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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손민균

범 LG가(家) 단체급식 기업 아워홈의 경영권을 놓고 오너 남매가 대립하고 있는 가운데, 오는 31일 임시 주주총회가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대표이사인 구지은 부회장이 승리한다면 현 경영체제가 유지되겠지만, 장남인 구본성 전 부회장이 이길 경우 아워홈 경영권 매각 작업이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주총에서 어떤 결과가 나오냐에 따라 아워홈의 운명도 판이하게 달라지는 셈이다.

30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아워홈 2세 중 첫째인 구본성 전 부회장 측은 국내 대형 사모펀드(PEF) 운용사들과 경영권 매각을 논의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주총에서 승리하는 대로 본격적으로 협상 테이블에 앉을 것”이라며 “현재로선 외국계보다는 국내 PE에 매각하는 쪽에 무게를 두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귀띔했다.

이번 임시주총에는 신임 이사 선임과 자사주 매입 등의 안건이 상정될 예정이다. 사내이사 후보로는 구본성 전 부회장과 그 아들인 구재모씨, 황광일 전 중국남경법인장이 올랐다. 이들의 선임안이 주총을 통과한다면 구 전 부회장은 이사회를 장악하고 경영권 매각을 추진할 수 있게 된다.

아워홈 경영권을 둘러싼 복잡한 역학관계는 지분 구조에 기인한다. 장남 구 전 부회장의 지분은 38.56%이며, 둘째 구미현씨(19.28%), 셋째 구명진씨(19.6%), 막내 구지은 부회장(20.67%)이 비등한 지분율을 유지하고 있다. 언니 구명진씨의 지분은 구지은 부회장의 우호 지분으로 분류된다.

언니 구씨는 조정호 메리츠금융그룹 회장의 아내다. 이 때문에 메리츠금융그룹이 구지은 부회장 지원 사격에 나설 것이란 관측도 나왔는데, 주총 직전까지 움직임이 없는 것으로 보아 무산된 것으로 추정된다.

키는 둘째 구미현씨가 쥐고 있다. 2017년부터 4차례 이어진 경영권 분쟁에서 오빠와 동생 사이를 오간 그는 이번엔 오빠의 손을 잡은 것으로 파악된다. 구미현씨와 남편인 이영열 전 한양대 의대 교수는 이미 지난달 17일 정기주총에서 사내이사로 선임된 상태다.

구본성 전 부회장과 달리 회사를 지키겠다는 구지은 부회장 측은 자사주 매입 카드를 꺼내 들었다. 아워홈의 배당 가능 이익인 5331억원을 활용해 1년 안에 전체 지분의 61%에 해당하는 1401만9520주를 자사주로 사주겠다는 것이다. 사실상 언니인 구미현씨를 겨냥한 메시지로 해석된다. 자사주는 의결권이 없기 때문에, 이 방법이 성공한다면 구지은 부회장과 셋째 구명진씨 지분이 오빠 구 전 부회장을 넘어서게 된다.

구본성 전 부회장과 구지은 부회장 모두 ‘캐스팅보터’ 구미현씨를 우군으로 만들기 위해 계속 접촉하고 있는 가운데, 업계에서는 양측이 구미현씨 보유 지분의 값을 얼마나 쳐줄 수 있을지가 관건이라고 본다. 법조계 관계자는 “구미현씨에게 가장 중요한 건 금액”이라고 전했다.

구지은 부회장이 구미현씨를 설득하기 위해서는 자사주 매입 가격이 사모펀드에 매각할 시 기업가치보다 높아야 한다. 법인은 자사주 매입 단가를 임의로 지나치게 높게 정할 수 없다. 배임의 소지가 있기 때문이다. 또 만약 법인이 특수관계인인 개인으로부터 자사주를 시가보다 3억원 이상(혹은 5% 이상) 높은 가격으로 매입해 소득을 부당하게 감소시킨 것으로 인정된다면, 조세상 부당행위계산에 해당한다.

이 경우 거래 금액을 다시 계산해야만 한다. 예를 들어 특정 주주의 지분 가치가 시가로는 1000억원인데 회사가 1200억원어치 자사주로 매입해 줬다면, 차액 200억원은 회사가 지출한 ‘비용’으로 인정되지 않는 것이다. 회사 입장에서는 1200억원을 지출했음에도 1000억원만 비용으로 인정받는 것이니 세금 부담이 늘어나게 된다.

아워홈은 비상장사이기 때문에 주식의 ‘시가’는 상속세및증여세법에 의거해 산정해야 한다. 상증세법에 따라 추정한 아워홈의 기업가치 평가액은 약 5000억원이다. 단순히 상증세법에 따라 구미현씨 지분 가치를 산정한다면, 약 1000억원이 되는 셈이다. 만약 구미현씨를 대주주로 본다면 20% 할증해서 기업가치 6000억원을 기준으로 지분을 사줄 수도 있다. 이 경우 구미현씨 지분 가치는 시가로 1156억원이 된다.

아워홈이 PE에 매각될 시 몸값을 얼마나 인정받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다만 과거 2022년 구본성 전 부회장 측이 지분 매각을 추진할 시 주관을 맡았던 라데팡스파트너스는 아워홈 기업가치가 최대 2조원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이 경우 구미현씨 지분 가치는 약 38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조선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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