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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r raid’ 영문 표현 두고 적절성 논란
전문가 “북한 노림수…신중 접근해야”
29일 경남 거창에서 발견된 북한의 대남전단(삐라) 풍선(왼쪽)과 28일 오후 발송된 위급재난문자.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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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대남전단(삐라) 살포 관련 재난문자에 포함된 ‘공습 예비 경보’(Air raid Preliminary warning)라는 영문 표현의 적절성 논란이 제기되는 가운데, 전문가들도 불안심리를 키우려는 북한의 노림수에 휘말리지 않도록 신중한 접근을 주문했다.

김용현 동국대 교수(북한학)는 29일 와이티엔(YTN) ‘와이티엔 뉴스퀘어 10AM’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최근 들어서 북한의 드론이 서울 시내까지 들어오는 등 당국에서는 굉장히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는 측면도 분명히 있다”면서도 “또 한편으로 ‘공습 예비 경보’라는 문구가 딱 들어가 버리니까 한밤중에 국민들은 놀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음에는 좀 더 객관적인 내용들을 파악한 다음에 국민들에게 알리는 것이 순서”라고 덧붙였다.

특히 김 교수는 북한의 노림수에 휘말리지 않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자칫 이것(재난문자)이 국민들의 불안심리를 더 키워서 사태의 본질(에 집중하기)보다는 침소봉대해서 상황을 더 악화시킬 수도 있다”며 “이것이 북한이 노리는 측면이므로 당국은 굉장히 신중하게 접근을 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라고 주장했다.

29일 오전 파주시에서 발견된 풍선 잔해. 발견된 풍선의 잔해에는 쓰레기로 추정되는 물질이 담긴 봉투로 군 당국은 해당 물질을 수거해 분석 중이다. 연합뉴스

재난문자 매뉴얼을 세분화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조한범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이날 ‘와이티엔 뉴스퀘어 2PM’과 전화 인터뷰를 갖고 “우리 생각에는 왜 적정한 문자를 보내지 않았냐고 하겠지만 재난문자 살포에 대한 시스템(국가재난관리정보시스템)을 보면 (개별) 상황에 맞춰서 실무자가 인위적으로 문구를 만들 수 있는 게 아니“라며 “(현행 매뉴얼로는) 하늘에서 뭐가 떨어지면 공습 말고는 다른 미리 준비된 영어 문구가 없다”고 지적했다.

조 선임연구위원은 그러면서 “향후에는 이번 경험이 있으니까 미리 매뉴얼을 세분화시켜놓으면 국민들이 덜 놀라고 안심할 수 있고 적절하게 대응할 수 있는 그런 시스템이 마련될 수 있겠다”고 덧붙였다.

앞서 경기도는 28일 밤 11시34분께 경기 수원시, 의정부시, 평택시, 동두천시, 고양시, 남양주시, 오산시, 용인시, 파주시, 안성시, 양주시, 포천시, 연천군 등에 “북한 대남전단 추정 미상물체 식별. 야외활동 자제 및 식별시 군부대 신고. Air raid Preliminary warning”라는 내용의 재난문자를 발송했다. ‘공습 예비 경보’(Air raid Preliminary warning)라는 영문 표현으로 인해 불안에 떨었던 국내 거주 외국인들은 “정말로 폭탄이나 미사일이 날아오는 줄 알았다“, “오늘 밤 잠을 자도 되나?”, “공습 예비 경보라는 말 때문에 침대에서 뛰어내릴 정도로 너무 놀랐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이처럼 외국인들을 불안에 떨게 한 ‘공습 예비 경보’(air raid preliminary warning) 문구는 국가재난관리정보시스템에 따라 자동으로 붙었다는 것이 경기도의 설명이다. 우선 군 관련 재난의 경우 군에서 지자체에 알리고 지자체는 해당 지역에 재난문자를 보내게 된다.

경기도 관계자는 29일 한겨레에 “(한글로 된) 문자 내용은 군 쪽에서 보낸 내용을 거의 그대로 내보냈고 영문의 경우 국내에 거주하는 외국인 등을 위해 국가재난관리정보시스템에 따라 자동으로 붙는다”며 “선택항목에 ‘대남전단’이 없어서 가장 비슷한 ‘항공기’를 넣었더니 영문 ‘air raid’가 들어가게 됐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낙하물이 미상의 물체이며 안에 오물 혹은 생화학 무기가 들어갔을 수도 있고 또 삐라 뭉치가 떨어지면 사람이 맞을 수도 있기 때문에 시민들에게 피해가 갈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야간이라는 점을 감안해 국민의 안전을 위해서 (경보) 단계를 높여 대응했다”고 덧붙였다. 이날 합동참모본부가 공개한 사진을 보면, 북한이 남쪽으로 보낸 풍선에는 대변으로 추정되는 오물과 쓰레기가 담긴 봉투가 매달려있다.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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