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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레이더스 1분기 영업익 306억원…전년比 313.5%↑

PB 확대하며 판매가 낮춰
트레이더스 PB, 브랜드 제품 대비 20~30% 저렴

고물가로 단위당 가격 저렴한 창고형 매장 방문
트레이더스 T카페, 올해 700만명 방문할 것으로 전망
창고형 매장이 고물가에 빛을 보고 있다. 창고형 매장은 비용 절감을 위해 구매를 돕는 직원도 두지 않고, 상품을 보기 좋게 진열하지도 않는 등 특유의 운영 방식이 한국인들의 정서에 맞지 않는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미국 월마트와 프랑스의 까르푸가 국내에서 철수할 때도 ‘창고형 매장’이 한계에 부딪혔다는 분석이 나오기도 했다.

그러나 치솟는 물가로 먹거리 구매 부담이 커지자 대량 매입으로 원가를 낮추는 창고형 매장을 찾는 소비자들이 늘어나고 있다. 이마트의 창고형 매장인 ‘트레이더스’는 이런 소비트렌드의 수혜를 보며 1분기 실적이 좋아졌다. 전국 22개에 불과한 매장으로 133개 이마트 영업이익을 바짝 추격하고 있다. 트레이더스는 이커머스 시대에도 고객을 확보하면서 제2의 이마트로 자리 잡고 있다.
◆ 아우 트레이더스, 형님 자리 넘본다이마트는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1분기 매출 7조2067억원, 영업이익 334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 증가에 그쳤지만 영업이익은 245% 급증하며 반등에 성공했다. 이마트 별도 기준으로는 매출 4조2030억원, 영업이익 932억원을 기록했다.

실적 개선의 중심에는 트레이더스가 있다. 이마트 내부에는 할인점(이마트), 트레이더스, 전문점(노브랜드) 등의 사업부가 있다. 이 가운데 트레이더스는 1분기 매출 9157억원, 영업이익은 306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1.9%, 313.5% 등으로 늘었다.

특히 매출은 이마트가 0.6% 증가하고 노브랜드는 7.2% 감소한 상황에서 트레이더스만 두 자릿수 성장했다. 기존 점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7.3% 증가하고 오프라인 방문객 수도 같은 기간 7.5% 늘었다. 매출총이익률(GPM)은 1.3%p 개선됐다.

트레이더스 관계자는 “고물가로 인해 단위당 가격이 저렴한 대용량 상품을 찾는 고객이 늘어난 데다 저렴하게 한 끼를 해결할 수 있는 트레이더스 푸드코트 T카페가 ‘가성비 외식 핫플’로 입소문을 타면서 방문객 수가 가파르게 증가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트레이더스의 T카페는 시중 대비 약 50% 저렴한 가격이 특징이다. 일반적인 창고형 할인매장의 푸드코트가 서양인 입맛에 맞춰 짠맛이 강했다면 T-카페는 한국인의 입맛에 맞는 10여 가지 메뉴를 선보인다. 트레이더스에 따르면 T카페 이용자는 하루 평균 2만 명에 달한다. 전체 고객 수는 2022년 500만 명에서 지난해 600만 명으로 늘었고 올해는 700만 명(올해 1~3월 180만 명 방문 기준) 수준까지 확대될 것으로 관측된다.

증권업계에서도 트레이더스의 성과를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이진협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그간 이렇다 할 실적을 보여주지 못했던 트레이더스가 강한 실적 턴어라운드를 이뤄냈다”고 분석했다. 박신애 KB증권 연구원은 “트레이더스의 실적 개선은 신선, 델리 카테고리의 상품이익률 개선 등의 영향”이라고 밝혔다.
◆ 트레이더스, 어떻게 고객 모았나트레이더스는 4세대 마트 모델(국내 기준)이다. 1993년 문을 연 이마트 창동점(1세대 모델)을 거쳐 2000년대에는 원스톱 쇼핑이 가능한 가치점 시대가 열렸다. 단순 할인점에 생활 서비스(푸드코트, 어린이 시설) 등이 접목된 형태다. 이후 2000년대 후반 들어서는 전자기기 매장, 와인 매장 등 전문점이 숍인숍 형태로 들어간 3세대 모델이 자리를 잡았다.

