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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 앵커 ▶

주인이 집을 비운 사이에 누가 문을 부수고 들어왔다가 다시 문을 고쳐놓고 나갔다면, 어떤 사람이 그런 걸까요?

법원 집행관이 채무자의 집을 잘못 찾아 들어갔다가, 뒤늦게 이를 깨닫고 몰래 빠져나온 건데, 어떤 해명이 나왔는지 들어보시죠.

천홍희 기자입니다.

◀ 리포트 ▶

한 다가구주택에 건장한 체격의 남성들이 찾아옵니다.

특수장비를 이용해 이내 문을 열고 들어갑니다.

손잡이를 부수고 들어간 사람은 광주지방법원 소속 집행관실 직원이었습니다.

현장에 모두 5명이 있었는데, 금융기관의 돈을 갚지 않은 채무자 재산을 압류하기 위해 강제집행에 나섰던 겁니다.

그런데 막상 집안으로 들어갔더니 서류에 있는 채무자는 없고 다른 사람이 살고 있는 흔적이 발견됐습니다.

무언가 잘못된 것을 안 법원 직원은 부순 문 손잡이를 새것으로 바꿔 놓은 뒤 10분 만에 철수했습니다.

우연히 CCTV를 돌려보다 이 장면을 본 건물주인은 도둑이 든 줄 알고 경찰에 신고까지 했습니다.

[김 모 씨/건물주인]
"압류를 하려고 딱지 붙이러 왔다, 그런 것 자체가 없었으니까. 뭐 이건 조용히 왔다 간 거죠."

일주일 전 이사를 온 세입자 역시 법원 직원이 몰래 다녀간 사실을 모르고 있었습니다.

[구 모 씨/세입자 (음성변조)]
"막말로 제가 지금 들어가서 집에 한 2천만 원이 없어졌다고 하면 그 사람들 책임질 것도 아니고, 아니 뭐 일을 이런 식으로 하니까 좀 많이 황당하네요."

이에 대해 광주지법 관계자는 적법한 절차를 따랐고 강제 집행일 한 달 전 해당 채무자 주민등록초본에 있던 주소지를 찾아간 것이라며 채무자가 실제 그곳에 살고 있는지는 확인하지 않는다고 해명했습니다.

또 집에 잘못 들어간 경우 흔적을 남기지 않고 돌아오는데 해당 세입자에게 문을 열고 들어갔다는 것을 알려줘야 하는 규정은 없다고 밝혔습니다.

[최기영 변호사/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제도적인 보완이 필요할 것 같고요. 무엇보다도 그런 사실이 있었다는 사정을 주거권자에게 통보를 해줘야죠."

광주지법은 집에 잘못 찾아 들어간 경우 집주인에게 문을 열고 들어간 사실을 알릴 수 있도록 규정을 바꾸는 방안을 법원행정처에 건의하겠다고 밝혔습니다.

MBC뉴스 천홍희입니다.

영상취재: 김상배 (광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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