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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F “브랜드 포트폴리오 재정비… 선택과 집중”

LF가 지난해 야심 차게 부활시킨 한국 복고 패션 브랜드 티피코시가 1년여 만에 실적 부진으로 운영이 중단될 예정이다. Y2K(2000년대 스타일) 패션’ 유행을 즐기는 잘파(1990년대 중후반~2020년대 중반 출생자) 세대를 노렸지만 쇠락한 브랜드를 되살리기에는 힘이 부족했다는 평가다.

LF가 지난해 재출시한 1990년대 토종 브랜드 티피코시. /LF 제공

29일 패션업계에 따르면 LF가 판매 실적 부진으로 티피코시 브랜드 운영을 중단할 예정이다. 작년 가을겨울(FW) 신제품 출시를 마지막으로 현재는 재고만 판매 중이다. 사업팀도 해체됐다.

LF는 작년 4월 티피코시 태스크포스(TF)팀을 결성해 15년 만에 복고 패션 브랜드인 티피코시를 부활시켰다. 주 타깃 층으로는 스트리트 스타일을 즐겨 입는 10대부터 20대로 선정했다.

티피코시는 LF의 전신인 반도패션이 1991년 선보인 한국 인기 캐주얼 브랜드다. 당시 기성문화를 거부하고 사회적 다양성을 개성과 취향이 반영된 패션으로 표출하고자 하는 X세대(1965∼1979년생)에게 인기를 끌었다. 특히 찢어진 청바지와 통 큰 바지, 크롭탑 등이 유명했다. 모델로는 당대 최고의 스타로 꼽히는 서태지와 아이들, 김건모, 삐삐밴드 등을 발탁했다. 특히 서태지와 아이들 멤버 전원이 모델로 참여한 유일한 의류 브랜드다.

1994년을 배경으로 하는 드라마 ‘응답하라 1994′에서도 티피코시가 등장한다. 등장인물인 ‘삼천포’와 ‘윤진’이 입은 커플티가 바로 티피코시 브랜드다. 하지만 두 번의 경제위기를 겪으며 티피코시는 고꾸라졌다. 전국 210여 개의 매장을 운영할 정도로 성장했던 브랜드는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를 겪으며 규모가 축소됐으며 2008년 최종적으로 브랜드가 철수했다.

1990년대 티피코시 TV 광고 이미지. /LF 제공

LF가 티피코시를 부활시킨 것은 1990~2000년대 유행했다 사라진 브랜드를 재출시하는 이른바 ‘레저렉션 패션(Resurrection Fashion·부활 패션)’의 유행을 반영한 것이다. 레저랙션 패션은 3040에게는 유행이 지나도 한참 지난 패션이지만 1020은 이를 새롭고 트렌디하다고 느껴 인기를 끄는 현상이다. 당시 유행했던 크롭탑과 로우라이즈 팬츠, 부츠컷 등이 지금 유행과 맞물린 것도 ‘트렌디함’의 이유다.

‘세계 3대 청바지 브랜드’로 불렸던 리(Lee)는 커버낫을 운영하는 비케이브가 지난 2020년 미국 VF코퍼레이션으로부터 라이센스를 획득한 뒤 스트리트 패션 브랜드로 거듭났다. 지난해 매출만 600억원에 달한다. 프랑스 패션 브랜드 마리떼 프랑소와 저버도 지난 2019년 국내 의류업체인 레이어가 판권을 사들인 후 지난해 350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제2의 전성기를 누리고 있다. 레저렉션 패션의 성공 사례다.

업계에서는 LF가 쇠락한 브랜드 명성에만 기댄 것이 패착이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레저렉션 패션의 성공 사례로 꼽히는 LEE나 마리떼 프랑소와 저버의 경우 과거 브랜드의 정체성을 살리면서도 새롭고 신선하게 보이는 리브랜딩 작업에 성공했지만, 티피코시는 제품 디자인 등에서 차별화에 성공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LF 관계자는 “복고 열풍으로 소환되었던 브랜드로 최근 고객들의 패션 취향이 빠르게 다변화됨에 따라 기민하게 브랜드 포트폴리오 재정비를 진행하고 있다”면서 “앞으로도 미래 성장 브랜드를 위해 회사의 자원과 역량을 집중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 패션업계 관계자는 “뉴트로 열풍에 우후죽순 등장한 브랜드들의 옥석이 가려지고 있는 시점”이라면서 “복고 느낌을 살리면서도 10대, 20대에 소구하기 위해서는 확고한 브랜드 이미지에 더해 현대와 과거의 유행이 혼합된 한층 더 섬세하고 세련된 디자인이 필요하다”고 했다.

조선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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