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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경제]

삼성전자 노동조합이 1969년 창사 이래 첫 파업을 선언하면서 삼성전자에 비상이 걸렸다.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은 29일 기자회견을 열어 “노동자들을 무시하는 사측의 태도에 파업을 선언한다”고 밝혔다. 삼성전자 최대 노조인 전삼노의 조합원 수는 전체 직원(약 12만 5000명)의 22%가량인 2만 8000여 명으로, 이들이 실제 파업에 들어갈 경우 삼성전자가 적지 않은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일단 전삼노는 즉각적인 총파업에 나서는 대신 연차 소진 등의 방식으로 단체행동을 이어갈 예정이다.

전삼노는 “회사 측이 제대로 준비하지 않고 나왔다”며 사측에 책임을 돌렸다. 그러나 전삼노는 이달 21일 재개된 실무교섭에서 사측 위원 2명을 교섭에서 배제할 것을 요구하며 고성을 지르는 등 외려 파행을 유발하는 듯한 태도를 보였다. 여기에는 한국노총 계열인 전삼노가 민주노총 소속 금속노조로 상급단체를 바꾸려는 속셈이 숨겨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과도한 임금 인상을 요구한 전삼노의 파업 선언은 지난해 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의 적자가 무려 14조 8800억 원에 달했다는 점에서 명분을 찾기 어렵다. 사측은 노사협의회에서 올해 평균 임금 인상률을 5.1%로 정했으나 전삼노는 여기에 반발하고 있다.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핵심 제품의 경쟁력이 밀릴 위기에 처한 데다 연간 50조 원에 달하는 설비투자를 감당해야 하는 삼성전자의 다급한 사정을 외면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미국·중국 등 주요국들은 국운을 걸고 반도체 산업 육성에 총력을 쏟고 있다. 중국은 최근 무려 64조 원에 이르는 대규모 반도체 투자기금까지 만들었다. 대만은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 아래 미국 엔비디아·AMD의 연구개발(R&D)센터를 유치하는 등 반도체 생태계 고도화에 몰두하고 있다. 반면 한국은 빈약한 반도체 지원법마저 국회에서 줄줄이 폐기되는 등 기업만 나 홀로 뛰는 형편이다. 이런 판국에 노조의 파업은 간신히 실적 개선 흐름에 올라탄 삼성전자를 다시 수렁에 빠지게 할 수 있다. 글로벌 반도체 전쟁 속에서 삼성전자 노사의 공멸을 피하려면 노조가 파업 선언 등의 자해 행위를 즉각 철회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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