제대로 된 서비스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기여의 5단계는 전문성, 배려, 공감, 기능, 존재다. 존재로 갈수록 부가가치가 낮고, 가격 민감도는 낮다. 카드 결제 취소, 상품 안내 등 존재와 기능의 영역을 넘어 공감, 배려, 전문성 등을 만들어야 부가가치를 만들고 고객과의 관계도 만들 수 있다는 설명이다.

송 작가는 “일본의 한 양판점에서는 할인을 요구하는 고객에 대응하기 위해 시간대별 대응 방안과 점원의 표정, 몸짓 등의 매뉴얼을 마련하고, 고객과 점심 메뉴에 관해서도 이야기하라고 한다”면서 “이런 것을 비효율로 보지 않고 우리가 살아가는 관계에 대한 것으로 보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온라인으로 가면 이런 것들은 모두 사라지고 여러분도 사라질 것”이라며 “여러분의 매장을 지금부터 (예술 행위를 하는) 무대로 키우길 바란다”고 조언했다. “필요를 넘어서 고객과의 관계를, 어떻게 관계를 형성할 것인가를 바라봐야 한다”는 것이다.

조선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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