트레이더스는 2010년 용인시에 1호점을 열었다. 당시 회사 측은 “이마트가 일관성 있고 통일된 매장 구성이라면 트레이더스는 3가지 서로 다른 컬러의 조화를 통해 새로운 포맷의 이마트를 표출하는 실험적 매장”이라고 설명했다.

트레이더스는 최근 들어 성장세가 둔화됐다. 2022년 성장률은 2%에 그쳤고 지난해에는 0.4% 감소하며 역성장했다. 그러나 고물가 부담이 심화하면서 ‘저렴한 상품 대단량 구매 및 가성비 델리 상품 등’의 효용이 커지며 다시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고 있다.

트레이더스의 반등은 △PB 확대를 통한 가격 인하 △스타필드와의 시너지 등 영향이다.


트레이더스 판매 제품의 평균 가격은 일반 대형마트 대비 약 10~15% 저렴하다. PB 제품군이 늘어난 게 전체 가격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됐다. PB 브랜드는 일반 브랜드 판매가 대비 20~30% 저렴하다. 현재 트레이더스는 120개 이상의 품목을 PB 브랜드로 판매하고 있다.

앞서 트레이더스는 2020년 하반기 PB 브랜드를 처음 선보였다. 트레이더스만의 대단량 운영을 통해 저마진 정책을 펼치고 대량 매입 등을 통해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이 특징이다. 유통업계 최초로 서울우유와 손잡고 PB 상품 ‘마이밀크’를 판매하고 있다. 이 제품은 일반 우유보다 리터당 15% 저렴하다. 올해 1분기 누적 판매량은 60만 개에 달한다. 이외에도 생수, 휴지 등 다양한 생필품을 브랜드 상품보다 저렴하게 판매한다.

여기서 멈추지 않고 PB 품목을 꾸준히 확대하고 있다. 올해에만 10여 종의 신제품을 공개했다. 5월 초에는 유한양행과 캡슐 세제를 공동 개발해 내놓았다. 트레이더스에서 판매하는 캡슐 세제 매출이 3년 연속 20% 증가하자 수요가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 5월 1일부터 21일까지 4000개가 판매됐다.

매장 개수는 이마트에 비해 적다. 연평균 오픈 점포는 2개도 되지 않는다. 가장 최근 오픈한 점포는 지난해 12월에 문을 연 수원화서점으로, 직전 점포(동탄점) 오픈 이후 18개월 만이었다. 국내 창고형 할인점 최다 점포에 해당하지만 133개 점포를 가진 이마트와 비교하면 6분의 1 수준에 그친다.

트레이더스는 20여 개 수준의 매장으로 이마트 영업이익에 근접하고 있다. 이마트와 트레이더스의 영업이익 격차는 지난해 1분기 421억원 수준에서 올해 1분기 204억원으로 좁혀졌다.

특히 트레이더스는 기존 창고형 할인점의 단점을 보완하면서 고객을 모으고 있다. 창고형 할인점은 매장 규모가 커 넓은 부지에 들어서야 한다. 이 때문에 대부분의 창고형 매장은 도시 중심부보다는 부지 가격이 저렴한 외곽에 있다. 차량이 없으면 방문이 어렵고 대가족 중심의 고객만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반면 트레이더스는 신세계그룹의 복합쇼핑몰 ‘스타필드’에 입점해 있어 스타필드 방문객들까지 고객으로 확보할 수 있다. 또 회원 가입을 하지 않더라도 비회원가로 구매가 가능하다. 회원제 중심의 폐쇄형 할인점인 코스트코와 가장 큰 차이점이다.

전망도 좋다. 증권업계에서는 지난해 3조3727억원의 매출을 올린 트레이더스가 올해 3조8000억원의 매출을 돌파할 것이라 내다봤다. 이는 트레이더스의 목표치(3조6600억원)를 웃도는 수치다. 또 2025년에는 매출 4조원을 넘어설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가계의 식비 지출 중 내식(집에서 해먹는 음식)이 차지하는 비중이 늘어나고 있으며 이 추세는 창고형 할인점에 긍정적이라는 분석이다.

한경비즈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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